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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권 창출 위기감 느껴

민정, 평민과 聯政실패 … 공화 金총재 ‘재편탑승’ 촉매 역할

조용준 기자 ㅣ 승인 1990.02.04(Su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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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정당은 결국 당의 간판을 바꾸는 쪽으로 결정했다. 민정당의 朴浚圭 전대표가 지난 연말 “민정당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민정당으로서는 그동안 지녀왔던 고정관념, 기득권을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민정당 해체’와 ‘盧대통령 당적 이탈’의 가능성을 시사한 지 20여일만에 여권 핵심부의 정국운영 구도가 표면으로 부상한 것이다.

 민정 · 민주 · 공화의 합당을 기초로 한 신당창당 발표는 지난 10일 노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인위적이고 성급한 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지 불과 열흘만에, 민정당이 창당 9주년 기념식을 거창하게 치르면서 유난히 당의 결속을 다짐한 분위기 등을 뒤집으면서 이루어진 전격적 결정이라는 점에서 민정당내에도 커다란 충격파를 형성했다. 특히 당에서는 朴泰俊대표와 朴俊炳 총장 등의 극히 일부 핵심 당직자만 이를 알고 있었을 뿐이고 당 고문을 비롯한 대부분의 인사들이 배제된 채 이런 결정이 내려져서 충격의 파장과 심도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盧泰愚대통령은 과연 어떤 이유로 자신의 말을 뒤집으면서 ‘인위적이고 성급한 개편’을 결심해야 했을까.

 그 첫째 이유는 민주 · 공화의 보수연합을 통한 재편의 압력이 민정당으로서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게 작용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자칫하면 민정당이 중산 보수층의 향배를 주도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다한 위기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특히 민주당 金泳三총재의 ‘질주’에 대해 공화당의 金鍾泌총재가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을 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민정당은 YS가 이미 ‘통제’를 벗어나고 있는 것에 적지않은 당혹감을 느꼈음직하다.

 둘째 이유는 민주 · 공화의 합당으로 굳어지는 정치구도는 민정당에 결코 이로울 것이 없다는 계산이다. 정치권이 민정당, 야권 新黨, 평민당의 삼각체제로 형성되면 민정당은 신당과 평민당의 협공에 몰릴 수도 있다. 또한 지지계층, 지역기반, 당 노선 등 여러 면에서 민주. 공화와 유사점이 많은 민정당은 지지기반이 잠식당할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고 이에 따라 차기정권 창출이 극히 어렵다는 분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평민당과의 聯政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도 주요한 이유이다. 노대통령은 金大中 평민당 총재와의 연말 회담에서 평민당과의 연정의사를 비쳤으나 김총재가 이에 대한 거부의사를 밝힘으로써 평민당과의 연정에 대한 선택은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정계재편을 향한 민정당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凡보수대연합에 의한 신당 구성만이 민정당의 주요 기득권을 유지하고 ‘과거문제’로 인한 정통성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판단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는 평민당 배제에 의한 지역당의 한계를 탈피하지 못한다는 커다란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민정당의 지분에서 약간의 손실만 감내한다면 가장 안전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거대한 프로젝트인’셈이다. 또한 노대통령 퇴임후 재연될 가능성도 있는 과거청산 시비를 ‘여야 뒤섞기’로 아예 차단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신당 추진 움직임과 관련, 시간을 끌수록 민정당내의 동요가 적지 않고 평민당의 반발이 거세지는 데다 민주당내 소장파 의원 및 일부 중진의원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자 일단 그 시기부터 충격요법으로 정면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자치제 실시와 관련, 2월 임시국회에서의 지자제 선거법 처리를 코앞에 두고 있고 시기를 늦출 경우 지방의회 · 자치단체장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등의 정치일정에 밀려 합당명분이 약화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정당이 내각제 개헌을 귀착점으로 삼아 민주 · 공화와 동일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던 과정에는 공화당이 커다란 촉매 역할을 담당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민정당의 복안이 전면에 나설 경우, 과거의  예로 보아 될 일도 안된다는 신중론에 따른 당 지도부의 우려를 앞서서 없애준 것이 사실상 공화당의 김총재인 셈이고 대통령 중심제에 미련을 두고 있던 金泳三 민주당총재의 생각을 ‘내각제 고려’로까지 후퇴시키는 데에 역시 김총재의 회유가 주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JP,는 지난해 7월 10일 노대통령과의 청와대 단독회담에서에서 보수대연합을 제안, 이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으며 JP는 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약 한달간의 칩거상태에서 민주당과의 합당, 궁극적으로는 민정당을 합류시키는 대연합구도를 무르익혀온 셈이다.
                                                             


3당 합당 이렇게 본다
“발전을 위한 産苦라면 이해하겠다.”

 21세기에 발맞추고 그러한 대의를 위한 정계재편에는 동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발전을 위한 産苦라면 산고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조치다. 다만 앞으로 지역감정의 완젼한 해소와 임기내 내각제 개헌논의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통치권 누수현상의 방지에 모든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계재편 작업이 비밀리에 추진돼왔으나 이제는 광범위한 당내외 인사가 참여하고 이들의 활발한 의견을 수렴해 천하에 떳떳한 정당을 만들도록 해야 할 것이다.
李鍾贊(민정당 의원)

“명분 없는 국민 배신행위”
 3당합당은 국민에 대한 변형된 政變이다. 안정을 위해 보수대연합을 한다는 건 허울일 뿐 오히려 안정을 깰 기도가 깔려 있다. 또한 지역감정을 타파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를 심화시킬 염려가 있다. 흔히 일본의 자민당식 정계재편을 모방하다고 하나 일본의 자유당과 민주당이 통합할 당시 일본에는 엄청난 좌경세력이 엄존하고 있었다. 金泳三총재는 양대선거 때 군정종식을 외쳤고 지난해 중간평가 때는 정권타도를 요구했는데 이같은 3당합당 결정은 명분이 없고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 볼 수밖에 없다.
趙世衡(평민당 의원)

