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소리 인생 70년’
  • 차형석 기자 (csisapress.com.kr)
  • 승인 2006.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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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85세 명창 이은주씨
 
지난 4월2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뜻깊은 공연이 열렸다. 85세인 이은주 명창이 ‘소리인생 70년’을 기념해 연 공연이다. 

이은주 명창은 15세 되던 해인 1936년 명창 원경태로부터 시조, 가사, 잡가를 사사받았다. 1939년 인천 홍명극장 명창대회에서 평안도 민요 ‘수심가’를 불러 1등을 차지하면서 당시로서는 ‘스타덤’에 올랐다. 수상 기준은 관중이 어떤 소리꾼의 노래에 가장 호응을 많이 하는지였다. 당시만 해도 본명 ‘이윤란’으로 활동했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를 지녔다면서 스승 원경태가 ‘은주(銀珠)’라는 예명을 지어주었다.

70년 소리 인생 동안 그녀가 남긴 기록은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놀랍거나 양이 많아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다. 처음 방송에 출현한 것이 1939년. 그동안 유성기 음반 80여 장, LP음반 3백여 장을 녹음했다. 국악계에서 최연장자에 속하면서도 이은주 명창은 ‘영원한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안비취, 묵계월 명창과 함께 ‘1970~80년대 경기 민요 트로이카’로 활동했으나, 두 사람은 작고하거나 소리계를 은퇴한 상황이다. ‘현역 소리꾼’은 이명창이 유일하다. 2005년 국악협회가 그녀를 ‘10대 명인’으로 꼽은 데는 역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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