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메뉴열기

시사저널

한국이 모르는 중국 · 중국인 - 婚禮와 葬禮

사회주의 정신과 전통의 부흥

김광억 객원편집위원 (서울대 교수 · 인류학) ㅣ | 승인 2006.04.28(Fri) 00:00:00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암울했던 文化大革命의 광풍이 휘몰아친 후, 위축되고 소극적인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정부는 국가에 대한 절대적은 충성심을 실현했던 군인 雷峯과 자신의 생명을 병마에 내맡긴 채 인민을 위해 봉사한 지방의 당서기 焦裕祿 등 국가적 영웅을 대대적으로 강조하면서, 새로운 중국을 위한 社會主義 精神文明 建設運動을 개진하였다. 이 마을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婚禮와 葬喪禮의 간소화 운동을 벌였다. 그 하나로 촌정부 건물에 婚禮廳을 마련하여 1월1일(원단) 5월1일(노동절) 10월1일(국경일)에 그해 결혼한 사람이 합동으로 혼례식을 거행하도록 권장하며 四柱八字를 보거나 四柱八字를 보거나 彩禮 혹은 聘金을 보내는 일을 금지하고 호화로운 잔치를 없앴다. 축의금은 2元 이내로 하고, 외부 손님을 위해서만 25元 정도 드는 요리로 10명 앉는 식탁을 5개 이내로 차린다. 축의금은 기록하거나 벽에 써 붙여서 보이게 해서는 안된다. 식장에는 一場電影一包糖 歡歡喜喜入洞房(한봉지 사탕에 한편의 영화를 대접하고, 즐겁고 즐겁게 동방화촉을 밝히자)라는 구호가 붙여진 혼례청에서 당간부의 진행으로 毛主席 어록을 복창하고 計劃生育 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선서하는 것이 정례화된 합동결혼식 과정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제 중매를 통해 선을 보고 읍내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하며, 양가 부모 친척이 만날 때마다 신랑집은 처녀집에 돈을 보내며 은밀히 算命家를 통해 사주팔자를 보고, 길일을 택해 개별적으로 집에서 혼례를 올린다. 聘金이 보통 4천元이라 하는데 실제로 텔레비전 녹음기 세탁기 냉장고 등을 장만하기 위해서는 1만~2만元이 넘는 것이 보통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붉은 색 옷을 입은 신부가 트럭이나 택시를 타고 나팔과 북으로 구성된 악대를 앞세우고 뒤에는 혼수를 실은 수레를 대동하고 신랑집에 도착하면, 골목부터 폭죽이 터지고 대문에서는 곡식알이 달린 짚묶음을 태우며 신부가 그 위로 타넘어 들어감으로써 혼례식이 시작된다. 마을 사람의 떠들썩한 관심 속에 신랑 신부는 하늘과 조상과 부모와 모든 하객을 향해 차례로 절을 한다. 그리고 마을 노인네의 안내로 사회주의 혁명정신에 충실할 것을 맹세하고 모두 즐거운 잔치를 시작한다. 신랑 신부는 술과 과자, 교자, 향과 폭죽 등을 담은 광주리를 들고 근처의 조상이 묻혀 있(다고 생각되)는 밭에 가서 조상에게 혼인 인사를 드리고 온다. 대문 지붕 위에는 벽돌 두장을 붉은 색 종이로 싸고 그 위에는 신랑 신부가 마신 작은 술잔과 젓가락 두상을 얹어 놓는다.

신부는 선글라스 기고 입장… 하객 위해 영화상영

사람들은 최고 5元가지 부조를 하는데 이를 喜儀帳에 기록하고 커다란 붉은 종이에 써서 벽에 붙인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부조 액수는 높아서 50~1백元씩 하고 형제와 乾父母는 별도로 거액의 재정 지원을 한다. 10인용 식탁을 10개씩 차리며 식탁 하나에 1백원 넘는 요리를 대접하고, 저녁에는 마을 공터에서 歌舞會를 열거나 영사기사를 불러서 전촌민에게 電影(영화)을 선물한다.

