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경제 누가 이끄나
  • 편집국 ()
  • 승인 1990.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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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共 · 5共시절 밀어붙이기 주역들… 입각 가능성 커

민자당의 ‘경제대책특별위원회’의 6인 멤버는 3공, 5공시절 경제부처의 관료로서 밀어붙이기식 성장정책을 추진했던 주역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른바 “있어야 나눌 수가 있지 않느냐” 는 ‘파이론’을 고창한 사람들이다.

집권 여당이었던 민정당의 제1급 경제통은 李承潤 前정책위 의장, 서강대 경상대학장을 거쳐 80년 南悳祐 총리 시절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재정금융 전문가이다. 교수 재직 시절 ‘서강학파’란 학맥을 일궈내기도 했던 李씨가 趙淳부총리와 ‘화폐금융론의 1인자’ 자리를 서로 다투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李씨는 민정당내에서 입지를 굳혔으나 학자라는 배경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 그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경제정책에 있어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에 더 중점을 두는 성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의 이같은 성향은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물가를 희생하더라도 통화를 확대공급해야한다”는 성장우선정책 강조에서 잘 드러난다. 부총리 입각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명되는 실력자다.

羅雄培씨는 서울대 교수 등 학계를 거쳐 관료로 변신, 재무 · 상공 · 경제기획원 장관 등 경제부처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여기에다 해태그룹 등에서 경영솜씨를 보이기도 했던 그는 교과서적 원리원칙보다는 상황논리에 따른 임기응변술이 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민자당의 경제정책 기조 마련에서도 대세에 따라 융통성을 보일 것으로 주위에서는 보고 있다.

민주당 출신으로는 黃秉泰, 金東圭씨가 대표적 경제통이다. 정치인으로는 초년생이나 다름없는 黃씨가 이렇게 실력자로 떠오른 데에는 정치학박사답게 정치권의 흐름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남보다 먼저 이를 정치이슈로 터뜨리는 추진력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는 3共 시절 경제기획원에서 차관 도입 업무를 주로 했던 대외경제협력통으로 이번 개각에서 입각이 점쳐지는 인물이다. 주변에서는 ‘그 역시 성장우선론자’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黃씨 자신은 “경제운용은 충격을 주지 않고 물 흐르듯이 해야 한다”고 주장, 시장경제체제를 기저로 점진적인 제도개혁론을 피력하고 있다.

70년대 후반 중화학공업으로 구조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상공부에서 이를 리드해가는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듣는 金東圭씨도 민자당내 경제브레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공화당 출신으로는 3공 때 경제관료를 역임한 金龍煥 · 李熺逸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에서도 신당의 정책위 의장이 된 金씨는 경제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 87년 金鍾泌씨의 권유로 정객으로 변신한 金씨는 ‘똘똘이’란 그의 별명처럼 공화당의 두뇌로 통했다.

빠르면 올 3월이 될 것이라는 개각 때 이들 중 누가 입각될지는 아직 점치기 어렵다. 그러나 통합내각이 3정파의 인물을 고루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현실상황을 감안할 때 경제6인의 입각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이들이 청와대 경제팀과 함께 앞으로의 경제정책을 요리할 인물들임이 분명하고 보면 “정책은 총의에 의한 것” 이라는 강변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들 면면의 성향을 주시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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