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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경제사업부 金正宇 부부장

“남북이 민족경제 일으켜야”

조광동 시카고 통신원 ㅣ 승인 2006.04.23(Su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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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에서 흔히 북한경제의 개혁파 주역이라고 부르는 대외경제사업부 김정우 부부장을 평양에서 만났다. 김일성 광장이 바라다보이는 대외경제사업부 청사를 찾아가니 사업부 서기장이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안내로 돌계단을 올라 2층 회의실에 자리잡자 흰 반소매 셔츠 차림의 김정우 부부장이 들어왔다. 세련된 외교관 인상을 풍기는 김부부장은 시종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고 자연스럽고 거침없이 답변에 응했다.

 김부부장은 김정일 비서 주위에 있는 40대와 50대 경제개혁 세력의 중심이라는 남한 언론보도를 웃음과 농담으로 받아넘기고 곤란한 질문에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남북 고위급회담의 교류협력 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남쪽 대표들과 자주 접촉한 탓인지 남쪽 사정도 소상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서울의 인상을 묻는 질문에 “광고간판이 우리말이 아니라 외래어로 된 것이 많아서 서운함을 느꼈다”면서 문화부장관에게 얘기했더니 제한해보겠다고 답변했는데 아직 시정이 안됐더라고 덧붙였다.

 금년 50세로 김일성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그가 물리학도로서 어떻게 경제전문가가 됐느냐고 물었더니 당간부를 재교육시키는 인민경제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경제쪽으로 발을 들여놓았다고 말했다. 김정우 부부장이 맡고 있는 대외경제사업부는 외국과 경제협력사업을 하는 창구 노릇을 하고 있다.

 부부장께서 북의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인물 가운데 한사람이라는데 사실입니까?

 남쪽에서는 저를 개혁파라고 말하지요? 김정우개혁파를 도와줘야 한다는 말도 하더군요.

 그런 개혁파가 있습니까?

 우리는 개혁파다, 무슨 파다 하는 것이 없습니다. 누구나 정부정책을 받들고 어떻게 일하나 하는 생각을 할 뿐입니다. 남쪽 언론이 제 나름대로 평가하는 것이겠지요.

 김일성 주석 친척이란 말도 있습니다.

 친척 관계는 없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주석님과 지도자동지의 전사로서 자기 본분을 다할 뿐입니다. 친척 관계 여하에 따라서 어떤 사업이 전개되는 것은 없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성함과 두자까지 바슷하니까 친척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대외경제사업부에서 지금까지 도입한 경제협력 사업 가운데 서방 국가에서 들어온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평양에 건설한 화력발전소가 옛 서부 독일에서 들어온 것이고, 형광등 공장이 일본에서 들어왔고, 알루미늄 창문틀 공장, 까벨(케이블) 공장이 핀란드에서 들어왔습니다.

 미국에서 들어온 것은 없습니까?

 미국이 지금까지 조선정책에서 봉쇄로 일관했기 때문에 협조사업이 없습니다. 지난해에 쌀이 조금 거래된 것이 있습니다.

 일본과의 경제협력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입니까?

 우리는 국교정상화 전에라도 경제협력 관계를 갖자는 생각입니다. 일본 경제인들 사이에서도 어차피 국교정상화가 실현될 것이라는 전제로 준비사업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3당 공동선언이 나온 후 일본과의 경제협력준비사업이 활발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닛쇼이와이사라든가 이토추사와 협력 관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일본 경제인들이 방문해서 합의서를 맺고 가기도 했습니다.

 선경이 해외교포를 통해서 북한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입니까?

 남쪽에서 코오롱 선경 삼성 현대 등 많은 회사에서 제기하고 있지만 북남합의서가 안됐기 때문에 회담장 밖에서 따로 할 것 같으면 남쪽 당국에 자극을 줄 것 같아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합의서 채택 전에 대우가 들어와서 연결된 것밖에 없습니다.

 남쪽 기업들 간에 경쟁이 심한데 특별히 대우를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특별한 조건은 없습니다. 대우회장 김우중 선생이 축구협회 회장으로 방문했을 때 제기한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남쪽과 경제협력 교류를 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합의서가 채택되면 더 잘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반대로 합영일까지 중단됐습니다.

 대우가 들어가기로 한 남포 지역은 어떤 성격의 경제구역이 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남포는 나진·선봉처럼 자유경제무역지대가 아닌 일반 공업지역입니다. 대우회사에 부지를 주고 합영법에 의한 경공업 공장을 만드는 것뿐입니다.

 남쪽 기업이 북과 경제협력 관계를 성립할 때 남포 이외에도 공장을 세울 수가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서로 합의가 되면 지역적인 제한을 두지 않고 어디든지 건설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쪽 기업과의 경제협력에서 대상 기업 선정기준은 무엇입니까?

