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우 의원
  • 서명숙 기자 ()
  • 승인 199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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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48회 국회에서 당시 박철언 정무장관에게 월계수회 문제를 따졌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
 정치를 지배하는 것이 아무리 힘의 논리라 해도 그 힘은 어디까지나 공조직, 정당을 통해 발휘해야 한다. 사집단의 형태는 위험하다. 그런데 책임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사집단의 형태로 힘을 조직하고 공조직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박장관에게 월계수와는 어떤 관계인가, 조직을 공개할 용의는 없는가 하고 물어본 것이다.

● 월계수회에 해한 비판적 견해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야당이 진 데서 비롯된 것 아닌가.
 사집단적 성격은 그때보다 더 강화됐다고 생각한다. 월계수회는 지금의 힘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더 큰 힘을 획득하려는 사집단이라고 본다. 궁극적인 목적은 명백히 대권이다. 즉 월계수는 신TK그룹의 대권장악을 위한 전국적인 문어발 조직이다. 대권은 그런 사집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심판을 통해서 얻어야 한다. 오늘날 사집단을 통해 대권을 장악하려는 것은 민주화에 역행하는 발상이다.

● 월계수회측에서는 단순한 친목단체라고 밝히고 있는데···..
 삼척동자도 안 믿는다. 상층부의 목표는 대권이고, 그 밑의 지방조직의 목적은 ‘이권’이다. 지난날 몇 가지 문제 때문에 흔히 월계수회의 하부조직을 깡패집단 정도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방의 유력인사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친목은 곧 지역이권과 권력의 나눠먹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앙의 의원들이 월계수회의 줄을 잡기 위해 혈안이니 지방은 더 말할나위 없지 않은가. 비정상적인 사조직의 힘으로 권력과 자리를 분배하며,상대집단으로 하여금 정치적 대응능력조차 상실케 만들고 있다.

● 월계수회쪽에선 6?29선언에 감명받은 개혁요구 집단이라고 주장한다.
 그것부터가 잘못된 논리다. 6?29는 분명히 국민의 저항에 기득권자들이 굴복, 민주화 요구를 수용한 사건이었다. 그렇게 항복한 집단으로부터 무슨 감명을 받는가. 또 중심인물인 박철언 장관이 개혁노선을 주창하고 있다지만 그는 구시대에 권력의 핵심에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인물이 어떻게 민주화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는가. 지금도 ‘공안파’니 뭐니 하면서 민주화를 늦추고 개혁하자는 요구를 저지하는 집단이 신TK요, 그들의 집권을 위한 전국전인 조직이 월계수회다. 지방조직만 봐도 철저히 기득권자들의 조직임이 분명하다. 그들이 민주화에 기여한 것이 있는가. 개혁과 세대교체, 물갈이를 요구할 자격이 없는 집단이다.

● 김영삼 대표나 김대중 총재도 대권을 잡기 위해 사조직을 거느리고 있지 않았는가.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대권을 꿈꿀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당이라는 공조직을 통해 그 꿈을 표현하고 국민의 심판을 거치는 것이라야 한다. 월계수회가 정당화해 국민들 앞에 나서서 공개적으로 활동도 하고 심판도 받는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엄청난 기득권세력을 만들어놓고 “현실이니까 인정하라”는 식으로 ‘기정사실화'하는 건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쿠데타도 다 그런 식으로 ’힘있는‘ 사람들의 사조직, 친목모임에서 출발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월계수회는 ’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훨씬 지능적으로 대중조직화됐다는 점이다.

● 월계수회원들이 정당의 내부공천을 통해 기초의회선거에 대거 출마했다고 한다. 사실이라고 보는가.
 누군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상당수가 진출했으리라고 본다. 기초만이 아니라 광역에서도 그럴 것이다. 국민들은 ‘힘’의 주변에 도사린 엄청난 사조직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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