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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범선의 ‘쓰레기’ 돛

듀본 社, 플라스틱 빈병으로 신섬유 개발…‘환경보호’로 돈번다

김당 기자 ㅣ 승인 1993.08.19(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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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은 많다. 그러나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다수 기업들에게 환경은 여전히 부담스런 존재이다. 그런 점에서 환경에서 오히려 사업기회를 찾는 듀폰의 이른바 기업환경주의는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모범 사례로 꼽힐 만하다. 최근 우리 나라를 방문한 듀폰의 안전 및 환경 부문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이사인 다윈G. 와이카씨를 만나 듀폰과 미국의 적극적인 실천을 통한 기업 홍보의 성공작으로 평가 받는 재활용 범선 로즈호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듀폰은 해양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페트리어트호, 가디언호 같은 이중 선체 유조선을 건조한데 이어 재활용 분야에서 또 하나의 약속을 실천했다. 듀폰이 ‘혁명적 범선’이라고 자랑하는 로즈호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자연의 바람과 듀폰의 신기술이 빚은 조화이다.

 1774년 식민지에 창궐한 밀수선을 봉쇄하려고 대영제국에서 보낸 목조 프리깃함을 그대로 복사한 로즈호는 현재 바다에 떠 있는 목조 범선 가운데 가장 큰 배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14층 건물 높이의 로즈호를 움직이는 힘이 재활용한 콜라·사이다 용기(PET)와 열가소성의 자동차 범퍼(크라이슬러 자동차 LH 시리즈)로 만든 1만3천 평방피트짜리 돛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돛에서 크라이슬러 자동차나 펩시콜라의 상표 조각 같은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 돛은 자동차·섬유·폴리머 그리고 화학기술의 조합이 낳은 신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그동안 거기에 포함된 충전물·첨가물·혼합물에 의해 장애를 받아왔다. 이같은 오염 물질은 재활용하려는 플라스틱의 외관뿐 아니라 성능마저 해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듀폰이 로즈호의 돛을 만드는데 이용한 새로운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메탄을 분해 공정) 은 전통적인 PET 재활용 기술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는 PET를 단순히 용해하는 것이 아니라 폴리에스테르 분자구조를 해체하고 재중합(리플리머) 하는 과정을 거쳐 고부가  가치를 지닌 섬유가 필름 또는 공업용 플라스틱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고순도 폴리머를 생산하는 것이다.

 듀폰은 노스 캐롤라이나 주 킨스톤 공장에서 생산한 이 재활용 PET를 뉴햄프셔 주의 와르윅 공장에서 돛을 만드는 베(범포)로 짠 다음 마지막으로 돛 전문 제조회사에 맡겨 로즈호에 달 돛 3개를 만들었다. 듀폰의 환경담당 대변인인 아키 던함씨는“로즈호가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치와 경제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기반과 사회적 실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새로운 세계를 연 이 14층짜리‘플라스틱 쓰레기’ 로즈호는 듀폰에게 이중선체 유조선에 이어 돈(특허)이 벌리는 또 하나의 움직이는 광고탑(기업이미지 홍보) 인 셈이다.
김 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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