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독일 첫 선거
  • 본·김호균 통신원 ()
  • 승인 199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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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당·자민당 승리

 통일 후 처음 실시된 구 동독의 5개 주의회 선거는 여전히 통일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기민당과 자민당의 승리로 끝났다.

 5개 주를 종합할 때 기민당은 43.9%, 사민당은 25.6%, 구 공산당인 민주사회당은 11.3%, 자민당은 7.6%를 득표했고, 재야세력의 동맹체인 ‘동맹 90’은 1개 주에서, 녹색당은 3개 주에서 각각 5% 이상을 득표했다.

 기민당과 ‘독일사회연맹’의 득표율 합칠 경우에는 3월의 인민의회 선거 때보다 3.2%포인트 떨어지지만, 기민당만의 득표율은 그때보다 1.2%포인트 높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기민당의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민당이 성공한 이유는 농민당을 흡수했을 뿐만 아니라 콜 총리를 ‘독일을 위한 총리’로 선언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도 인민의회 선거와 마찬가지로 콜 총리의 개인적인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자민당도 통일의 의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공헌이 큰 겐셔 외무장관의 개인적인 인기를 충동원함으로써 2.1%포인트 상승이라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사민당도 인민의회 선거에 비해서는 4.6%포인트 더 득표했지만 사민당이 바라던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사민당의 득표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이유로는 기민당과 자민당이 과거 위성정당의 조직을 물려받은 데 반해·사민당은 물려받은 조직이 없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라풍텐 총리후보는 사민당이 상승세에 있다는 데 만족을 표했다. 민사당이 3.9%포인트를 잃은 데 대해 기지 당수는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와 소극적인 선거전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지난 인민의회 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남북 격차와 노동자의 보수성이 나타났다. 남부 작센주에서 기민당은 54.2%라는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은 데 반해, 사민당이 38.7%로 최다 득표한 브란덴부르크스는 북부에 있다. 노동자의 보수성은 예를 들어 작센주에서 기민당과 자민당에 66%, 사민당과 민사당에 22%의 지지율을 보인 데에서 다시 확인되었다.

 전체 투표율은 69%로서 인민의회 선거에 비해 25%포인트나 낮아졌는데, 이처럼 선거에 금년 들어 낮아진 것은 이번 선거가 금년 들어 벌써 세 번째 선거였을 뿐만 아니라 실업·물가 등의 일상문제를 해결하는 데 선거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확산됐기 때문이다(기민당이 4개 주의회를 장악한 데 비해, 사민당은 1명의 주지사만을 추가함에 따라 상원격인 연방평의회에서 세력관계가 기민당에게 유리하게 변했다).

 12월에 실시될 총선과 관련하여 이번 선거는 사민당이 기민당과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것이며, 민사당이 고정표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었다.

 이번에 사민당의 추격에 소폭에 그쳤기 때문에 기민당의 우세가 충선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라서는 지지도가 6%까지 떨어지기도 했던 민사당의 통일의회 진출은 거의 확실해졌다. 그렇지만 흡수통합과 형식으로 통일이 이루어진 독일에서 당분간은 보수적인 분위기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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