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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이기’ 손발 척척

미국·인도, 상호방위조약 체결…7년 전 ‘불화’ 완전 해소

박성준 기자 ㅣ snype00@sisapress.com | 승인 2005.07.08(Fri)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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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NEWSIS
미국 럼스펠드 국방장관(맨 오른쪽)과 인도 파라납 무케르지 국방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1998년 인도의 핵무기 개발 문제로 크게 사이가 틀어졌던 인도와 미국이 최근 들어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6월28일, 두 나라 관계는 새 시대를 맞았다. 이 날 미국 워싱턴에서 두 나라 국방장관이 만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쉬리 파라납 무케르지 인도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상호방위조약의 유효 기간은 10년이다. 파라납 무케르지 장관은 당시 나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외에, 딕 체니 부통령●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스티븐 하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외교●안보 거물들을 두루 만났다.

이 조약에 따라 앞으로 두 나라의 군사 협력 관계는 크게 확대된다. 조약 체결 효과는 당장 눈앞에 드러나고 있다. 7월7일 카타르 도하에서 발행되는 <걸프 타임스>는 인도 뉴델리 발로, 인도 정부가 ‘미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미사일 방어망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마모한 싱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는 최근까지 미사일 방어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같은 입장 번복은 인도와 미국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데 따른 직접적인 결과다. 양국간 상호방위조약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무기 개발 및 생산기술 이전과 관계가 있다. 미국은 부시 2기 정부가 출범할 무렵인 지난 1월, 이미 인도에 대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체계, F16 전투기, PC3 대잠수함 초계기, C130 중거리 수송기, 블랙호크 전투헬기 등 자국산 최첨단 무기를 제공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덧붙여, 양국은 앞으로 협력 분야를 무기 연구●개발, 실험●평가 분야로 확대키로 하고, 이를 위해 ‘방위력 획득 및 생산 그룹’을 설치키로 합의했다.

둘째는, 인도양 해상 항로에 대한 공동 순찰이다. 이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내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해상 항로에 대한 공동 순찰은 해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저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곧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장착한 미국의 핵잠수함이, 인도의 허락 아래 인도양 해저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은 지난해까지 인도와의 합동 군사 훈련에 2년 연속 핵잠수함을 파견한 바 있다.

셋째는, 현 미국 정부가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추진하는 미사일방어계획과 관계가 있다. 미국은 이미 인도에 패트리어트 미사일(PAC3) 배치를 제안한 바 있으며, 지난 6월 말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할 때에도 이를 가속화할 방안을 논의했다.

두 나라 관계의 급속한 진전은 1기 부시 정부가 출범한 2001년부터 예견되어 있었다. 당시 부시 정부는 9●11 테러가 터진 진후 <4개년 방위검토 보고서>(QDR)를 발표했다. 당시 미국은 자국 안보에 ‘잠재적인 위협 지역’ 1순위로 벵갈 만에서부터 동해에까지 이르는 동아시아 연해를 지목하고, 이 지역에서의 동맹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벵갈 만 쪽에서 협력 파트너가 인도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처럼 큰 그림이 잡히면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지는 와중에서도 인도와 미국의 협력 관계는 꾸준히 강화되어 1기 부시 정부 후반기, 즉 2004년 1월께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이때 아탈 바지파이 당시 인도 총리가 부시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한 뒤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실현되었다’고 공언했던 것이다. 이 때 미국은 1998년 인도의 핵실험 이래 인도에 대해 설정했던 핵 기술 및 우주 기술 금수 조처를 풀어줌으로써, 이를 내용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리고 약 1년 6개월 뒤, 마침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기에 이른 것이다.

초조한 중국, “인도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지”

인도와 미국의 동맹 관계 수립이 중국을 둘러싼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경쟁 관계인 인도는,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중국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미국은 인도를 지원해 중국의 인도양 진출을 막을 수 있다. 부시 정부가 들어선 2001년 이후, 미국 정계에서 ‘인도의 핵 확산 행위’에 대한 비난이 슬그머니 들어가는 대신, ‘아시아 최대의 민주주의 실현 국가’ ‘놀라운 경제성장률’ 등 인도의 긍정적인 측면이 집중 부각되기 시작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도와 미국의 밀착에 대해 중국은 최소한 겉으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이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6월28일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미●인 상호방위조약 체결 사실을 즉각 보도했지만, 사실 위주의 보도로 일관했다. 다만 신화 통신은 ‘오는 7월 말 인도의 싱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미국의 F16 전투기를 인도에 판매하는 일이 논의될 것’이라며, 후속 움직임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은 이후로도 현재까지 미●인 양국 관계의 급속한 밀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인도의 ‘공동 사무’는 군사 협력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중국의 초조함이 있다. 인도는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도울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인도●중국●미국의 ‘삼각 관계’가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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