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꽃나무 길러 공해 막는다.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0.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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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죽·몬스테라 등 관엽식물, 유독가스 흡수해 실내공기 맑게 해줘

 지난 여름의 열기를 간직한 채 화초들이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화초들 중에는 공해해소 능력이 뛰어난 것들이 있다. 물론 유해가스 농도가 높을 때는 식물 자체도 해를 입지만, 농도가 낮을 때는 식물이 해를 입지 않으면서 유독가스를 흡수·제거할 수 있다.

 한국원예협회 高光龍감사는 “관상효과보다는 오염된 공기를 깨끗이 하는 ‘청정효과’가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최근의 원예계 흐름”이라고 전한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은 2년간 연구한 결과에 따라 1천8백평방피트(약 50평) 실내의 공기를 정화하고 신선하게 해주기 위해, 환기가 잘되는 경우 15포기의 식물을 심을 것을 권한 바 있으며, 미국 실내 관엽식물협회는 이러한 취지에서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데 알맞은 20여가지 관엽식물을 선정하기도 했다. 관엽식물은 음지에서도 잘 자라므로 실내의 공기를 정화하는 데 유익하다는 것이다.

 고감사는 특히 가정에서 손쉽게 기를 수 있는 관엽식물로 관음죽 벤자민 고무나무 스파티필럼 네프로레피스 몬스테라 신고니움 디펜바키아 아라리아를 꼽는다

 

밤에는 이산화탄소 내보내므로 주의

 식물의 공기청정효과는 수종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1㎡의 잎면적이 1분에 흡수하는 유독가스의 양은 일산화탄소 3마이크로리터(1마이크로리터는 1백만분의 1리터), 이산화탄소 10마이크로리터, 오존 50마이크로리터, 이산화질소 57마이크로리터, 염소 62마이크로리터, 이산화황85마이크로리터, 불화수소 1백13마이크로리터(廉道義 지음, 한국방송통신대학 농학과 교재 ‘화훼’ 157면).

 그러나 서울대 환경대학원 朴鍾和교수는 “실내식물은 대기정화 능력도 있으나 밤에는 공기를 오히려 탁하게 만들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식물은 낮에는 광합성작용을 하느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보내지만 밤에는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어 밤시간 동안 식물이 꽉찬 밀폐된 공간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식물의 생육상태를 양호하게 유지시켜주면 주변의 공기정화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 ‘식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원예사회 李文基회장은 “식물은 물·온도·영양의 균형이 맞아야 생육상태도 좋은데 무더운 여름철 통풍마저 안된 실내에서 식물의 생육은 거의 정지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보통 가정에서는 휴가에서 돌아와 일단 시들한 잎만을 보고 물을 자주 주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생육이 저하 또는 정지된 상태에서 수분과잉 상태가 지속되어 결국 잔뿌리가 썩고 만다. 흙을 부분적으로 걷어내고 비료 제오라이트를 뿌려주면 회복이 빠르다. 여름동안 잘못 보살폈어도 증상에 따라 소생시킬 수 있다. 줄기의 껍질을 손톱이나 칼등으로 살짝 벗겨보면 푸른기가 남아있고 물기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화분 속의 잔뿌리는 말라 있으나 굵은 부리는 살아 있다는 증거이므로 마른 가지를 잘라낸 뒤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두고 물을 충분히 주면 살려낼 수 있다. 마른 정도가 심하면 아까울 정도로 줄기와 잎을 제거한다.

 또 뿌리나 줄기·잎이 짓무르고 물크러지는 ‘연부현상’이 나타나면 농약을 뿌려야 하나 가정에서 화분 한두개 때문에 농약을 구하기는 번거로우므로 항생제 테라마이신을 이상부위에 뿌려주면 더 이상 병이 진전되지 않는다.

 계절적으로 추분을 한달 앞둔 8월말부터 9월 하순까지는 식물의 제2차 생장시기이자 해충번식시기이기도 하다. 왕겨나 톱밥을 태워 ‘훈탄’을 만들어 흙 위에 뿌려준다. 정원의 감나무줄기나 잎의 흰솜뭉치 조각 같은 것이 달라붙어 있는 것을 흔히 보게 되는데 이것은 ‘개각충’의 일종이다. 약을 쳐서 없앤다. 진딧물은 담배꽁초를 물에 우려낸 물을 헝겊에 묻혀 닦아내면 방제할 수 있다. 또 아파트에서 키우는 문주란 등 남반구가 원산지인 야자나무류에서는 가을에 새 잎이 나올 수 있다. 이때에는 물만 주면 잎이 자라다가 멈추므로 질소비료를 준다.

 최근에 식물의 피막을 보호하는 ‘크라우드 커버’나 철분을 함유한 화훼영양제 ‘메네렐’같은 수입품이 많이 시판되고 있다. 이같은 약을 쓰지 않고도 우유와 물을 같은 비율로 타서 잎을 닦아주면 식물의 피막을 보호할 수 있다. 가정에서 먹다 남은 철분영양제를 빻아 물에 타서 화분에 주어도 철분이 공급돼 식물이 생기를 되찾는 효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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