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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독일에 축복...판정은 시비거리

제14회 로마월드컵 결산...한국축구 악몽 벗으려면 협회의 조직 인원 대수술 필요

신중식 조사분석실장 ㅣ 승인 1990.07.26(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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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ao Italia Hello USA 1994' “푸른 이탈리아 하늘 아래 울려퍼졌던 함성의 메아리, 승리에의 욕망도 눈빛으로 피어나네.”

 로마 올림픽 경기장의 전광판이 미국에서의 재회를 기약하고 조르지 모르도의 월드컵 찬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제14회 로마월드컵대회는 막을 내렸다. 이로써 전세계 25억 축구팬을 열광시킨 이번 대회의 우승컵은 통일을 목전에 둔 서독에 안겨져 서독은 브라질과 이탈리아에 이어 3회 우승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독일인들의 환희는 대단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신문은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이 밤은 전 독일민족의 축제의 밤이었다”라고 우승의 낭보를 전하면서 머리글자에 맞춰 화폐통합(W?hrungsunion)-통일(Wiedervereini-gung)-세계축구제패(Weltmeister)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벨기에의 한 신문은 ‘최고, 최상의 독일’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스포츠의 승부세계에서는 승자의 감격이 있고 패자의 쓰라린 눈물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경기에서의 승패는 감독의 머리와 선수의 기량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주심의 판정 또는 무시못할 요소이다. 이번 월드컵 결승전에서 두명의 아르헨티나 선수를 퇴장시키고 경기종료 7분을 남기고 서독의 페널티킥을 준 코데살 주심의 판정은 두고두고 시비거리가 될 것이다.

 83년 국제심판자격을 획득한 그는 85년 모스크바 세계청소년 축구대회와 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심판을 본 경력이 있다. 이번 8강전에서도 ‘아프리카의 사자’ 카메룬에게, 그것도 연장전에서 두개의 페널티킥을 선언함으로써 축구종주국 잉글랜드로 하여금 아프리카의 돌풍을 잠재우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10년전 우루과이의 군사정권을 피해 멕시코로 망명하여 현재 멕시코시티에서 산부인과 개업의로 있으며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를 구사하는 패기만만한 심판이다. 이번 월드컵 심판은 유럽 19명, 남미 9명, 아시아?아프리카 각 3명, 미국?호주 각 1명으로 총 36명이었으나 우리나라는 출전국인데도 심판티킷 하나 따내지 못했다.

 이번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한국의 전적은 창피한 것이었다. 상대국인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의 팀 성격과 선수 특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부족했다. 경기를 불과 1주일 앞두고서야 상대방의 전력탐색에 나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뿐인가. 대표선수 구성 이후 1년 사이에 8번의 선수교체로 팀의 응집력이 허물어져 있었다.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훈련도 게을리한 편이었다. 한국축구협회도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대한 축구외교의 미숙과 부재로 심판추천마저 하지 못했다. 한국축구계의 고질적인 분파주의와 정실, 축구지도자들이 배타적인 외국코치 기피현상, 심판들의 수준낮은 영어실력은 협회 행정의 빈곤함에 연유했다. 협회는 일차적인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한국축구가 묵은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아프리카의 수준을 따라잡기도 힘들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악몽에서 벗어나 재기의 발돋움을 하기 위해서는 첫째 축구협회의 조직과 인원에 대한 일대수술이 앞서야 한다. 국제경기 경험을 갖추고 심판?행정?기술 등에 두루 경험이 많은 원로들과 중견 축구인들이 참여해야 한다. 둘째 고질적인 병폐인 파벌과 정실에 치우친 선수선발을 철저히 배제해야 된다. 셋째 유럽이나 남미의 우수한 코치를 영입하여 이번 대회에서 위세를 떨친 ‘압박축구’를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 넷째 프로축구의 활성화로 더 많은 축구팬들을 확보해야 한다. 다섯째 천연 잔디구장을 다수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이 멕시코 올림픽에서 축구종목 동메달을 차지했고 북한이 월드컵에서 8강전가지 진출했던 사실을 상기해야 하며 이번 대회에서 카메룬?이집트?코스타리카가 어떻게 눈부신 활약을 했는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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