의례간소화를 위한 소위 紅白喜事 理事會는 장례에 대한 규정도 내놓고 있다. 곧 土葬을 엄금하고 火葬을 하는데 사람이 죽으면 곧장 수의를 입히고 촌정부에서 빌려주는 鐵棺에 넣어 화장장에 가서 화장한다. 그리고 동네 사람의 조문을 받고 밭에다 묻거나 공중에 뼛가루를 날리거나 한다. 다른 지역에서 온 조문객에 대해서만 간단한 식사를 대접할 수 있는데, 그것은 8인용 식탁 3개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오늘날 토장은 거의 없지만 임종에 대한 관념이 있어서 모든 친족, 즉 五服親(우리나라의 堂內親)이 다 모일 때까지 장례가 연기되기도 하며 弔花와 종이말과 종이돈, 그리고 壽衣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많은 부조가 들어오고, 그것이 마을 사람에게 전시되며 풍성한 접대가 이루어진다. 骨灰含을 묻은 지표에는 임시 봉분을 만든다. 이듬해 봄에는 자연히 없어지지만 요즈음에는 그 위에 비석을 세우는 일이 유행하고 있다. 골회함은 納骨堂에도 모셔지는데 風水思想 때문에 부모의 골회함 위치와 방향을 의도적으로 바꾸기 위해 기왕에 놓여 있는 타인의 것을 다른 데로 옮겨 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의례간소화 규정이 사문화된 작금의 분위기는 결국 의식주에 관한 기본적인 조건이 해결되면 전통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부분적으로 이용되며 일시적으로 지배되면서도, 끝내는 민중의 몫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과 국가의 지배가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민 스스로의 세계가 나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 장치란 인민에게 심리적 편안을 주는 그들의 전통을 되돌려주는 것이리라.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국제 2018.09.19 Wed
중국 ‘현대판 실크로드’ 성패의 갈림길 서다
한반도 2018.09.19 Wed
‘비핵화’ 지겹도록 말해도 강조해야 하는 이유
사회 2018.09.18 Tue
황교익
Health > LIFE 2018.09.18 Tue
경기도의료원, 최초로 수술실 CCTV 운용
사회 2018.09.18 Tue
[단독] 학교 해외여행, 최근 3년간 수백만원대 高비용만 300건 넘어
한반도 2018.09.18 Tue
[포토뉴스] 남북정상 첫 무개차 카퍼레이드
Culture > LIFE > 지역 > 영남 2018.09.18 Tue
[단독]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선 북한 배우·감독 볼 수 있을 듯
경제 2018.09.18 Tue
신장섭 “재벌이 萬惡이라는 경제민주화, 잘못됐다”
한반도 > 갤러리 > 포토뉴스 2018.09.18 Tue
[포토뉴스] 평양에 발 내딛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OPINION 2018.09.18 화
[시론] 가을 - 비엔날레의 계절
연재 > 이원혁의 ‘역사의 데자뷰’ 2018.09.18 화
일제 강점기에 근대화 이뤄졌다고? 박람회 역사가 그 답을 알고 있다
한반도 2018.09.18 화
평양 찾은 文 대통령…울음 터뜨린 北 주민과 악수
한반도 > LIFE 2018.09.18 화
외신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회담용 리트머스”
LIFE > Culture 2018.09.18 화
[동영상] 바다, ‘2018 쉘위워크’서 ‘역대급’ 공연 예고!
사회 2018.09.18 화
[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⑤] JTBC 독주 누가 막을까
사회 2018.09.18 화
[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⑥] 손석희, 14년째 언론인 1위
사회 2018.09.18 화
[2018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⑦] 손석희 “미투운동 선도, 가장 기억에 남아”
경제 > 한반도 2018.09.17 월
‘親중소기업’ 표방 文정부, 방북단은 ‘대기업’ 위주
정치 2018.09.17 월
‘미래도 미래지만…’ 靑 경제고민 현실 드러낸 방북단
연재 >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2018.09.17 월
[노혜경의 시시한 페미니즘] 사랑하니까 반대합니다
LIFE > Health 2018.09.17 월
바람만 스쳐도 고통스런 통풍···‘치맥’을 버려라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