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흘린 곳에 '웰빙'이 영근다
  • 윤방부(연대세브란스병원-가정의학과 교수) ()
  • 승인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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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삶의 질을 최상으로 유지하는데 필수 요소이다. 적절하고 지속적인 운동 없이 건강도 없다.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헌장에서 ‘건강이란 단순히 병에 걸리거나 혹은 허약하지 않은 상태뿐만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한 상태’라고 규정한다. 아울러 가난하지도, 무식하지도 않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규정만 놓고 보면 건강은 감히 오를 수 없는, 매우 이상적인 것처럼 여겨진다. 사실 이 세상에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하고, 무식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이 건강하지 않고,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환자’라는 겸손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개인의 건강 상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변화는 유전·환경·건강의 세 가지 요인에 따라 나타난다. 그 가운데 유전은 환경이나 건강과 달리, 개인의 노력에 의해 조절되지 않는다. 환경도 매우 중요한 건강의 변화 요인인데 깨끗한 공기냐 오염된 공기냐, 풍요냐 가난이냐, 평화냐 전쟁이냐 따위들이 이에 속한다. 의학 진료의 질과 가족 환경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세 번째 변화 요인인 개인의 건강 관련 행위는 건강 증진 행위, 건강 관련 실천 행위, 대응 행위 등으로 구분된다. 좁혀 말하면 흡연·음주·운동·식습관·교통 사고 예방 교육·사고 예방· 스트레스 예방 등이 여기에 속한다. 과연 개인의 건강 관련 행위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가?

196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7천7백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음주 등 일곱 가지의 건강 습관이 건강 상태 및 평균 수명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즉 금연, 절주, 7~8시간의 수면,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간식 제한을 하고 1년에 한 번 건강 진단을 받은 사람은 11년6개월을 더 질적·양적으로 건강하게 살았다. 특히 운동은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최고의 도우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운동이란 무엇인가? 의학적으로 신체 활동은 ‘에너지 소모’를 동반한 골격근의 수축에 의한 신체의 움직임을 말하고, 운동은 그같은 신체 활동의 일부로서 신체 휘트니스(적응)를 항진 또는 유지하기 위한 계획적·조직적·반복적인 신체 활동을 뜻한다.

그렇다면 체력과 건강 증진, 삶의 질 등과 깊은 관련이 있는 운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운동은 보통 에너지 동원 체계에 의해 분류된다. 우리가 잘 아는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이 그것이다. 유산소 운동이란 쉽게 말하면 에어로빅 운동이다. 이 운동은 지구력을 키우는 운동으로서, 에너지원으로 주로 지방을 쓴다. 또 무한대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으며, 운동을 하고 난 뒤에 피로 물질이 축적되지 않는다. 걷기, 조깅, 수영, 에어로빅, 스포츠 댄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웰빙을 이루는 여섯 가지 조건

 
무산소 운동은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산소의 도움 없이 얻는 빠른 운동으로, 피로 물질인 젖산이 축적되는 단점이 있다. 100m 달리기, 골프, 테니스, 스윙, 각종 구기 종목, 역기, 아령, 곤봉 등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에 건강이나 운동과 관련해 가장 유행하는 말이 웰빙이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복지·안녕·행복을 말한다. 요즘에는 몸과 마음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인생을 풍요하고 아름답게 영위하고자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뜻한다.

웰빙은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뉜다. 첫째 ‘신체적 웰빙’. 이것은 질병의 유무와 관계가 없다. 내가 음식을 씹을 수 있고, 노래할 수 있고, 신체 각 부위를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움직이는 데 지장이 없으면 된다.

둘째는 ‘정신적 웰빙’이다. 최근 수많은 사람이 정신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데, 다행히 눈에 띄거나 정신적인 치료를 받을 만한 정신적 문제가 없으면 된다. 셋째는 ‘영적 웰빙’이다. 인간은 따지고 보면 상당히 보잘 것 없는 존재이다. 따라서 내가 삶을 살면서 의지할 수 있고, 고백할 수 있고, 나를 겸손하게 해주는 삶의 지주, 즉 영적인 지주가 있음을 말한다. 쉽게 말해 종교가 있으면 영적인 웰빙은 충분하다. 

네번째는 ‘인간 관계 웰빙’이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많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예컨대 동창회, 조기축구회, 각종 향우회 등등, 다양한 사람과 많은 관계를 적당히 유지하면 된다. 다섯 번째로 ‘환경 웰빙’이다. 매우 광범위한 것 같지만 환경을 통해서 감동을 얻으면 된다. 폐암으로 죽어가던 환자가 병실 창문 밖의 아름다운 하늘과 꽃, 나무·새를 보고 희열을 느끼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여섯 번째는 ‘활동 웰빙’이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직업(일)에 만족하는 것이다. 웰빙은 이처럼 인스턴트식품을 안 먹거나 화학조미료와 탄산음료를 꺼리고, 유기농을 먹고 목욕이나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그 가치를 음미하고, 만족하며 감동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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