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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땅· 공기 성치않은 쓰레기마을 지구촌

한국 실태 ‘위험수위’… 본지 취재팀, 불법처리 현장 또 확인

김선엽 기자 ㅣ 승인 1990.06.10(Su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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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쓰레기’로 불리는 산업폐기물이 언제 어떤 형태의 재앙으로 우리를 덮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 70년대말 미국에서 발생한 ‘러브커낼(Love Canal)사건’은 ‘死者의 가혹한 방문’의 한 예에 불과할 뿐이다. 약 2만톤의 화학폐기물이 묻힌 장소 위에 세워진 러브커낼 마을. 이 ‘땅’ 위에서 많은 기형아가 태어나고, 피부병, 두통 환자가 빈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모든 불행의 원인이 매립폐기물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은 1977년 봄, 폭우로 인해 땅속의 폐유 등이 지상으로 흘러나오면서부터였다.

  “현대인은 만지는 모든 것을 쓰레기로 만든다”는 말도 있듯 산업사회에서의 폐기물 발생량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양적으로만 따진다면 지난해까지 일반폐기물(생활쓰레기)이 6대4정도로 산업폐기물에 비해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독성 측면에서는 중금속과 폐유·폐합성수지·廢酸·廢알칼리 등을 포함하는 특정산업폐기물을 ‘죽음의 쓰레기’ 중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환경처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 88년 한해동안 발생한 특정산업폐기물은 약 75만톤. 6톤 쓰레기차 13만대분이다. 이들은 과연 안전하게 처리되고 있는가?

독성 강한 산업쓰레기 ‘행방’ 아리송
  특정산업폐기물의 처리방법은 크게 3가지. 폐기물 발생업소에 맡기는 자가처리와 민간처리업소에 맡기는 위탁처리, 적당한 장소에 놔두는 보관처리 등이다.

  자가처리의 ‘허와 실’은 지난 22일 서울시와 서울지방환경공단의 합동단속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상습’ 폐수발생업체가 3백73개, 정화시설이 있는데도 이를 가동하지 않아 적발된 업소가 63개소에 달했다.

  그렇다면 위탁처리는 믿을 만한가? 환경처가 파악하고 있는 민간위탁처리업체는 총 42개. 이중 특정산업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업체는 경인지역에 16개, 부산을 포함한 경남에 15개, 경북·전북·전남에 각각2개, 대전에 1개소가 있다. 지역분포로 볼 때 처리업체가 전무한 강원과 충북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정산업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 또 이들 업체의 대부분이 수도권과 경남지역에 몰려 있어 기타지역에서 발생되는 특정산업폐기물의 ‘행방’은 아리송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기존의 처리업체 역시 대부분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특정산업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대환경대학원 김정욱교수는 “때로는 톤당 처리 비용이 수십만원에 달하는 폐기물도 있는데 이것들이 위탁처리업체에 의해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믿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대낮에도 시커먼 공해물질 마구 버려
  지난 5월21일 본지 취재팀이 목겨한 불법 처리의 현장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특정 산업폐기물이 ‘숨겨지는’ 여러 통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수도권 남서부의 한 쓰레기 매립장. 서해안에 인접한 약 15만평 규모의 이 매립지에서는 인근 7개 시·군의 쓰레기가 처리된다. 이곳만 불가피한 경우 산업폐기물도 받는다. 단 특정산업폐기물만큼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곳에 반입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취재팀이 현장에서 확인한바, 해가 중천에 뜬 대낮인데도 시커먼 특정산업폐기물이 민간업자의 트럭에 실려 들어와 버려지고 있었다. 매립장의 한 관리자는 “안쪽에 산업폐기물을 싣고 겉부분에 생활쓰레기를 덮어 들어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현실적으로 적발이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특정산업쓰레기가 특히 문제되는 것은 이들이 함유하고 있는 유해성분이 빗물이나 지하수 등에 쓸려나올 때다. 러브커넬 사건도 바로 이 浸出水가 직접원인이 되었다. 취재팀이 찾아간 매립장의 경우도 침출수와 빗물에 의해 유해성분이 가득찬 ‘저수지급’ 호수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들 ‘유해호수’의 시커먼 물을 펌프로 뿜어올려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데, 매립장 인근 펌프장의 한 직원은 “자칫 폐수가 손들에라도 닿으면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고 말한다.

  특정산업폐기물이 그 독성으로 인해 문제가 된다면, 생활쓰레기는 매립에 필요한 엄청난 부지 마련에 그 심각성이 있다. 현재 전국에는 총 5백14개소(약 3백25만평)의 생활쓰레기 매립장이 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은 올해까지밖에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의 쓰레기가 소각되지 않은 채 매립되기 때문에 매립부지의 수요는 외국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악취나 환경미화의 측면을 차지한다면 폐기물에 의한 토양오염은 그 자체로는 ‘諍的’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독성은 강할지라도 피해범위는 국지적이다. 그러나 여기에 ‘물’이 개입됐을 경우 피해범위는 크게 확산된다.

