이번엔 ‘현대BNG스틸發’ 갑질 도마에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7.02.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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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가 정일선 사장 운전기사 상습 폭행에 비서 채용 논란까지…

현대BNG스틸(옛 삼미특수강)이 또 다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현대BNG스틸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로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업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5년 말 기준으로 6889억5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33.8%인 2325억2400만원을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범현대가의 방계 회사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넷째 아들인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이 1996년 설립한 삼양특수강이 이 회사의 모태다. 현재는 정 전 회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일선 사장이 이 회사를 물려받아 경영하고 있다. 대중에게는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시아주버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또다시 갑질 논란에 휘말린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 ©연합뉴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금수저 갑질’ 왜?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이른바 ‘갑질 폭행’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검찰과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정 사장은 3년간 운전기사 61명에게 법정 근로시간(56시간)을 초과하는 주 80시간 이상의 노동을 시켰다. 정 사장이 3년 동안 교체한 운전기사는 12명에 달했다. 

 

운전기사 A씨의 경우 상습 폭행을 가한 혐의로 검찰에 약식 기소됐다. 정 사장은 검찰에서 가벼운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상습 폭행은 아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죄질은 불량하지만 폭행이 심하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며 정 사장을 벌금 10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현사3단독은 1월 중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된 정 사장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 폭행’ 사건 역시 세인들의 뇌리에서 조용히 지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이 회사가 비서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유흥종 상임고문의 비서 채용 공고를 냈다. 서류전형과 1차 면접, 인성적성검사, 영어면접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최종 면접 후보는 4명으로 압축됐다. 

 

문제는 최종 면접을 앞두고 지원 요건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악기 만돌린 연주와 교육이 가능한 자’라는 자격 요건이 2월8일일 면접 당일에 새로 공고된 것이다. 유 고문이 최근 취미로 만돌린을 배우면서 면접 요건이 바뀐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덕분에 최종 면접까지 올라온 4명의 지원자는 모두 불합격 처리됐다. 이틀 뒤 다시 치러진 2명의 지원자 중 한 명이 최종 면접에 통과했다. 한 달 넘게 채용전형을 밟던 대부분의 취업 응시자들이 들러리로 전락한 것이다. 

 

 

현대BNG측 “비서 채용 절차 문제 없었다” 

 

현대BNG스틸 측은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만돌린이 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최종 면접 이후 추가된 2명 역시 따로 일정을 잡아 시험을 봤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여전하다. 인터넷 블로그나 채용 사이트의 게시판에 관련 글이 계속 확산되면서 보는 이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태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재벌과 정권의 유착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최씨 모녀에게 400억원을 지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구속되기도 했다. 

 

정일선 사장 역시 최근 ‘갑질 폭행’으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터여서 곱지 않은 시각이 더했다. 이런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네티즌들의 의구심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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