 경제협력 당사자들 간에 경제적 기준에서 선정할 것입니다. 북쪽 경제인들이 남쪽 경제인과 만나서 상담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가 요구하는 기술조건, 희망가격, 지불조건이 맞으면 선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경제인들에게 그런 권한을 줍니다.

 현재 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경제협력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우리의 경제의 발전에서 많이 애로가 되는 것이 원유가 안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서해에 원유가 있다는 것이 탐사사업을 통해 확정됐습니다. 앞으로 원유를 탐사하는 부분에 힘을 얻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기간 중공업들을 많이 건설했는데 이제 이빠진 공정들을 보강하면서 특히 경공업 부문에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전자제품에도 힘을 쓰려고 합니다.

 남북간 경제협력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낙관적으로 봅니다. 해방 전부터 북과 남은 경제적 측면에서 각자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쪽에서는 경공업이 많이 발전됐고 북쪽에서는 중공업이 많이 발전됐습니다. 그리고 북쪽에는 지하자원이 많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남쪽에서 경공업뿐만 아니라 전자공업에서도 일정한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민족경제의 관점에서 북남 간의 경제교류를 꼭 해야 하며,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서로 보완의 원칙에서 협력교류를 하게 되면 다 이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쪽은 사회주의적 가치관을 가졌고 다른 한쪽은 자본주의적 가치관을 가졌기 때문에 경제협력에 상당한 어려움과 한계성이 따르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지난 시기에 자본주의 나라와도 경제협력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84년도에 합영법이 나온 이후 자본주의 나라들과 합영을 하면서 공장을 돌려 보았습니다. 비록 북과 남 사이에 제도상 차이는 있지만 다른 나라 자본주의와도 경제협력을 해왔는데 같은 민족끼리 협력하는 데 한계점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자본의 이윤추구를 기본으로 하는 남쪽 경영방법과 인민의 복리증진과 수요를 기본으로 하는 북쪽의 경영방법에서 일정한 차이점은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은 호상 협의해서 해결하면 제3의 합의안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북의 동포들은 근면하고 검소하고 소박하다는 평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 좋은 장점들이 앞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온 남쪽 자본주의 사람들과 경쟁하는 데 불리하게 되지는 않겠습니까?

 자본주의는 생존경쟁을 목적으로 한 이윤추구를 통해 상품의 질을 높이고 생산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인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인민들이 불편없이 살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서로간에 일정한 견해 차이는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협력 자체를 저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동자들을 혹사시키면서 잉여가치를 만들겠다고 할 사업가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북에 기름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는데 어느 정도로 부족합니까?

 자기 땅에서 원유를 캐내지 못하고 다른데서 사다 써야 하니까 아무래도 원유를 풍부하게 쓰지 못하고 부족한 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우리가 동유럽사태 전에는 소련 등에서 대외무역활동 과정을 통해 원유를 들여왔습니다. 또 전체 무역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사회주의 무역 시장이 없어지다 보니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활동 방향을 옮기게 됐습니다. 이런 과도기이다 보니 원유를 수입하는 데 지장을 받습니다. 차차 회복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인민경제 발전에 커다란 장애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부족감을 느끼고, 그에 대처해서 우리는 풍부한 석탄에 의한 공업을 창설하고 있습니다.

 북의 경제가 몹시 어렵고, 파탄 직전에 와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보도가 나올 만큼 북의 경제가 어렵습니까?

 그것은 우리 경제의 참 실상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본바탕은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입니다. 자기 나라 원료와 기술에 의한, 인민의 힘에 의한 경제를 건설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밖에서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무역이 1백10억달러를 넘지 않기 때문에 그것 가지고 어떻게 살겠느냐고 놀랄 것입니다. 남조선은 1천3백억달러가 되는데 북은 1백10억달러밖에 안되느냐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우리가 쓰고 먹고 살 수 있는 것을 우리 힘으로 만들어 산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무역을 안하고도 자기 나라 공장에서 만드는 물품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유럽사태가 일어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가 좌절된 상태에서 우리 경제무역이 일순간에 거의 단절되다시피 했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튼튼히 서있습니다. 물론 상품의 질이 자본주의 상품보다 높지 못한 것은 인정합니다. 자기가 먹고 쓰고 입을 것을 자체로 만들다 보니, 경쟁 속에서 상품이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질이 좋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민이 사용하는 데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습니다. 우리 인민은 그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년 5월인가 김달현 부총리가 외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의 경제가 어렵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우리 부총리 동지가 표현한 걸 잘못 이해한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 전반이 어렵다는 뜻이 아니었고, 김달현 부총리 동지가 대외경제위원회 위원장이기 때문에 무역관계에서 동유럽사태로 인한 변화가 생겨 시장을 동남아시아로 돌리는 과도기 단계이니까 경제무역 활동에서는 이로 인한 어려움이 생긴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원유 수입이 적어졌기 때문에 일정한 영향을 준다는 말이었습니다. 남쪽 신문에서 표현을 잘못한 것 같습니다.

