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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레이건 ‘치맛바람’ 구설수

이석렬 워싱턴 특파원 ㅣ 승인 1991.04.25(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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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부인의 치맛바람이 얼마나 드셌느냐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임기 8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저택으로 돌아가 은퇴생활을 하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부인 낸시 때문에 구설수에 휘말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낸시에 대한 책이 날게 돋친 듯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4월8일부터 전국 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낸시 레이건-비공식 자서전》의 저자 키티 켈리(48)는 이 책에서 “낸시는 레이건이 그녀와 결혼할 수밖에 없도록 술수를 썼고 결혼 후에는 남편의 상투를 쥐고흔드는 여자가 되어 매사에 간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프랭크 시내트라와 재클린 오나시스 그리고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같은 유명한 사람들의 전기를 써서 크게 히트시킨 저력있는 작가이다.

 이 책에서 낸시는 “허영심이 많아 친어머니조차 냉대했고 점성술에 미쳤으며 자식들을 소홀히 한 차디찬 여자, 항상 공짜만 바란 욕심쟁이”로 묘사돼있다. 특히 출생기록을 위조해 마치 자신이 명문집안 출신인 것처럼 보이려 했다는 ‘유치한’ 내용이 있어 눈길을 끈다.
 레이건 부부의 측근은 물론 주변인물 1천2명을 4년간 일일이 만나 숨음 이야기를 찾아내 이를 정리한 것이라고 밝힌 켈리여사는 “낸시의 어머니 에디즈 럭켓은 유랑극단을 따라다닌 삼류 배우이고 아버지 케네즈 로빈스는 보험판매인이다. 낸시는 1921년 7월6일 뉴욕시 풀러싱구의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동네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녀는 아버지가 명문 프린스턴대학을 나왔고 자기가 태어난 해도 1923년이라고 기록을 고쳤다. 이것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낸시가 자신의 생모처럼 ‘뽐내기’를 즐겨 꾸민 이야기다”라고 주장했다.

 어머니가 시카고의 의사 로이럴 데이비스와 재혼한 뒤 의붓아버지의 도움으로 대학에 진학한 낸시는 대학생 때도 항상 사치하는 데 신경을 썼고 남자를 좋아했다고 한다. MGM영화사에 다니는 남자친구와 어머니의 친구 소개로 운 좋게 할리우드에 발을 디딘 낸시는 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몇번 잡았지만 연기가 시원찮아 감독들이 거들떠보지 않았다고 한다.

 낸시가 41세의 배우 로널드 레이건에게 눈독을 드릴 무렵 레이건은 크리스틴 라슨이라는 유명한 여배우와 열애중이었다. 그러나 낸시는 레이건에게 “당신의 애를 가졌으니 결혼하자”고 졸라 그와 결혼했고 곧 첫딸 패티를 낳았지만, 레이건은 계속 라슨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번은 레이건이 울면서 라슨에게 “낸시의 속임수에 속아 결혼해 내 일생을 망치게 됐다”고 푸념한 일도 있다고 켈리는 주장했다.

 레이건과 낸시는 서로의 혼외정사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켈리포니아 주지사 시절부터 낸시는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와 뜨거운 관계였다는 것이다. 백악관 안주인이 된 뒤에도 남편이 출타한 날에는 으레 시내트라를 불러들여 두사람만의 은밀한 시간을 즐겼다고 한다. 낸시는 두사람이 거실에 있는 동안에는 아무도 접근을 못하게 하고 남편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지사 시절 레이건 부부는 파티석상에서 마리화나를 피운 일도 있고 점성술에 심취한 낸시는 두명의 점성가를 백악관에 끌여들여 남편의 일정을 짜는 일을 그들과 의논했다고 한다.

“돈 주고 선물 사는 일 거의 없다”
 항상 ‘대통령 영부인’으로 자기를 부르라고 측근들에게 요구한 낸시는 돈을 내고 선물을 사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색했고, 받은 선물을 새로 포장해 딴 사람에게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부시 부부가 보낸 것을 그대로 딴 사람에게 준 일도 있고, 손자가 백악관에 놓고 간 테디 베어 장난감을 손자의 생일 선물로 보낸 일도 있다는 것이다.

 또 마음에 안 드는 각료들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갈아치운 낸시는 조지 부시에게 ‘똥마려운 강아지’라는 별명을 붙이고 ‘하대’하기도 했다고 한다.

 몇년 전에 나온, 비서실장을 지낸 도널드 리건의 《기록을 위하여》라는 회고록도 낸시의 치맛바람을 비아냥거린 부분이 많은데, 《낸시 레이건-비공식자서전》은 그 이상의 타격을 레이건 부부에게 줄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더구나 레이건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산케이 신문>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해 연설 한번 하고 2백만달러를 챙긴 일로 채신없는 대통령 소리를 듣고 있고, 낸시는 마약중독 소녀들을 모아 갱생의 길을 터주는 피닉스 하우스를 돕는 일을 갑자기 중단해 변덕쟁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터라 더욱 입장이 어렵게 된 것이다.

 낸시의 공보비서를 지낸 세일라 데이트는 “그따위 엉터리 책을 누가 사서 읽겠는가”라고 말한다. 당사자인 낸시나 레이건은 공연히 이러쿵저러쿵 말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책을 선전해준다는 생각으로 입을 꼭 다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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