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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는 끝이 없다

《생명과 우주의 신비》, 시간 · 삶에 대한 과학적 견해 제시

김재현 교수(서울대.물리학) ㅣ 승인 1994.05.12(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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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우주의 신비≫(월리엄 H. 쇼어 엮음·도서출판 예음)를 처음 대했을 때 필자들이 구면이어서 나는 퍽 친근감을 느꼈다. 특히 지난여름 서울대를 다녀간 로렌스 M. 크라우스의 〈창조의 재발견〉과 A. 지의 〈시간 역전〉, 그리고 20여년 전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제임스 트레빌의 〈네안데르탈인은 누구이며,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글은 옛 친구를 직접 만난 듯한 반가움을 느끼게 했다. 더욱이 이론물리학자인 트레필이 그 동안 고고인류학에까지 깊은 조예를 갖게된 데에는 놀라움과 대견함을 함께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생명과 우주의 신비≫는 천문·물리학자들이 생각하는 아득한 옛날의 우주, 그리고 지금 우리의 존재를 가능케 한 대우주의 섭리를 알기 쉬운 수필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생명의 기원과 인간의 뿌리 찾기, 생명체의 신경망 등에 대한 생명과학자들의 견해도 들어 있다.

티모시 페리스의 〈시간 속의 산책〉과 A. 지의 〈시간 역전〉은 모두 시간의 흐름에 대한 파격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페리스는 ‘시간은 과연 거꾸로 흐를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이론물리학자 특유의 논리로 풀고 있는 데 견주어, A. 지는 시간의 근본 원리를 설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우주의 기원, 초기 우주의 모습, 인류의 조상 등 아득한 과거의 비밀을 밝히려는 호기심과 노력, 그리고 인간의 상상력에는 끝이 없다는 점이었다. 그와 함께 과학 세계의 빠른 변화에 새삼 놀라기도 했다.

왜 이 세상의 모든 물질들에 무게가 있는지, 물질의 궁극은 무엇인지 구명하려 계획했던 사상 최대의 초전도초가속기(SSC) 계획도 이제는 한낱 과거사가 되어 버렸다. 8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지하 40m에 둘레 90㎞의 거대한 터널을 뚫고 그 안에 가속기를 설치하려던 이 계획은, 미국 국회의 예산 지원 중단 결의에 따라 백지가 된 채 이미 써버린 1조6천억원의 돈과 뚫다 만 50㎞의 터널만이 남은 것이다.

과학 세계의 변화는 오늘의 발견과 성취를 언젠가 잘못된 것으로 폐기 처분할지도 모른다. 쇼어는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가장 심오한 발견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발견일 것이다’라고. 이 책은 독자들의 그러한 발견을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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