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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북방 독주’뒤탈

미국 교포신문은 ‘박장관 피습‘ 풍문 보도

조용준 기자 ㅣ 승인 1991.04.04(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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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공화국의 양대 정책기조는 보수대연합과 북방정책이었다. 보수대연합은 3당합당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을 만들어냈다. 북방정책은 소련과의 수교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북방정책 최대의 과제는 ‘남북정상회담 성사’이다 6공은 여기에 한판 승부를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수대연합과 북방정책의 뒷전에 朴哲彦 체육청소년부장관이 자리해왔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다. 북방정책에 대한 박장관의 남다른 집착은 이미 5공시절부터 굳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한국전문가인 고토 다카오(五鳥隆夫)의 저서 ≪비밀접촉≫(86년 출간)은 박장관의 남북관계 개선의지가 83년부터 확고해 당시 全斗煥 대통령과 張世東씨를 움직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이 책은 북한의 許錢 전 외교부장이 85년 9월4일부터 3일간 극비리에 서울을 방문하기에 앞서 뉴욕에서 韓時海 유엔주재 북한대사를 만나 사전 조정작업을 했다고 적고 있다.

 최근에 박장관의 방북설이 다시 나왔다. 이번 방북설은 월계수회원으로 알려진 金容鈞 체육청소년부차관의 입에서 나왔다. 김차관은 3월14일 “오는 5월8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한 2차 평가전에 박장관이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튿날 체육청소년부는 박장관의 방북설을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5월 방북설은 박장관이 체육청소년장관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직함을 이용, 평양을 드나들며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밀사외교를 다시 전개하는 것 아니냐 하는 강한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특히 현시점이 14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는 데다가 집권 민자당의 지지도가 밑바닥을 맴돌고 있는 점에서 보면, 남북정상회담이야말로 막혀 있는 정국의 물꼬를 순식간에 트이게 할 수 있는 호재라 할 수 있다.

 알려진 대로 6공 들어 본격적으로 펼쳐진 북방외교는 박장관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박장관은 6공 초기 청와대 정책보좌관 신분으로 국토통일원 외무부 안기부 등의 공식절차를 제친 채 독주를 하다시피 해 보수세력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것도 사실이다. 공식 절차를 무시한 ‘밀실 외교’는 결과적으로 군부 일각의 강한 불만을 낳기도 했다.

 89년 봄 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금강산 개발을 위해 방북한 사실을 둘러싸고 박보좌관과 朴世直 안기부장 사이에 벌어졌던 갈등이 바로 그 경우이다. 정회장은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안기부의 제지를 물리치고 곧장 청와대로 직행, 대단한 물의를 빚었다. 당시 권력의 중추가 어디 있었는지를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육군사관학교  閔丙敦 교장의 졸업식 치사 파동도 “적과 우방을 구별 못하는 정책”에 대한 강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박보좌관의 이런 독주는 그가 정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계속되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행되고 있는 교포신문 <선데이저널>에는 최근 확인되지 않는 보도가 실렸다. 이 주간신문은 3월10일자 3면 머리기사를 통해 “육본 감찰실 영관급 장교 3명이 권총을 들고 박철언 장관의 집을 급습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기사는 “형평을 잃은 정보독점체제의 북방정책에 심한 불안감”을 느낀 데다 “TK그룹에 의한 검찰 장악 못지않게 군부 장악에 불만을 품었던” 일부소장파 군인들이 이러한 사건을 저질렀다고 쓰고 있다.

 박장관이 정무장관으로 있었을 당시 차관급 보좌관으로 근무하다가 지금은 월계수회에서 일하고 있는 이재원씨는 이에 대해 “<선데이저널>이라는 교포 주간지가 전에도 이상한 것을 보도한 바 있다”면서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이씨는 또 “수많은 교포지에서 멋대로 쓰는 기사에 대해 명예훼손에 대한 항의나 오보정정 같은 조처를 어찌 일일이 요구할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사건의 발생일시와 장교들의 이름 등을 밝히지 않아 보도의 신뢰성에 의문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해외에서 이같은 보도가 나왔다는 사실은 유쾌할 수 없는 일이다. 유언비어가 해외에 역수입돼 갖가지 의혹을 증폭시켜왔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진상규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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