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의 위력’ 대단하네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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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정치·경제·환경 운동 펴는 세 곳 지목률 20% 이상
 
이번 조사에서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시민단체 세 곳이 20%대 이상 지목된 지역은 충북이 처음이다. 충북에서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를 꼽은 사람(33.2%)이 가장 많았고, 청주경실련(23.4%)과 충북환경운동연합(20.0%)이 그 뒤를 이었다.

충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로 꼽힌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1989년 6월 창립한 충북시민회를 모태로 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효시 격인 서울 경실련이 1989년 7월에 출범했는데,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보다 한 달 전에 세워졌으니 전국적으로도 역사가 깊은 편이다. 남기헌 상임위원장(충청대학 행정학과 교수)에 따르면,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권력 감시 운동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시민사회 의제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총선시민연대, 화상경마장 반대운동 등에 앞장섰고, 충북에서 최초로 민선 자치단체장 평가 사업을 실시했다. 1997년 3월에 시작했던 세계 최고(最古) 금속 활자본인 직지 찾기 운동도 이 단체가 주도해 청주시, 지역 언론사들이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권력 감시 운동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 청주경실련은 지역 경제 살리기 운동과 지방분권 운동에 강점을 갖고 있다. 청주경실련은 청주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가 어려울 때 하이닉스 살리기 운동을 주도했다. 2003년에는 지방 살리기 3대 특별법(지방 분권·국가 균형 발전·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앞장섰다. 최근에는 지방 분권 운동과 신행정수도가 원안대로 추진되도록 촉구하는 활동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이두영 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1995년부터 지역에서 균형 발전 문제를 제기했다. 지방 분권 이슈를 전국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라고 말했다.

충북의 시민단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연대 활동이 활발하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와 청주경실련도 서로 ‘큰집’ ‘작은 집’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연대가 끈끈하다. 두 단체가 연대를 튼실하게 한 데는 고(故) 동범 최병준 선생이 큰 역할을 했다. 1971년 전국 최초로  공명선거운동을 하다가 정치적 탄압을 받았던 최병준 선생은 두 단체의 공동대표를 번갈아 맡았다. 지역의 시민운동가에게 수여하는 상(賞)으로 ‘동범상’이 있을 정도로 그가 충북 지역 시민운동에 미친 영향은 크다.

대표 시민운동가는 조수종·이두영·노영우

충북환경운동연합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청주경실련과 함께 충북지역 사회단체 ‘빅 3’에 속한다. 2004년 원흥이 방죽 보존 운동으로 유명하다. 개발로 인해 청주지역 최대 두꺼비 서식처인 원흥이 방죽이 파괴될 위험에 처하자 이 단체가 문제를 제기했고, 2년여 보존운동을 벌여 결국 원흥이 방죽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원흥이 방죽과 인근 구룡산에 두꺼비들이 오가는 통로를 만들도록 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염우 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원흥이 생명평화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는데, 원흥이 생명평화회의는 전국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가 주는 제2회 풀뿌리 시민운동상 풀잎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향력 있는 시민운동가로는 조수종 청주경실련 공동대표, 이두영 청주경실련 사무처장, 노영우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송재봉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이 거론되었다.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정년 퇴임한 조수종 대표와 1980년대 충북지역 민주화운동을 이끈 노영우 목사가 충북지역 시민운동의 원로 그룹을 대표한다면, 이두영 사무처장과 송재봉 사무처장은 실무를 책임지는 핵심 활동가를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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