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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특사/복권된 ‘실세’와 갇힌 ‘양심수’

재야, 서석재 전 의원 사면 놓고 “양심수 제외는 정치 볼모” 주장

김당 기자 ㅣ 승인 1994.01.06(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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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최형우 의원이 아들의 대입 부정입학 사건으로 민자당 사무총장에서 물러날 때만 해도 김대통령 주위와 언론에서는 ‘오른팔을 자르는 아픔’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학부모된 심정으로서 안됐다는 동정론을 펼치기도 했고 김영삼 대통령의 ‘읍참마속’을 높이 사기도 했다.

 그런데 12?21 개각에서 그 오른팔이 열달 만에 내무부장관이 되어 돌아왔다. 결국 김대통령은 오른팔을 한동안 떼었다가 다시 붙인 셈이다. 물론 최의원의 경우, 본인의 말대로 아들의 부정입학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점에서 법적으로는 무죄였다. 그러니 이번의 장관 기용은 도덕적 유죄 부문에 대한 ‘정치적 복권’인 셈이다.

 그런데 오른팔에 이어 이미 예고된 대로 김대통령은 12월 23일 성탄절 특사에서 서석재 전 통일민주당 사무총장을 복권시켰다. 이른바 조직의 귀재로 불리는 서석재 전 의원은 지난 89년 동해시 보궐선거에서 당시 공당(통일민주당 : 총재 김영삼)의 사무총장으로서 상대방(신민주공화당 : 총재 김종필) 후보를 돈을 주고 매수한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판결돼 의원직을 상실했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서의원이 김영삼 총재의 측근 중 측근이라는 점에서 과연 김총재에게 보고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후보를 매수했겠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의원은 당시 “전적으로 나의 책임일 뿐 총재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서 전의원에 대한 김대통령의 사면은, 자기 측근의 법적 유죄에 대한 정치 복권인 셈이다.

 정작 이번 사면 조처로 공민권이 회복된 전교조 관련 해직교사들(1백74명)이 자신들을 ‘서석재를 위한 들러리’라고 비아냥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 사면된 한 해직교사는 “학교에 돌아갈 수 있게 돼 기쁘지만, 이번 조처가 서석재 한 사람의 부도덕과 1백74명의 양심을 끼워 판 것으로 비쳐 불쾌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과 재야에서도 성명을 내고 ‘서석재를 위한 들러리식 사면복권 조처’라고 소리 높여 비난했다.

 재야에서 특히 분개하는 것은 ‘어려운 정치환경 속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수많은 재야 인사’는 사면복권에서 제외된 점이다. 민가협의 한 관계자는 “부정비리 정치인의 사면복권을 단행하면서 과거 독재정권때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해 애쓰다 갇힌 양심수를 석방하지 않는 정부가 감히 문민 정부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특사에서 제외된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씨 어머니 권태평씨는 “기훈이를 형 만기 이틀 앞둔 94년 광복절에 특사로 내보내면서 생색을 낼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이번 특사로 가석방된 공안?시국 관련 사범 44명 중에 형 만기일을 2~3일 앞둔 4명을 포함해 40% 가량이 두달 안에 만기출소할 예정이었다). 이번 특사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 강씨가 제외된 데 대해 법무부는 ‘본인이 무죄를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가협은, 자체 집계한 총 3백22명(12월23일 현재)의 양심수 가운데 13.6%인 44명만 가석방되었다면서 양심수 전원 석방을 위해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가협은 특히 12월24일 현재 세계 최장기수로 기록돼 있는 김선명씨(69세?43년 복역)가 가석방에서 제외되어 ‘부끄러운 세계 신기록’에 1년을 더 추가하게 되자, 김씨와 관련된 정부의 비인도적 조처를 유엔 인권위원회에 직접 제소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김 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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