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 고집하는 지리산 옹기장이들
  • 편집국 ()
  • 승인 2006.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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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아리라도 숨을 수니다. 옹기 질그릇 오지그릇으로 불리는 우리의 전통적인 그릇은 항상 공기가 통하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시켜 준다. 그래서 우리의 옛 옹기에 음식을 담으면 오래 지날수록 맛과 신선도가 더욱 좋아진다. 천연유약과 불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그릇 속의 기포가 이온교환작용을 함으로써 음식물을 자연 발표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통 옹기는 플라스틱 제품과 화공약품을 써서 만든 현대 도기에 밀려 거의 소멸해가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맞서 지리산 뱀사골 입구의 인월요업사 金鍾玉 사장(56·사진 가운데)과 도공 姜泰洙씨(56·오른쪽) 張太成씨(52)는 3년 전부터 무공해 질그릇을 재현해 보급해오고 있다. 김사장은 적자를 무릅써가며 순수한 황토와 천여유약만을 사용한 전통 옹기를 고집하고 姜씨와 張씨는 기슬과 품질로써 金사장의 고집을 뒷받침하고 있다. 언어장애자인 강씨는 삼남 일대에서 제일가는 陶匠이었던 아버지로부터 솜씨를 이어받았다. 전통 옹기가 사양 사업이 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김사장이 시쳇말로 스카웃을 했다. 그는 지금도 기계를 마다하고 발로 돌려가며 독을 빚는다. 하루 20ℓ들이 18개 가량을 빚는데 이 작업으로 노모와 부인과 두딸을 부양한다.

 장씨는 16세 되던 해 월급은 없이 밥 얻어먹는다는 조건으로 이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흙을 만져보니 성미에 맞아 오직 한길만 걸어왔다. 유약은 낙엽을 채취해 재를 만들고 흙을 배합해 만드는데 여기에 장씨만의 비결이 숨어 있다.

 지난 81년 문을 연 이 공장은 처음에는 납성분을 비롯한 중금속으로 이루어진 화공유약을 사용했다. 화공약품을 쓰면 화려하고 색깔을 고르게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천연유악을 쓰면 처음에는 투박해 보이지만 유약을 바른 정도에 따라 빛깔에 차이가 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흠집이 난 것이라고 꺼리기도 한다. 또 화공약품을 쓰면 낮은 온도에서 구워지고 가마의 온도에 차이가 나도 불량품이 적게 생기며 값도 싸게 먹힌다.

 화공약품을 쓰면 인체에 해로운 것은 물론 음식물을 오래 보관할 수 없고 제 맛도 나지 않는다.

 천연유약 질그릇을 쓸수록 빛이 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추해지고 지저분해지는 화학약품 그릇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월요업사가 생산하는 옹기는 약탕기 떡시루 찌개솥 다기 커피세트 밥공기 항아리 물병 불고기판 정수기 등 다양하다.

 김사장의 판매 방식을 독특하다. 일반 시장에는 일절 제품을 내보내지 않고 우편판매나 전국 산림조합 매잔, 공신력있는 일부 특산품 판매소만 활용하고 있다.

 시중에 나도는 일부 사이비 제품과 혼동되는 것을 피하고 중간 도매상이나 소매상들이 챙기는 2백~3백%의 중간 이득을 소비자에게 돌리기 위해서이다(연락처 : 067-34-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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