“안정 해치고 지역감정만 심화시켜”
 지난 양대선거 때 金泳三총재는 군정종식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국민들은 김씨에게 군정종식을 하라고 표를 찍어줬지 민정당과 통합하라고 찍어준 게 아니다. 김총재는 선거구민과 국민들과의 약속을 배반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지금의 정계재편은 오히려 지역감정을 심화시키고 국론분열만을 가져올 따름이다. 특히 안정을 위한답시고 보수대연합 운운하는데 아직 혁신세력이 뿌리 내리지 못한 상태라 오히려 안정바탕을 헤치고 영호남간의 갈등만 심화시킬 염려가 있다.
金相賢(민주당 부총재)

“범 민주세력 단결해 보수대연합 분쇄할 터”
 3당의 합당은 파쇼세력과 사이비 민주세력이 야합하여 만들어낸 정치쿠테타로, 민주화와 국민여망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이같은 행위에 분오와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이같은 사태가 일어난 배경에는 기만적인 5공청산을 합의해준 3김씨 모두에게 무거운 책임이 있다. 특히 국민들의 군정종식과 민주화에 대한 여망을 저버린 金泳三씨의 배신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진보모임은 빠른 시일내에 이같은 정치적 음모를 분쇄할 범민주 세력의 대동단결된 모습과 행동을 국민에게 제시할 것이다.
李佑宰(진보정당준비위장)

“金泳三씨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 범해”
 현 4당체제가 재편되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나 4당체제가 출현하게 된 원인이 문제다. 87년 6월항쟁 이후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으나 야권의 분열로 盧泰愚후보가 당선됐다. 金泳三총재는 기득권 수호차원의 이합집산적 재편인 3당통합에 대해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으며 이에 대해 역사적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이제 모든 민족민주세력은 결집해 노정권은 물론 金泳三, 金鍾泌씨 퇴진의 촉구에 나서야 한다.
朴燦鍾(무소속의원)


2월말경 당직 윤곽 드러날 듯
 현행 정당법상 정당의 통합에는 △기존정당의 자진해산후 신당창당 △새로운 黨名으로의 신설합당 △다른 정당에 흡수되는 흡수합당 등의 방법이 있다. 2개 이상의 정당이 대등한 입장에서 합치는 신설합당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 등록을 하는 순간 합당전의 기존정당은 자동적으로 소멸된다. 흡수합당의 경우도 흡수당하는 기존정당들은 신고일로부터 자동 소멸된다.

 합당의 경우 신설합당이든 흡수합당이든 합당전 정당의 권리의무를 그대로 승계하므로 전구구의원의 승계권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한 합당에 동참하지 않고 잔류하는 의원들은 지역구 전국구에 관계없이 무소속으로 남으면서 의원자격이 유지된다.

 그러나 신당창당 방식은 전국구승계권 정치자금 국고보조 등에 있어 일부 기득권에 제한을 받게 된다. 창당의 경우 전국구의원의 의원직은 그대로 승계되나 전국구의원 승계권자는 원 소속정당이 해체됨에 따라 승계권을 잃게 된다. 따라서 민정 · 민주 · 공화의 통합에 있어서는 신당창당 방식보다는 합당의 형식을 취하되 3당이 기득권을 포기한 채 대등한 관계에서 새로운 당을 만든다는 입장인 만큼 신설합당 형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합당을 할 때에는 각 정당은 각기 대의기관이나 그 수임기관의 합동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정당법 제4조 2의1항). 그러나 각 당에는 민정당의 중앙집행위원회, 민주당의 정무회의, 공화당의 당무회의 등 수임기구가 있으므로 전당대회 또는 중앙상무위를 열지 않고도 이들 기구의 합동의결을 거치면 합당절차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3당은 앞으로 현재의 각당 대표 3인을 포함해 5명씩의 위원들로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작업을 펴게 된다. 창당준비위가 맡게 될 강령 또는 기본정책과 당헌작성 등의 작업 중 정강정책은 통일 자유체제 수호 및 안정 등에 역점을 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개월 가량의 창당작업을 거쳐 2월말쯤에는 3당의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합당결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준비작업은 합당 결의일로부터 2주일 안에  끝내야 하며 신당의 대표자는 창당대회를 마친 후 중앙선관위에 △ 새 정당의 명칭 △지구당 당지부 및 당연락소의 소재지 명칭 △ 사무소 소재지 △ 강령(또는 기본정책)과 당헌 △ 대표자 등의 주소 · 성명 △당원의 수 등의 사항을 등록해야 한다. 이처럼 당의 대표자와 간부는 선관위 합당 등록때의 등록사항이므로 이때까지는 당의 총재와 당직배분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신당은 또한 합당 등록신청일의 3일 이내에 국회의원 선거구 2백24개 중 5분의 1인 45개 이상의 지구당 개편대회를 거쳐 선관위에 변경등록을 해야 하므로 그때쯤에는 지구당위원장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기존 3당의 위원장들 끼리 치열한 각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당은 동등한 자격으로 합당에 참여하느니 만큼 현역의원을 우선으로 해서 이들 문제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으나 3당에 모두 현역이 없는 원외지구당의 경우 뚜렷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당원 및 사무직원의 처리문제에 있어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따라서 노대통령과 양 김총재가 합의한 대로 금년 2월말 이내에 합당 등록절차를 완료하고 전당대회를 금년 5월말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하되 늦어도 정당법에 의한 합당 등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개최하려면 여러 난관을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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