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둬들일 일만 남았다”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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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등룡 DR뮤직 대표

 
여성 댄스그룹 베이비복스의 기획사인 DR뮤직의 윤등룡 대표는 중국과 동남아 일대에 한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연예기획자다. 까다로운 규제에 묶여 모두가 철수하고 대부분 당장 돈이 되는 일본 시장으로 몰려갈 때도 그는 중국지사를 그대로 유지하고 한류로드 개척을 계속했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지만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믿음의 결과는 참담했다. 올 봄 그는 한류에 ‘올인’한 탓에 부도 위기까지 맞아야 했다. 다행히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근근히 버티던 그에게 반가운 낭보가 날아들었다. 그가 중화권과 동남아권의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가수 비가 현지의 음악상을 싹쓸이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비가 선전함으로써 그는 어렵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1999년 말부터 한류 개척에 나선 그는 요즘도 1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보낸다. 그가 뚫은 한류로드를 타고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인 덕분에 베이비복스는 중국 태국 등을 누비며 9년째 장수하는 여성 그룹이 되었다. 그는 “무조건 나가야 한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가수들의 생명력이 길어진다”라고 주장했다. 

윤대표는 확실한 현지 파트너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는 베이징 상하이 방콕 타이베이 홍콩 하노이 등지에 든든한 현지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가수 비를 비롯해 많은 가수들이 그가 뚫은 한류로드에 몸을 싣고 있다. 쥬얼리 코요테 엄정화 신해철 별 등 15개 팀이 그에게 중화권과 동남아권의 매니지먼트를 의탁하고 있다.

한류가수 이끌고 대규모 아시아 투어 나설 예정

올 가을 윤대표는 비를 비롯한 한류 가수들을 이끌고 아시아 투어 대장정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다양한 한국 가수를 내보내려고 한다. 그래서 한국 대중 음악이 댄스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류가 지속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구사하는 기본 전략은 베이징 상하이 방콕 등 문화 거점 도시를 융단 폭격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파장을 주변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는 “초기에 한류가 빨리 정착했던 것은 HOT NRG 안재욱 이정현 등 한류 가수들이 함께 움직였기 때문이다. 뭉쳐야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비를 처음 홍보할 때 그는 베이비복스를 활용했다. 비와 베이비복스를 묶어서 공연함으로써 베이비복스 팬클럽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비 팬클럽이 결성되도록 이끌었다. 그는 앞으로 이효리와 남성 밴드 WS501을 홍보하는 데 이 방법을 다시 사용할 계획이다.

윤대표는 베이징올림픽과 월드컵에 한류의 승부수를 걸고 있다. 서부대개발에 나선 중국 정부의 개발 루트를 따라 한류 가수들을 내륙 깊숙이 들여보낸다는 전략이다. 그는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전세계 화교 네트워크가 움직이고 있다. 이 루트를 따라서 세계에 진출할 수 있다. 미국 본토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을 계기로 유럽 진출도 꾀하고 있다. 비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을 연결했듯 안정환 이영표 차두리 설기현 등이 뛰고 있는 유럽 팀과 한류 가수를 연결해 묶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윤대표는 “독일월드컵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독일쪽 음반기획사와 교류를 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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