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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보’ 덕본 신세대 지도자 그룹

호소카와, 구마모토 번주 후손…고노·하타·오자와는 ‘2세 정치인’

도쿄·채명석 편집위원 ㅣ 승인 1993.08.12(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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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신세대 지도자들의 최대 공약수는 그들이 ‘화려한 一族’ 출신이라는 점이다. 우선 제79대 총리로 확정된 호소카와 모리히로는 54만석 규모인 히고(肥後 : 현 규슈 구마모토) 藩主의 18대 장손이다. 그의 외조부는 진주만 공격 직전까지 총리를 지낸 고노에 후미마로(近衛文磨). 패전 직후 A급 전범으로 몰리자 청산가리로 자살했다. 당시 국민학교 1학년생이었던 호소카와는 이에 큰 충격을 받고 정치가를 지향하게 됐다고 한다.

 33세라는 젊은 나이로 참의원 전국구 의원에 당선되어 참의원과 구마모토 현 지사를 2기씩 역임한 것도 그의 출신 성분과 무관치 않다. 또 작년 5월 일본신당을 결성해 중앙 정계로 복귀한 후, 1년 만에 일개 지방 ‘성주’에서 전국을 통치하는 ‘쇼군’으로 출세한 것도 그가 명문 출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으리라는 평이다.

 자민당 17대 총재로 선출된 고노 요헤이도 부친이 현재의 고노파를 창시한 자민당의 실력자였다. 고노가 서른살에 정계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부친 고노 이치로(河野一郞)의 후광 덕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신자유 클럽을 만들어 자민당을 뛰쳐나간 ‘이반자’가 자민당 복귀 7년만에 백전노장 와타나베 미치오를 물리친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다. 와타나베는 고노의 부친 이치로 밑에서 정치를 시작했다가 그 아들에게 정치 생명이 끝장나는 비운을 겪게 됐다.

 일본 정계의 새로운 ‘킹 메이커’로 떠오른 오자와 이치로도 부친이 운수성 장관 등을 지낸 2세 정치가다. 오자와는 게이오 대학을 거쳐 메이지 대학원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중 부친이 급사하자 27세의 나이로 정계에 진출했다.

 오자와는 부인의 여동생이 나중에 다케시타 노보루의 남동생과 결혼함으로써 다케시타와도 인척 관계를 맺었다. 또 다케시타는 장녀를 가네마루 신의 장남에게 시집 보낸 사이였다. 이렇게 인척 관계로 얽힌 세 사람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이후 이른바 ‘가네마루-다케시다-오자와 체제’를 구축해 자민당을 떡 주무르듯이 했다. 89년의 가이후도시키 내각 때 47세의 ‘애송이’(당시 상황) 나이로 오자와가 자민당 간사장에 발탁된 것도 바로 그 덕택이었다.

 다음 총리 후보로 유력한 신생당의 하타 쓰토무, 자민당의 하시모토 류타로도 이른바 2세 의원이다. 하타는 오다쿠 버스 회사의 기획과장으로 있다가 부친의 선거구를 물려받아 9회 연속 당선을 기록하고 있다.

 만년 야당에서 일약 ‘여당 제1당’으로 떠오른 사회당의 야마하나 사다오 위원장도 똑같은 2세 의원이다. 사민련의 에다 사쓰키 대표도 부친이 사회당 부위원장까지 지낸 좌파 이론가였다.

 그러나 이러한 2세 의원이 신세대 지도자로 두드러지는 데 대해 언론이 반드시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정치의 세습’이 금권·부패 정치를 조장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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