 밖에서 북의 경제에 대해 지금 말씀하신 건과 달리 평가하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저력인 자립적 민족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토대가 있기 때문에 세계의 경제 동란 속에서도 자기 경제를 꿋꿋이 수호할 수 있습니다. 자주정신, 민족의 존엄을 가장 귀중히 여기고 지켜나갈 때 자기 제도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우중 대우회장도 와서 보고는 그런 평가를 했습니다. 우리 경제를 와 보지 못한 사람들은 경제가 어려워 어떻다는 둥 여러 가지 말을 하지만 실제 와 본 사람들은 다는 몰라도 우리가 말하는 뜻은 알리라고 봅니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두만강 지역의 자유경제무역지대 조성은 지금까지의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을 바꾸는 것은 아닙니까?

 바꾼다고 표현하기보다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을 보완해준다고 봅니다. 그 지대가 621㎢ 거기 들어갈 인구를 전체 인구의 5%, 즉 1백만명까지 예상합니다. 영토상으로는 전체의 0.06%쯤 됩니다. 자유경제무역지대를 선정한 목적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자는 일념 하나, 그리고 우리나라 전지역을 놓고 보면 덜 발전된 지역이기 때문에 그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생각 하나, 그리고 인방 나라들과 보조를 맞춰 경제협력 관계를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나라 자립적 민족경제노선 자체의 정책 변화는 아닙니다.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은 다른 나라에 경제적으로 예속되는 것은 반대하지만 협력 관계 그 자체를 배제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의 성격에 맞도록 보완해준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스칼라피노 교수도 비슷한 말을 했더군요.

 서방세계에서는 북이 자유경제무역지대를 설치하는 것을 가리켜 북이 개방·개혁을 한다는 표현도 쓰고 있습니다. 이 표현이 적절한 것이라고 보십니까?

 그 지대 자체로 놓고 보면 개방하는 지대이니까 개혁·개방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 공화국 북반부 전지역이 개혁 ·개방으로 간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개혁이다, 개방이다 하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지난 시기 지금까지 해온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개조해 왔고, 특별히 문을 닫아매고 폐쇄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개혁 ·개방이란 말이 우리에게는 적합지 않습니다.

 자유경제무역지대는 다 조성됐습니까?

 9월까지 건설총계획을 완성합니다. 그리고 9월말까지 여기에 필요한 기본법을 발표하겠습니다. 외국인투자법(외자도입법), 자유경제무역지대법, 세금법, 합작법, 외국인단독기업법 등이 지금 완성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자유경제무역지대가 조성될 경우 그것이 북쪽 체제를 자본주의적으로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어떻게 영향이 미칠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의 주체적 역량이 얼마나 강한가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자유경제무역지대는 우리의 법과 규정이 적용되는 영토입니다. 그 지역에 사는 인민들이 그 지역 밖에 사는 인민들에 비해서는 영향을 좀더 받는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영향 자체가 우리 인민 의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모든 법과 규정을 제정할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악습으로 되고 있는 것들은 체로 치려고 합니다. 마피아라든가, AIDS, 마약 같은 것들이 깨끗하고 순수한 우리 사회를 오염시키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자신하실 만큼 문제가 없겠습니까

 자본주의적인 사상적 영향과 오염이 전혀 없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부분적으로 있을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민에 대한 당과 정부의 사상교양과 우리 인민의 지금까지 준비 정도로 볼 때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에 대비한 모든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자유경제무역지대가 자본주의를 사회주의에 접목시키는 실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 지역 경제 관리가 아무래도 우리 것과는 다른 특성을 가질 것만은 사실일 것입니다. 계획경제 관리 형태로는 이 지역 경제관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그 점을 많이 토론할 것입니다.

