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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인 푸대접 여전”

김방희 기자 ㅣ 승인 1991.10.10(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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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인을 우대하는 데 인색한 우리 사회지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들에 대해서만큼은 주저없이 ‘엘리트 기능인’이라고 부른다. 그 이름에 걸맞는 예우도 해준다. 금메달 1천2백만원, 은메달 6백만원, 동메달 입상자에게는 4백만원이나 포상금을 지급하고, 월 80만원에서 30만원까지의 기능 장려연금도 준다. 병역면제 특혜·대학 진학 때 장학금 혜택·국민주택 분양 우선권도 주어진다.

 입상자를 포함해서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참가자 4백25명이 만든 동우회 朴春成 회장(43·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회 근무)은 “기능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혜택을 많이 받는 우리가 사회를 탓하면 많은 기능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앞선다”면서도 “기능인을 우습게 보는 풍토 때문에 국제기능올림픽대회 9연패의 ‘영화’가 위태롭다”고 말한다.

 한국이 9연패를 한 것은 지난 6월20일부터 7월6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31회 대회에서였다. 종합우승의 영광은 여전했지만 “몇년 전과는 눈에 띄게 달랐다”는 게 대회를 참관하고 돌아온 동우회 부회장 金永相씨(36·삼양상사 대표)이 지적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전세계적으로는 기능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관심이 시들해져가고 있다는 점. 이 대회는 70년대만 하더라도 유럽과 아시아의 불과 10여개국이 주도했었다. 하지만 암스테르담대회에는 서구 선진 각국을 망라한 25개국이 참가했다. 93년 대만에서 열리는 제 32회 대회에는 중국과 동유럽 여러 나라도 참가를 희망하고 있다.

 기능올림픽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것은 입상자들에 대한 성대한 카퍼레이드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을 두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격년제로 열리는 국제대회 참가자는 매년 열리는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뽑힌 선수들이 참여하는 전국대회의 1위 입상자 2명이 3~5회의 평가전을 거쳐서 선발된다. 그런데 10월15일부터 1주일 동안 경기도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의 주관단체가 당초부터 이 대회를 이끌어온 민간단체인 상공회의소에서 정부출연기관인 산업인력관리공단으로 바뀌었다. 큰 돈이 들어가는 대회 개최를 민간단체쪽에서 거절한 탓이다. 경연직종도 50여개에서 37개로 줄어들었다. 동우회 부회장 김씨는 “기능인 선발과정이 유명무실해지거나 ‘기능인 잔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자칫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처럼 선수 선발과정이 부실해지고 각국의 견제가 심해지면 다음 대회에서는 올해 2위를 한 대만에게 종합우승의 영예를 빼앗기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특별대우를 받는 엘리트 기능인들조차 기능인으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78년 24회 대회에 참가해 판금분야에서 금메달을 땄던 姜秉哲씨(32)는 한 무역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사진기계 기술개발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그나마 자신의 직종과 무관한 일에 종사하지는 않는다고 위안하면서도, 언젠가 자신이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딴 직종을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무직은 계속해서 승진할 직위가 있지만 기능인이야 어디 그러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참가자 가운데 한사람은 “참가자 중 일부는 자신의 전문직종을 버리고 변신한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귀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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