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대표 '평양행'합의 여부에 큰 관심
  • 편집국 ()
  • 승인 1990.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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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다시 맞대는 盧 · 金 여야 영수

盧泰愚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화려한 외출??을 끝내고 막 돌아왔다. 그러나 그와 마주앉을 金大中 평민당총재는 야권통합압력 등 안팎으로 시달려 다소 수세에 몰려 있다. 16일 청와대에서 마주앉을 두사람의 큰 차이점이다. 두사람의 마지막 공식 만남이었던 지난 1월11일의 상황과는 아주 딴판이다.

 3당합당 이후 盧대통령은 어정쩡하고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새였다. 그러다가 북방정책이라는 다목적용 칼자루를 다시 움켜잡음으로써 정국의 무게중심을 자신쪽으로 옮겨놓았다. 일단 노대통령으로서는 유리한 입장이다.

 김총재는 사정이 다르다. 총선과 지자체의 동시 실시와 거국내각 구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메아리가 없는 탓에 위력없는‘공포탄??만 쏴댄 셈이다. 하지만 김총재는??여야영수회담의 결과에 따라 정치형태를 변시킬 중대 결단??을 이미 내비쳤고, 정부여당의 내각제 개헌추진이 본격화 될 올가을에 대비해 대대적인 장외투쟁의 길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공포탄일망정 순간적인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김총재는 장외투쟁 카드를 들고 청와대에 들어가는 셈이다.

 김총재는 이점에 있어서 노대통령의 허리춤을 잡고 있다. 노대통령이 영수회담 시기를 임시국회 직전으로 잡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 노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하와이를 거쳐 귀국길에 오르기 직전 국내 한 중견 언론인과의 이터뷰에서 “바깥일은 잘돼가는데 집안일이 골치??라고 푸념을 한 것은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친 것이다. 결국 두사람은 서로의 약점과 장점을 저울질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노 · 김회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남북문제를 둘러싼 두사람의 의견 교환이다. 김총재는 지난 1월11일 노대통령과 단독면담 후 정당대표의 북한파견문제를 긍정적으로 논의했다고 했다. 또 3당합당 이후에도 김총재는 북방정책에 관한 한 초당외교를 해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다. 정당 대표의 평양행 계획이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남북문제만큼은 민자당과 평민당이 손잡을 수 있다는 것인지, 노·김회담의 좋은 이야깃거리가 아닐 수 없다.

 노·김 밀월관계의 회복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김총재는 3당합당 이후 反민자당의 목청을 높이긴 했지만 노정권 퇴진을 입밖에 꺼내지는 않았다. 퇴진을 외치기보다는 오히려 거국내각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노 · 김회담의 성격은 한마디로 탐색의 場이다. 서로 무엇을 얼마나 주고받을 것이냐 하는 것은 이 탐색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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