 북한은 우수한 노동력과 함께 근면절약한 기풍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니까 이런 바탕을 잘 활용해서 자본주의를 소화시킬 경우 하나의 모델 케이스가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실험을 통해 북의 사회주의 체제가 자본주의와 결합해서 독특한 사회민주주의 같은 제도로 갈 가능성은 없습니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우리식 사회주의를 옹호 고수하는 데 가장 합리적인 경제관리 형식과 방법이 있는 만큼 이 제도를 계승 발전시킬 것입니다. 자유경제무역지대로부터 그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북에 큰 정책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최근에 우리가 행정기구를 달리하고 화폐개혁을 한 것을 거기에다 결부시키기도 하는데 그것은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다른 나라 사회주의를 들여다보던 견해와 관점으로 우리나라를 들여다봐서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다른 나라 사회주의와의 근본적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우리식 사회주의는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입니다. 당과 인민대중이 일심단결된 사회주의로서 인민대중 자체가 정책을 작성하고 집행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흔히 내다보는 것처럼 동유럽사태와 같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동유럽은 자기의 주체적인 정책이 없이 대국을 숭배하는 관점이 많았고 관료화된 정책 실시로 인해 당이 인민 대중 속에 뿌리박지 못했습니다.

 조금 전에 화폐개혁을 말씀하셨는데, 화폐개혁은 왜 했습니까?

 화폐개혁을 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한 것입니다. 16년인가 될 것입니다.

 돈이 사장되어 화폐개혁을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문제에 대해 제기된 것을 보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으로 평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사회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다보니 다들 자기 나름대로 말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고르바초프가 개혁·개방을 하다가 실패했습니다. 고르바초프가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면서 경제적 측면에서 실수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자기의 제도와 특성에 맞는 경제정책을 세우지 못하고 남이 한대로 덮어놓고 준비했으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 지금 자본주의를 도입하고 있는 중국의 장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중국은 하나의 중심, 두 개의 기본점, 네 개의 원칙을 틀어쥐고 특색있는 사회주의를 건설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자기 제도와 인민의 특성과 요구를 고려한 경제정책을 실시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정책을 의문시하거나 다르게 생각지 않습니다. 인민들이 요구하는 대로 자기 특성과 설정에 맞게 추진하면 된다고 봅니다.

 자기 인민들의 요구가 다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북경에 들렸을 때 이미 북경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고 자본주의적으로 변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국이 사회주의를 계속해 나갈 수 있다고 보십니까?

 두 개의 기본점, 네 개의 원칙을 견지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고 봅니다. 그걸 못틀어쥐고 나가면 역효과를 나타낼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하실 때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창설이 동북아시아지역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도 염두에 두었다고 하셨는데 동북아시아 경제협력기구에 대한 북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동북아시아 경제권이다, 환일본해 경제권이다 하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지역 블록화로 나가는 것은 세계 경제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세계가 지역경제화 방향으로 나가기 때문에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도 이에 대처할 연구토론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제 개인 생각이고 정식적으로 토론된 것은 없습니다.

 세계 경제가 미국 중심에서 유럽과 일본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어느 쪽으로 갈 것이라고 보십니까

 21세기는 아시아태평양시대라고 하니까 우리는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태평양시대가 되기를 바라며 그것을 확신합니다. 최근 어느 나라 학자가 2061년에 가면 1인당 국민소득에서 일본이 제1위로 되고 2위로는 통일된 조선이 된다는 논문을 썼더군요. 멀리 앞을 내다본 논문이라고 봅니다.

 선생님은 경제를 맡은 분으로 정치관리보다는 실용적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앞으로 경제가 추구하는 실용주의와 정치가 지향하는 원칙주의가 충돌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치인과 경제인이 분리돼 있지요. 우리 사회는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쪽에서 말하는 국회의원, 즉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부장, 부부장 등이 겸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정책수립에 참가하고 정책집행에 직접 나서기 때문에 분리가 안되고 경제실용주의와 정치지상주의 간에 모순이 생기지 않습니다.

 미국 및 일본과의 수교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조·일 국교정상화 문제는 회담이 여러 차례 진행됐고 일본이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문제들도 다 해결돼가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조·미 관계도 이제는 미국이 우리에 대한 동향과 견해를 변화시킬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북남 관계가 완화되고 해결되면 조·미 관계도 세계정세에 맞게끔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미국과 일본 중 어디와 먼저 수교가 되리라고 보십니까?

 회담을 먼저 시작한 데가 먼저 되지 않겠습니까? 그건 제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근거를 보면 조·일 관계가 3당 공동선언도 있으니까 먼저 돼야지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꼭 한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북남협력교류분과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데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가 협력교류 당사자 당국승인 문제입니다. 우리는 협력교류 당사자를 당국의 승인으로 하지 말고 북과 남의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하자는 것입니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참가케 하자는 것입니다. 남측 입장은 북과 남의 사정이 특수하기 때문에 당국 승인제를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당국 승인제를 하겠다는 것은 결국 다른 나라와는 자유롭게 당사자에게 맡기면서 북과 남 사이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당국 승인제를 하면 최근 이동통신사 선정문제가 정치화된 것처럼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협력교류분과위원회에서는 큰 쟁점 없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남쪽 독자들께 꼭 좀 전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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