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불안’김원기 최고위원 내외연 문턱에서 고민중
  • 편집국 ()
  • 승인 1994.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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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세 불안’김원기 최고위원 내외연 문턱에서 고민중
민주당 김원기 최고위원이 최근 부쩍 자신의 입지에 불안을 느끼는 듯하다. 원내총무 경선에서 그의 직계였던 김태식 의원이 밀려난데 이어 동교동계 내외문제연구외(내외연)가 세 불리기 작업을 가속화하면서 자기 계보원들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계보였던 이 협 박석무 정균환 박태영 홍기훈 의원은 이미 내외연에 가입한 상태다.

 김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최다 득표로 최고위원에 당선돼 한때 가장 많은 현역 의원을 계보원으로 거느렸다. 그는 “아직 내외연으로부터 가입 권유가 없었다”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자신의 내외연 가입까지도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김최고위원은 동교동계 관리인인 권노갑 최고위원과 사이가 좋지 않다. 김최고위원을 지지하는 대위원들이 주축이 된 한백산악회의 등반대회에서는 ‘권오갑을 타도하자’는 성토가 있었다는 말도 들린다. 김최고위원측은 동교동측과 다소 소원하게 비치는 것이 그와 권최고위원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이지 DJ노선을 반대해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언론이 자기를 ‘신동교동파'로 부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동교동측은 김최고위원이 신동교동파로 분류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DJ 후광을 업고 큰 그가 김대중씨가 정계를 은퇴한 후 내심 심한 반DJ 정서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협상의 명수로 통하는 그가 과연 이같이 미묘하고 복잡한 당내 역학을 엮어 당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땅투기 청와대 비서관은 안돼도 땅투기 국회의원은 된다?
‘땅투기 청와대 비서관은 안되지만, 땅투기 국회의원은 될 수 있다’. 땅투기 의혹 시비로 물러났던 정옥순 전 청와대 비서관의 의원직 승계는 이런 가설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9일 대법원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 김종인 피고인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민자당 예비후보 1순위인 정 전비서관이 의원직을 승계하게 되었다, 국회의원선거법에 따르면 당연하고도 적법한 절차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정씨가 청와대 9월 정씨가 청와대 비서관을 사퇴한 일을 돌아보면, 그의 의원직 승계에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시 청와대 여성담당 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정씨는 재산공개 과정에서 물의를 빚었다. 그것도 단순히 재산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라 재산 형성 과정을 둘러싸고 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당시 정가 주변에서는 비서관 직을 사퇴했으니만큼 전국구 예비 후보 사퇴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정씨는 후보 직만은 끝내 고수했고, 이번 김종인 의원에 대한 확정 판결로 의원 직을 승계했다. 배짱이 얻어낸 의원 직인 셈이다.

 그러나 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 국회의원 여러 명이 정치 생명을 잃었던 점을 돌이켜볼때, 투기 의혹을 샀던 정씨의 의원직 승계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의 심경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티격태격 민주당 최고회의 현재 재판관 추천엔 한마음
자리 싸움으로 날이 지새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처럼 만장일치 합의가 나왔다. 9월1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추천  케이스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김대중씨 비서실장 출신이자 전직 의원인 조승형 변호사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헌법재판관 민주당 추천 케이스로는 조변호사 외에 홍성우 변호사가 물망에 올랐는데, 이 날 최고회의에서는 이기택 대표가 조변호사를 추천했다.

 조변호사는 당내에서 깐깐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지난 14대 선거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 전국구 공천 실무를 맡았다. 당시 조변호사는 “실무자인 내가 다시 전국구를 받으면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의원 직에 대한 미련을 버림으로써, 강직한 일면을 보여주었다.

 오해 안 사려다 더 오해 산 시장의 ‘얼굴 조심’
이원종 서울시장은 요즘 될 수 있으면 기자들과 접촉하기를 피한다. 민선 시장 후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마당에 언론에 얼굴을 자주 비치면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시장의 이같은 태도는 역으로 ‘야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생각이 없으면 그렇게 신경을 쓰겠느냐는 얘기이다.

 이시장의 최고 행적 또한 그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는 시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시 정도 6백년 행사마다 될 수 있으면 얼굴을 내민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이시장이 가는 곳마다 서울 시정과는 관계없이 중량급 정계 인사를 대동한다”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얼마 전 한 방송사가 서울의 다리들이 부실하다는 내용을 취재했을 때, 그 기사가 방송에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는 측근들이 보기에 안쓰러우리만큼 열심히 뛰어다녔다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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