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부르는 멕시코
  • 멕시코시티.안햐룡(아시아 프레스 인터내셔널) ()
  • 승인 1995.03.2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소화 폭락으로 현지 생산 원가 낮아져…가전 3사 적극 투자 계획

 엔화가 상세 행진을 계속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혼돈의 도가니 속에 빠져 있다. 이러한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와 맞물려서, 작년 말 페소화 폭락 사태를 겪은 멕시코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한 페소의 환율은 1 대 3이던 것이 1 대 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외환 금융 위기로 불리는 멕시코의 경제 상황을,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경제인들은 오히려 투자할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우량 기업 인수할 좋은 기회
 “이제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투자해야 할 때 입니다. 미주 지역에서 멕시코는 북미와 남미를 잇는 아주 중요한 다리이며, 우리로서는 교두보 입니다.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한 뒤로 멕시코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대한무역진흥공사 멕시코 지사의 민경선 관장은 멕시코 경제 위기에 대한 국내의 확대 보도로 한국의 멕시코 투자가 주춤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민장관은 이런 시기일수록 장기적인 투자 전망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진행되고 있는 멕시코 국영 기업의 민영화 작업에 적극  참여해 우량 기업을 인수하는 데는 오히려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멕시코의 세디요 정권이 정책을 추진하는 데 일관성과 신뢰성이 없어 안정적인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멕시코는 정권 교체 때마다 외환 위기가 발생했다. 82년, 87년 외채 위기 때도 지불 불능 상태로 이어져 국가 경제가 파산상태에 이르렀다.
 멕시코의 총외채는 94년 9월 현재 1천6백50억달러로 추산된다. 82년 외채 위기 때의 8백60억 달러에 비해 2배나 많고 그 중에서도 단기 외채 비중이 35%나 차치하고 있다. 95년에 만기가 되는 단기 외채 상환이 불투명해 상환 불능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멕시코에 대한 한국 기업의 수출은 94년 12억5천만달러로 추산되는데 전기 ․ 전자 제품과 섬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자 · 전기 제품 가운데 특히 전자 부품의 비중이 57%에 이른다. 이는 멕시코에 대한 수출이 멕시코를 겨냥하기보다는 미국의 반덤핑 규제를 피하는 우회 수출의 전진기지로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우전자 ․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 3사는 미국과의 국경 지대인 산 루이스 ․ 리오 콜로라도 등에 텔레비전 생산 공장을 설립해 대미 수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해 왔다. 이들 공장은 수출을 전제로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과 결합한 보세산업 공장이었다.
 멕시코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는 적극적인 필요성보다는 미국을 향한 우회 수출기지로서 선택한 투자였다. 하지만 이들 공장들이 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하고, 작년 말 페소화가 폭락하면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폐소화 가치 하락으로 인건비를 비롯한 현지의 여러 비용이 줄어들어 생산 원가가 낮아지면서 그만큼 원가 절감 효과가 생기고 대미 수출 경쟁령이 생긴 것이다. 줄어들어 생산 원가가 낮아지면서 그만큼 생긴 것이다.

장기적인 투자 환경 밝아
 한국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멕시코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한 대우의 데코멕스 서영진 지사장은 더 공개적인 판매 전략을 세워 현 상황을 극복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데코멕스는 페소화가 실제보다 높게 평가되어 평가절하되리라는 정보를 듣고 선물 환거래를 통해 극소화했다고 한다. 하지만 월 평균 3백만달러에 이르던매출이 오늘부터는 백만달러 선에 그쳤다.
 현재 대우전자는 올해 8월 생산을 목표로 멕코시티 ․ 과달라하라 등 멕시코 3대 도시의 중심 지역인 퀘레타로에 냉장고 ․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는 이미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대형 가전 제품의 멕시코 내 판매를 활성화하고 북미 중남미 지역 수출 전진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반해 LG전자는 현재의 위기를 수정 전략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 소니 ․ 파나소닉 등이 참여하고 있는 멕시코의 전기전자수입업자협의회와 공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LG전자는, 최소한의 판매로 손실을 줄인다는 계산이다. 판매를 최소로 줄이고 거래처의 결제 기일을 단축함으로써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렸다. 그렇게 되면 할부 판매에 대한 수수료도 올려야 한다. 자연히 매출은 떨어질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생존 전략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적자가 나지 않는 선으로 매출 규모를 역산해서 최소한의 영업을 하는 것이 그것이다.”
 LG전자의 박경선 지사장은 적자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명하면서도 장기적인 면에서 투자 환경은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고 낙관했다. 박사장은 본사에 더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청 하겠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한편 멕시코 현지의 종합상사들은 수입선들이 대금 결제를 미뤄 애를 먹고 있다. 멕시코의 수입상들은 이미 주문한 발주분에 대해서도 대금 결제 부담 때문에 주문을 취소하기도 한다. 신규 발주는 거의 없는 상태이다.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서는 종합상사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일부 품목을 3국간의 거래형식으로 멕시코에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인가. 멕시코의 경제 위기를 현지 한국의 기업들은 투자할 호기로 판단하고 있다. 이제 한국의 기업도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해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멕시코의 한국 기업인은 한국 부르짖고 있지만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선는 해외 투자한 투자한 한국 기업이 철저하게 현지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