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삼성 벨트’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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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규모 전자단지 구축해 입지 ‘탄탄’
 
경기도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단연 '삼성’이었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87.2%)이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삼성그룹을 꼽았다. 삼성그룹 다음으로는 LG그룹(28.4%) 현대·기아자동차(11.0%) SK그룹(4.8%) 순이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수도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 4개 권역별 8개 지방 사업장을 재편하고 있는 중이다. 권역별로 사업장을 특화하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의 3대 사업장을 수원·기흥·화성으로 하는 계획이 완료되면, 경기도에는 ‘삼성의 전자 벨트’가 형성된다.

경기도 수원은 오래 전부터 삼성그룹과 인연이 깊다. 삼성 수원전자단지에는 1969년 창사 이래로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가 들어섰고, 이로 인해 수원은 전자 사업의 메카가 되었다. 프로 축구단 삼성블루윙즈가 수원에 연고를 둘 정도로 ‘수원’ 하면 ‘삼성’이다. 삼성그룹의 계획에 따르면, 수원사업장은 디지털 미디어, 정보 통신 등 연구 기능을 확대해 첨단 연구·개발(R&D) 메카인 ‘디지털e밸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삼성 벨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지역은 기흥과 화성 사업장이다. 기흥사업장(43만평)은 현재 세계 메모리 반도체 생산 1위 단지이고, 화성 사업장에는 2012년까지 48만평 규모로 반도체 생산 단지가 건설된다. 그렇게 되면 화성과 기흥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91만평)가 들어서는 것이다.

삼성의 기흥 사업장은 올해 구흥 사업장으로 바뀔 뻔했다. 용인시가 올해 2월에 기흥읍과 구성읍을 합하면서 구 명칭을 한 글자씩 따서 ‘구흥구’로 채택했다. 평소 내빈들이 기흥사업장을 방문할 때마다 ‘기흥(器興)’이 ‘그릇이 흥한다’는 뜻으로 반도체가 ‘지식을 담는 그릇’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삼성으로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었다. 게다가 ‘기흥밸리’가  국제적 인지도를 얻는 상황에서 갑자기 ‘구흥밸리’라고 새로 각인해야 하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 결국 5월에 용인시가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훨씬 선호도가 높았던 ‘기흥구’로 가닥을 잡았다. 경기도민이 얼마나 삼성에 관심을 보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파주에 기반 둔 LG는 2위

LG그룹은 경기도 파주시에 LG필립스LCD 사업장을 두고 있다. 현재 생산 시설만 축구장 6개 규모로 시험 생산을 하고 있고, 2007년께 인근 협력 단지까지 조성되면 총 100만 평 규모로 세계 최대 LCD 단지가 조성된다. 파주시는 LG필립스LCD와 주변 산업단지 입주 기업이 원활하게 물류 수송을 할 수 있도록 도로를 만들면서 ‘LG로’라고 명명했다.

영향력 있는 기업인을 묻는 질문에도 삼성 사람들을 꼽는 이가 단연 많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50.8%),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15.4%), 구본무 LG그룹 회장(7.8%),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5.0%),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4.4%) 순서였다. 황창규 사장은 ‘메모리 집적도는 1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황창규 사장의 성을 땄다)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유명한 삼성의 스타 CEO이다. 윤종용 부회장은 지난 3월 미국의 금융 전문지 <배런스>가 꼽은, 전세계에서 존경받는 CEO 30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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