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수경씨’의 가혹한 운명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5.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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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는 초호화 카메오가 등장한다. 최민식·유지태·강혜정·송강호·신하균·류승완 등 쟁쟁한 카메오 대열에 ‘통일의 꽃’ 임수경씨(37)도 있다 임수경씨는 한국외국어대 재학 시절인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로 평양을 방문해 세상을 놀라게 했고, 그 때문에 3년4개월간 복역했다.

영화 제작진은 여성 교도소 풍경을 생생하게 재연하기 위해 배우 김부선씨를 섭외했는데, 김씨가 임수경씨를 대신 소개했다고 한다. 임씨는 옥중 생활과 은어 등을 제작진에게 ‘친절히’ 설명했고, 그것을 계기로 교도관 역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임수경씨는 개봉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없다. 임씨는 지난 7월21일 필리핀 수영장에서 외아들을 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우연히도 <친절한 금자씨>는 어린아이의 죽음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다. 박찬욱 영화에서 ‘오랜 수감 생활’과 ‘아이의 죽음을 보는 것’은 가장 고통스런 경험으로 묘사되는데, 임씨는 이 두가지를 이미 모두 겪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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