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은 서울과 한몸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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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부동산 문제에 집중한 경실련 ‘선두’
 
경기도에서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를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른 권역과는 차이가 있었다. 경실련(12.0%) 환경운동연합(6.4%) 참여연대(5.8%) 등 서울에 사무처를 두고 있는 시민단체를 꼽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역 단체를 꼽은 이는 많지 않았다.

서울 소재 단체들이 주로 거론된 것은 경기도가 서울에 인접해 ‘서울 NGO’의 영향력이 그대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충청·호남·영남 등 다른 권역과 달리 경기도 특유의 문화적 정체성이 강하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다. 경기도에서 영향력 있는 NGO 지도자로 거론된 김영래 교수(아주대·정치학)는 “직장을 서울에 둔 경기도민이 많고, NGO에 관심을 가진 이들 중에도 서울지역 NGO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경기도 시민운동이 고유한 지역 특색을 살리기 어려운 구조이다.

경실련이 이번 조사에서 비교적 높은 지목률을 얻은 데는 올해 경실련이 아파트 원가 공개 등 부동산 문제를 이슈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문제는 서울·경기를 비롯한 수도권 사람들에게 특히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경기도에 6개 지역 경실련(군포, 부천, 수원, 안산, 안양·의왕, 이천·여주)을 두어 도민들과 친숙해질 수 있었던 것도 가점 요인이었다.

경기도민이 영향력 있는 NGO 지도자로 꼽은 김영래 교수(2.2%)는 오늘의 경실련이 있게 한 산파 구실을 했다. 1990년대 경실련 조직위원장을 맡아 전국 조직화를 담당했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역 경실련 설립을 지원하고, 지역 풀뿌리 시민운동 실태를 확인했다. 지역에서는 2002년까지 수원 경실련 대표를 지냈고, 경실련 경기도협의회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또한 김교수는 한국정치학회장과 한국NGO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영래 교수는 조선일보에서 한겨레 신문까지 칼럼 기고와 집필 활동을 활발히 한다. 그가 쓴 <한국 의회정치와 제도개혁>은 17대 국회의원들이 국회도서관에서 대출을 많이 한 책 9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 열린우리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정치 개혁 토론회를 개최하면 김교수를 단골 발제자나 토론자로 초청하곤 한다. 그만큼 정치·시민사회계에서 김교수를 중립적이고 중도적인 지식인으로 본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한국의 이익 집단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다. 민주화 이후 이익 집단 간의 갈등을 중도적 입장에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영래 교수와 함께 영향력 있는 NGO 지도자로 이종만 경기환경운동연합 대표(2.2%)가 꼽혔다. 안양대학 영문과 교수를 지낸 이종만 대표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 대표를 맡았고, 2004년 경기총선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했다.
이종만 대표는 이 지역 시민운동계의 원로이고, 그가 주축으로 활동했던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은 현재 안양천을 되살린 일등 공신이다. 이종만 대표는 오염된 안양천을 살리자는 운동으로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자연과 사람이 동반자가 되는 것’이 그가 주창하는 환경운동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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