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라인에 투자할 만하다”
  • 멕시코시티.안햐룡(아시아 프레스 인터내셔널) ()
  • 승인 199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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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대형 국기가 휘날리는 소칼로 광장 주위, 코레오 마르조에서 카르멘을 거쳐 테피토까지 이어지는 이 상가 지역은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 하는 멕시코 최대의 도매 상가 지역이다.
 테피토 지역은 특히 의류 ․ 전자제품 ․ 완구 등 값싼 수입품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 에는 의류 상점을 하는 한국 교민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 한국의 남대분 시장이나 평화시장에서 생산한 의류제품을 수입해서 팔고 있다. 몇몇 상점들은 멕시코에서 공장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의 한인 상점이 한꾸에서 수입하여 판매하는 의류 물량은 멕시코에 있는 한국의 종합상사들이 수입해 판매하는 물량보다 많다고 한다.
 이곳의 한국 상인들은 계속되는 페소화 하락 때문에 유난히 많은 해를 입었다. 나름대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종합상사나 현지 기업과 달리 국제 경제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면 정상이 될 것입니다. 오히려 내수가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멕시코 내수 시장은 잠재력이 대단합니다.”
 재멕시코한인경제인연합회 조성필 회장은 멕시코의 위기를 낙관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멕시코에서 자체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과거 멕시코 는 남미에 이민 온 한국 교민들이 미국으로 들어가기 위한 ‘교두보’였다. 하지만 최근 멕시 코 교민들 사이에서도 멕시코의 시장 잠재력을 내다보고 눌러앉아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도 74년 아르헨티나로 투자 이민을 갔다가 77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는 한때 5백만 달러 규모에 이르는 플라스틱 완구를 수입해 미국에서 판매했다. 하지만 대만과 홍콩의 값싼 완구에 밀려 손을 뗐다. 그는 멕시코에 왔다가 매력적인 멕시코 시장에 끌려 92년부터 봉제 완구 공장을 시작했따. 그는 멕시코 시티 남부 찰코라는 지역에 60만달러를 투자해 종업원 3백명 규모의 공장을 설립해9월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그는 멕시코 내수뿐 아니라 미국 시장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잡화상을 하면서 툴라네판툴라에서 가방 공장을 운영하는 나기영씨도 85년 초청 이민으로 칠레에 가 남미에 첫발을 디였다. 한때 아프리카의 아이보리코스트로 건너가 사진 현상소 와 가방공장을 운영하기도 한 그는 91년 시장 조사하러 멕시코에 왔다가 눌러 앉은 경우이다.
 그는 92년부터 가방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학생용 가방, 여행용 가방 등 한 달에 20만 달러 규모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는 그는, 규ㅠ모를 조금 더 키워 중남미 시장과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멕시코의 한인들은 대부분 한국을 배경으로 사업을 해왔다. 완제품은 물론 한국에서 수입했다. 시장에서는 페소화 하락으로 더 이상 한국의 상품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한 교민은 이렇게 말했다.
“멕시코는 생산 라인에 투자할 만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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