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들의 ‘웰빙 몸부림’
  •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 승인 200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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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비백서]

 
새로 출시된 에쎄 순은, 외관을 보는 순간 ‘형용 모순’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푸른 대나무 줄기가 시원스레 그려진 디자인은 그 자체로 웰빙 이미지를 전한다. 하지만 그 덕에 경고 문구가 더 눈에 띈다. ‘이래도 안 피울래?’라고 유혹해놓고 ‘건강을 해치는 담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고 이죽대는 격이다. 

이미지만은 아닌 모양이다. 에쎄 순을 출시한 KT&G는 황토종이와 숯가루를 활용했다는 점을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황토와 음이온 발생 물질을 종이 표면에 가공 처리한 황토종이로 담배를 포장하고, 유해 성분을 걸러낼 수 있도록 대나무활성숯 필터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굳이 웰빙 제품을 찾는 극성파가 아니더라도 요즘 애연가들은 비상이다. 가짜 담배가 판을 친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오면서 담배를 꼼꼼히 확인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니코틴과 타르 함량이 최고 아홉 배까지 높게 검출되었다는 보도에 의연할 수 있는 애연가는 별로 없을 것이다.

KT&G는 지정된 판매 업소에서 사면 안전하다고 홍보하지만,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인 듯. 애연가들이 그나마 찾은 자구책은 사람들이 많이 피우는 담배를 피하자는 것이다. 더 원, 레종, 에쎄 등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담배에 가짜가 많다는 소식에, 아예 인기가 별로 없는 외제 담배 등으로 기호를 바꾸겠다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나마 최근 만들어지는 가짜 담배는, 품질이 점차 향상되어 진짜와 별 차이가 없다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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