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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재편, 결론은 '보수 양당'

일본, 통합 야당 대 자민당 구도 유력…사회당 생사 기로에

도쿄.채명석 편집위원 ㅣ 승인 1994.12.01(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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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국이 재편을 향해 또다시 요동하고 있다. 하타 스토무(羽田孜) 전 총리가 이끄는 신생당은 11월16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을 해체하기로 결의했다. 개혁이란 깃발을 내걸고 자민당에서 분가해 새 살림을 차린 지 1년 만의 일이다. 이에 앞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가 이끄는 일본 신당도 지난달 당 해체를 결의했다. 종교단체 공명당 역시 지난달 분당키로 결의했다. 중앙 조직과 지방 조직을 분리해 당을 2원 조직으로 재편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 정당들이 잇달아 해당과 분당을 결의하는 까닭은 12월10일 창당할 새로운 신당에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이 신당에는 앞서 말한 3당 외에도 민사당.자유개혁연합 등 옛 연립 여당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옛 연립 여당이 신당 창당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자민.사회.사키가케에 의한 새로운 연립 정권이 탄생함에 따라 야당으로 전락한 직후부터이다. 옛 연립 여당은 우선 지난 6월 원내 교섭단체를 통합키로 결의하고, 통일단체 '개혁'을 발족시켰다. 비대해진 새 연립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결속이 필요하다는 명분에서였다.

사회당 공중 분해될 수도
 옛 연립 여당은 '개혁'을 발판으로 지난 9월에는 신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신생당 대표 간사. 그의 주도 아래 옛 연립 여당은 신당의 기본 정책에 합의하고 12월10일 창당식을 갖기로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옛 연립 여당이 신당 창당을 서두르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일본 중의원 본회의는 지난달 선거제도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내용은 현행 중선거구제를 폐지하고 소선거구제에 비례대표제를 가미한 새로운 선거제도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국회의원 선거 제도를 연내에 소선거구제로 이행함과 동시에 선거구를 조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다음 총선거는 새로운 제도 아래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는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여름이라는 추축이 무성하다. 소선거구제란 두말할 나위 없이 큰 정당에 유리한 제도이다. 반면 한 선거구에서 2~6명을 뽑아온 현행 중선거구제에서 동반 당선을 누리며 명맥을 유지해온 군소 정당에게는 한없이 불리한 제도이다. 때문에 군소 정당 집합체인 옛 연립 여당은 소선거구제 도입에 따라 존립 위기에 직면하게 되어 자민당에 대항할 새로운 세력을 결집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그 주축은 앞서 말한 원내 교섭단체 '개혁'이다. 여기에 자민당을 뛰쳐나온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 개혁연합이 가세하면 자민당에 대항할 만한 세력을 이룰 수 있다. 옛 연립 여당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자극 받은 사회당 역시 활화산처럼 꿈틀거리고 있다. 사회당은 호소카와 정권 발족과 함께 연립 여당에 합류했다가 하타 정권 때 결별한 바 있다. 그후 자민당.사키가케와 제휴하여 여당에 복귀했지만 소선거구제 도입에 따른 고민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자민당과 신당의 양대 보수 정당이 들어서면 그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사회당의 현중의원 의석은 73석으로 자민당의 2백1석, 개혁의 1백87석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약세이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소선거구제에 따라 총선거를 실시할 경우 가장 불리한 정당이 바로 사회당이다. 냉전 종식, 자민당 정권 붕괴로 사회당의 존재 가치 자체가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 보수화 현상'을 보이는 유권자들의 성향으로 보아 다음 총선거는 자민당대 새로운 보수 신당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렇다고 사회당이 연립 정권의 파트너인 자민당에게 손을 내밀 형편은 아니다. 현재도 자민당과 연립 정권을 구성한 데 대한 당내 불만이 남아 있는 데다, 자민당과는 38년 간이나 사사건건 대립해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 제휴 등 자민당과의 연대를 지금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도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다. 야마하나 마사오(山花貞夫) 전 위원장은 최근 자민당과의 선거 제휴 움직임에 쐐기를 박으면서 "혁신 정당이 보수 정당으로 매몰되어 가는 길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이 사회당을 기다리고 있는가. 야마하나 전 위원장이 이끄는 사회당내 신민주연합이라는 파벌은 최근 모임을 갖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계획은 사회당을 모태로 하여 사키가케.민사당 세력을 결집하여 신당을 창당하는 안과, 신민주연합이 사회당을 뛰쳐나가 '사회민주주의.리버럴 세력'을 규합하여 신당을 창당한다는 안 두 갈래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야마하나 그룹이 사회당을 뛰쳐나가 신당을 창당하려는 최대 목적은 사회당이 직면한 위기감 때문이다. 말을 바꾸면 현재 상태로 소선거구제에 따라 총선거를 실시하면 사회당의 퇴조는 불을 보듯 뻔한데, 그 전에 사회당을 대신할 제3극 세력을 결집해 놓자는 것이다.

야마하나 그룹은 구체적으로 옛 연립 여당에 의해 신당이 창당되는 12월 중순 사회민주주의.리버럴 세력을 규합하여 또 다른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무라야마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첫째안, 즉 사회당을 확대 재편하자고 고집하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사회당이 그때쯤 공중 분해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민당 유리…과반수 확보는 장담 못해
 새로운 보수 신당 창당, 사회당 분열을 자민당은 어떤 눈으로 지켜보는가. 38년 만의 정권 장악 실패, 수많은 탈당자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이 다음 총선거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동안 닦아온 지역 기반이 튼튼하고, 다음 총선거에 입후보할 인력이 가장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민당에서 분가한 신생당을 주축으로 한 보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 자민당이 꼭 과반수를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 자민당 정치의 대명사로 불려온 금권.파벌 정치 이미지가 아직도 유권자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자민당 집행부는 지난 8월 각 파벌 사무소를 연말까지 폐쇄하고, 정책을 논의하는 순수한 정책 집단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파벌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정치 자금 모금을 위한 파티도 자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파벌.금권 정치 이미지를 떨쳐보자는 뜻에서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 쇄신 작업만으로 자민당이 새로운 보수 신당에 압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민당이나 보수 신당의 기본 정책이 너무 대동소이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예로 신당이나 자민당 모두 개헌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신당 창당의 주역 오자와 이치로 신생당 대표간사는 얼마 전 〈산케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운 신당의 이념을 '탈 일본 사회'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본의 상식이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지 않는 현실이 문제다. 이 벽을 뛰어넘지 못하면 일본의 장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자민당이 주장하는 '적극적 국제 공헌'과 다름없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다음 총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든 새로운 보수 신당이 승리하든 한반도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계 재편을 통해 보수 양당이 세력을 확장함에 따라 총 보수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만은 분명하다.
도쿄.蔡明錫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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