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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쟁취의 20세기 여성사

이병철 《불멸의 여인들》, 25인 생애 통해 ‘홀로서기’제시

심정순 교수(숭실대 영문학) ㅣ 승인 1993.09.30(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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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 남녀 모두는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더불어 잘 사는 ‘인간’의 세상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여성은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의 남성 위주 사회가 규정하는 삶의 방식으로부터,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또한 남성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이라는 한계로부터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것이 저자 이병철로 하여금 《불멸의 여인들》(김영사 펴냄)을 쓰게 한 동기다. 그는 남성으로서는 드물게 한국 여성의 사회적 현실을 통감하는 ‘선각’중의 한사람이다.

 여성사를 확립해야 할 중요성을 여성사의 창시자인 거다 러너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때 역사 시간에 배운 것이란, 역사상의 모든 훌륭한 업적은 남성들이 이루었고, 여성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가설을 뒤집어 놓는다. 남성 위주로 기록된 역사에서 탈락한 위대한 여성 25명의 삶과 투쟁의 이야기를 쉽게 엮은 이 ‘이야기 여성 위인전’은, 남성 사회가 규정해 놓은 여성의 타자(他者)적 역할과 인간 주체로서 자아 실현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우리 여성들에게 ‘여성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을 불어넣어 준다.

 삶의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자신을 빛나게 부각했던 25명 중에는, 권력자와 독재자 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도전적 인터뷰로 과감히 투쟁했던 저널리스트 오리아나 팔라치, 사회주의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와 알렉산드라 콜론타이, 여성의 피임과 산아제한을 위해 투쟁한 마거릿 생거, 《여성의 신비》라는 책을 통해 60년대 말 여성운동에 지적인 바탕을 제공했던 베티 프리단, 잡지 《미즈》의 창간자이며 미국의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글로리아 스타이넘, 노동계급의 대모이자 여성 참정권 사상 가장 큰 성과를 거둔 에바 페론 등 그 삶을 통해 20세기의 여성운동사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여성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밖에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 무용가 이사도라 덩컨, 천재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 전설적인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고릴라와 침팬지를 연구하며 산 다이언 포시와 제인 구돌 등 다양한 여성들의 다양한 삶이 희귀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이들의 삶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여성이라는 울타리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에 용기있게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도전과 투쟁이 실패로 끝나도 후회하지 않았다. 다른 여성들을 위해 앞서서 보고, 앞서서 생각하며, 그들을 위한 헌신적 삶을 살았기 때문이리라. 이 ‘불멸의 여인들’의 삶과 생각, 성공과 좌절은 그 자체로서 우리 여성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沈貞順 교수(숭실대 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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