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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핵’ 실질적 성과 있었나

조용준 기자 ㅣ 승인 1993.12.09(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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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3일 한 .미 정상회담이 끝났을때 金泳三 대통령의 방미 성과에 대해 국내 거의 모든 언론은 일제히 ‘북한 핵 문제는 성과를 얻었지만 시장 개방은 짐’이라는 식의 결산 제목을 뽑았다. 언론보도뿐만 아니라 청와대나 외무부 당국자들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문제에 관한 한 우리가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에 관한 미국 언론의 보도는 한국 언론이나 정부 당국자들의 주장과 전혀 거리가 먼 것이었다 정상회담 직후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윌 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의 유력 신문들은 일제히 ‘정상회담을 통해 한 . 미간 북한 핵 해결에 대한 합의점이 마련되지 못했으면 한국과 미국 정부 간에 이견이 짙게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뉴욕 타임스>는 24일 “한국 정부가 미국에 대해 한편으로는 확고한 태도를 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을 제재하지 않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했다.

 이 신문은 한 걸은 더 나아가 27일 사설을 통해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구해온 팀스피리트 훈련 취소 같은 포괄적인 북한 핵 타결 방안이 한국내 강경파의 마지막 저지공세 때문에 중지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핵사찰 이전에 미국이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는 것을 막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포괄적 해결’이란 말을 쓰지 못하게 저지했다고 해서 북한 핵에 대해 우리가 주도권을 쥔 것도 아니고, 타결의 실마리가 풀린 것도 아니라는 데 있다. 정가에서는 김영삼 전부다 정상회담을 통해 자존심은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었지만. 북한 핵 타결은 더욱 어려워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황외에서는 “핵문제는 말만 현란했지 얻은 것은 전혀 없었다.” (趙?昇의원) “핵문제는 ‘철저하고 광범위한 접근(through and broad approach)'이라는 식으로 간판만 바꿔 단 것을 가지고 주도권을 쥔 양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趙世衛 최고위원)는 비난이 쏟아졌다.

 실제로 23일 정상회담에서 당초 예정보다 두배나 길게 시간을 끌면서 김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의 기존 입장, 즉 포괄적 해결이라는 말 대신 ‘철저하고 광범위한 접근’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해 이를 관철했다. 이 때문에 한. 미 두 정상은 상당히 심각한 마찰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58쪽 ‘워싱턴 통신’ 참조). 이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는 ‘김영삼 대통령은, 한국 밖에서 그런 결정이 발표된다는 것은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중대한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포괄적 해결에서 철저하고 광범위한 접근으로 표현이 바뀌었어도 실제 내용 면에서 무엇이 다른가 하는 것은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정상회담 브리핑을 맡은 미국 관리는 철저하고 광범위한 접근이란 말뜻을 설명하면서 “그것은 단순히 한단계 한단계 접근하는 방식과 구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포괄적 해결이라는 말을 설명할 때와 내용에서 전혀 다를 게 없는 것이다. 클린턴 자신도 이 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남북한 대화를 재개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 조처 계속성에 대한 의혹을 없앨 경우,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한꺼번에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철저하고 광범위한 접근’을 논의하기위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포괄적 해결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듯하다,.

 북한에 대한 핵사찰 수준과 그 시한 설정에 대해서도 이번 정상회담은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김대통령은 한국정부의 기존 입장인 남북한 동시 사찰을 주장한 반면, 클린턴은 이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방 사찰만을 주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 대신 클린턴 행정부는 이런 한국의 강력한 요구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남북한 특사교환을 또 하나의 의제(agenda)로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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