먹이사슬 거치면서 농축되는 중금속
  수질오염으로 인해 발생한 가장 치명적이고 대표적인 피해사례는 1953년 일본 미나마타현에서 일어난 수은중독사건을 들 수 있다. 64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건은 이른바 “부린 대로 거두는” 환경오염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몰래 버린 폐수에 섞여 나간 수은, 수은을 흡수한 플랑크톤, 플라크톤을 주식으로 하는 작은 물고기,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은 큰 물고기,이들 물고기를 먹은 사람들…. 미나마타 사건은 이른바 ‘생물농축’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주의 롱아일랜드 연안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생태계 조사는 산업폐기물에서 우러난 유해물질을 아무리 희석해도 ‘진하게’ 되돌아오고 있음을 수치로 분명하게 밝힌바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보통 물의 DDT 농도를 1이라고 할 때, 플랑크톤에서 DDT농도는 8백이었고, 농어에서는 약 1만9천, 이들을 먹이로 하는 청둥오리의 경우 약 46만으로, ‘먹이사슬’을 거치는 동안 농도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중금속 오염의 또 다른 심각성은 일단 배출 된 중금속은 어떤 경우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기물질의 경우 자연계의 정화작용에 의해 무독한 상태로 변화할 수 있지만 중금속은 자연의 힘으로 처리가 안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공단 줄이은 서해안에 ‘하수처리장’ 단 2곳
  수질오염에 관한 한 생활하수와 축산폐수가 공장폐수 못지 않게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생화하수 중 수질오염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합성세제다. 합성세제에는 생물이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원소 燐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물속에 녹아든 인은 미생물의 증식을 부추기면서 水系의 부영양화를 촉진시킨다.

  부영양화란 쉽게 말해 물속에 ‘영양분’이 많아져 플랑크톤 수가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부영양화가 이루어지면 이들 미생물이 물속의 산소를 많이 뺏어 가는데, 이에 따른 수중의 산소감소는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BOD)으로 측정된다.

  지난해 3월말 서울대 미생물학과 金相鍾교수팀의 한강수계 수질조사에 따르면 BOD를 기준으로 할 때 안양천, 탄천, 중랑천, 남양주의 지천 등이 모두 법정 수질등급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수팀은 또 지난해 가을 대청호에 대한 수질조사도 벌였는데 호수의 상당부분이 상수원으로서는 부적합 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내륙호수나 하천의 오염 못지않게 해양오염 역시 무척 심각하다. 오염된 어패류를 먹고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심할 경우 사망하는 사례가 매년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랄 수 있다.

  연안의 오염이 심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의 한 예로 하수·공장폐수 처리의 부실을 들 수 있다. 인천에서 시작, 반원 서산 장항 군산 목포로 공업단지가 이어지는 서해안의 경우 안산과 목포 단 2군데에만 하수종말처리장이 있다. 안산 하수종말처리장 朴金石소장은 “반월공단에서도 많은 공장폐수가 서해안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2개소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서해안 주변 공단의 폐수를 처리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한다.

  물은 삶과 가장 밀접한 생명의 근원이다. 하천이 죽어간다는 것은 사람도 “머지않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예고 하기도 한다.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 공격’에 무방비 노출
  지구를 감싸주고 있는 ‘보호 껍질’ 또한 군데군데 문드러지거나 벗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구인’들은 내키지 않는 ‘돌연변이 실험의 피험자’ 위치에 서있는 꼴이 되어가고 있다.

  돌연변이 유발물질은 다름아닌 자외선. 자외선은 태양광선에 있고, 인공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인공 자외선은 유전공학이나 생명공학분야에서 돌연변이 미생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자외선을 쬔 미생물은 DNA에 변화가 일어나 ‘병신’이 된다.

  태양광에서 나오는 자외선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은 지상 15~30㎞에 형성 돼 있는 오존층의 오존에 의해서 대부분 흡수되기 때문이다. 오존은 우리가 마시는 산소와 ‘형제’쯤 되는 물질이지만 성질은 크게 다르다. 상온 중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산화력이 강해 표백제·청정제 등으로 쓰인다.

  이 오존층이 최근 크게 파괴되어 가고 있음이 발견된 것이다. 오존층 파괴의 주범은 불염화탄소물(CFC)과 할론가스로 밝혀졌다. CFC는 냉장고나 자동차 냉각장치 등의 냉매, 전자제품 세척제, 성형발포제 등으로 사용되며 할론은 소화기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이들 물질은 평소 대단히 안정적이어서 다른 화학 물질과 잘 결합하지 않지만, 일단 배출되면 오존층가지 올라가 오존과 결합, 오존층을 파괴해버린다.

  외국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미 남극 상곡은 구멍이 나있고 다른 지역의 오존층도 상당히 얇아진 상태다. 연세대 曺□九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의오존층은 일본의 사포로보다는 두껍지만 중국의 쿤밍 지방보다는 훨씬 얇다는 것이다.

  산성비·스모그·먼지 등의 각종 공해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 심할 경우 발암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오존층의 구멍이 점차 확대돼가고 있다는 사실은 무서운 일이라 할 만하다.

  다량의 자외선은 사람에게는 피부암·백내장 등을 안겨주고, 농작물이나 플랑크톤의 광합성을 방해해 결국 생태계를 대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 된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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