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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불가피한 선택 ‘對日 수교’

소련 사태 후 중국과 관계 강화… 미국에의 접근 활발해질 듯

도쿄 · 채명석 객원편집위원 ㅣ 승인 1991.09.12(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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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의 대변혁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를 위한 제4차 본회담이 북경에서 열렸다.

일본 외무성은 소련 보수파의 쿠데타가 실패로 끝난 직후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를 두 갈래로 예측했다. 즉 소련의 급변에 당황한 북한이 ‘우리식 사회주의의 승리’를 내세우며 내부체제의 단속을 강화해 北 · 日수교회담은 당분간 큰 진전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난 때문에 북 · 일수교교섭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이다.

북한은 소련 보수파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하자 곧 <로동신문>을 통해 “사회주의는 역사의 발전법칙이며 이것에 역행하는 자는 멸망할 것이다”라고 논평, 쿠데타를 적극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소련이 정변극이 ‘3일천하’로 막을 내리자 당황한 북한은 金永南 외교부장을 중국에 급파, 이에 대한 대응책을 협의했다. 북한은 또 “소련의 정변은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충격이 작지 않음을 드러냈다. 일본측은 4차회담에서 ‘이은혜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측이 첫날 회담을 공전시킨 것은 이같은 북한의 초조감을 반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회주의 견제’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도 8월3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국제면 제목에 김정일의 이름을 내거는 등 ‘대북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인민일보>의 이같은 보도가 매우 이례적인 일로서, 소련사태로 궁지에 몰리고 있는 중국이 북한의 권력세습에 반대해왔던 종래의 입장에서 급선회하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등소평이 최근 소련공산당의 몰락은 후계자선택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산당 간부 자제를 적극 등용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도 중국과 북한의 급격한 접근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니카히라 노보루 일본측 수석대표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은 소련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국교정상화교섭에 대단한 열의를 보여왔기 때문에 그 열의가 쉽게 식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하고 “다만 소련사태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전문가들도 북한이 앞서의 지적들처럼 對中 접근을 강화하겠지만 중국이 소련의 대안이 될 수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보면 미 · 일의 접근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시 말해 소련 보수파의 몰락으로 군사 · 경제원조가 대록 삭감될 처지에 놓인 북한이 북 · 일수교교섭을 간단히 내던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측대로 첫날 강경한 태도로 회담을 공전시켰던 북한은 ‘이은혜 문제’를 본격회담과 분리해 계속 협의하자는 일본측의 양보에 따라 실질토의에 응하는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일본측은 3차 본회담에서 스스로 제시한 국교정상화교섭촉진 3가지 조건 중의 하나인 ‘남북대화의 진전’ 조건을 무시한 채 수교교섭을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또 회담개시 전 북 · 일수교교섭에 있어 최대 걸림돌로 부상한 ‘이은혜 문제’에 대해 북한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게다가 작년 9월의 ‘3당공동선언’ 주역인 가네마루 전 부총리와 다나베 사회당위원장이 오는 19일 3당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북 · 일회담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일조교류단체 구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본측 움직임이 크게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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