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문고판 후진국’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5.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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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중에는 문고판 시장이 활성화한 나라가 많다. 전체 출판물의 30% 정도를 문고판이 차지하고 있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문고판에 맞춘 기획물이 많지만, 기존 단행본을 페이퍼백 형태로 다시 내는 것도 일본 출판계의 특징. 대표적인 문고판 시리즈로 이와나미분코가 꼽힌다. 1927년 이후 지금까지 5천종 이상의 책을 냈다.


1935년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를 단돈 6펜스의 싼값으로 재출간해 선풍을 일으켰던 영국의 펭귄북스는 세계적으로 문고판 출판 붐을 이끌었다. 미국의 포켓북(1937년), 프랑스의 쿠세즈(1941년), 독일의 로로로(1950년) 등이 각국을 대표하는 문고판 시리즈다. 쿠세즈와 로로로 시리즈의 일부는 한길사가 수입 번역했다.

국내 문고판 시장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아직 일천한 수준이다. 국내 문고판 중에는 책세상문고와 ‘문지스펙트럼’(문학과지성사), ‘살림지식총서’(살림출판사)가 잘 알려져 있다.

소화출판사가 한림대 일본학연구소와 함께 기획한 ‘한림신서’는 일본학 전문 문고판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연구에세이’ 시리즈도 경제·경영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다. 대원사의 ‘빛깔 있는 책’과 번역본인 ‘창해ABC북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등은 비주얼한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고판은 원래 저가 페이퍼백 형태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비주얼하고 튀는 디자인의 책이 늘어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내용 또한 여행이나 스포츠, 취미 등 실생활 관련 소재들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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