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초청 민주당 후보 4인 대토론
  • 김재일 정치부장대우 ()
  • 승인 199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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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서울시장 나와야 한다”

사회자 :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는 언제까지 결정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조세형 : 늦어도 3월까지는 결정해야 합니다. 대통령 선거 때도 약 6개월 여유가 있었는데, 4월로 넘어가면 늦습니다. 최소한 3개월은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홍사덕 : 특별한 의견은 없습니다. 다만 당내 경선을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처럼 이벤트화하고 서울시민과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지혜만 있다면, 상당한 신축성을 두어도 무관하다고 믿습니다.

이 철 : 저도 조세형 선배 말씀에 동의하는데, 적어도 서울시장 후보의 상징성으로 볼 때 시기가 너무 짧으면 형식적인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 민자당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사회자 : 한광옥 부총재께서는 입장이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한광옥 : 다르기는 뭐…. 세 분은 출마를 선언한 분들이고 솔직하게 저는 시간을 갖고 출마를 결정하려고 하니까…(웃음). 여하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 빠른 시간 내에 우리 후보를 내자는 근본적인 취지에 대해서 이해합니다만, 선거라고 하는 것이 경쟁이므로 전략 기술이 필요합니다. 시기가 빠르면 좋지만, 민자당의 사정을 보고 우리쪽에 유리한 시점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외부 영입 땐 승복하겠다”

사회자 : 외부 영입을 한다면 승복하시겠습니까? 외부 영입을 하더라도 경선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홍사덕 : 승복하겠습니다. 제가 민간 연구소와 친구 · 후배를 동원해서 개발한 16개 선거 프로젝트를 그분에게 넘겨드리겠습니다.

한광옥 : 저도 홍의원과 같은 의견인데, 기본적으로 민주당이 97년도에 수권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이해해야 합니다. 능력과 덕망을 갖추고, 저분 정도면 승복할 수 있다, 이런 분을 영입한다면 협력해서 당선시키도록 노력해야죠.

이 철 : 인물을 비교 평가한다는 게 대단히 어렵고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원칙적인 입장에서 출중한 인물이라고 한다면 동의할 수 있습니다. 당선 가능성이 있고, 당내 개혁 및 시정 개혁을 펴나갈 수 있고, 바람직한 정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분이라면 아마 우리 당에서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거론되고 있는 분들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꼭 경선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정한 검증 절차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자 : 경선이 아닌 검증 방법이 뭡니까?

이 철 : 경선을 하자고 하면 영입 대상자가 경선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누구든지 인정할 수 있는 여론조사기관에서 정밀한 조사를 한다든가 하는 방법이 있죠.

조세형 : 훌륭한 분이 우리 당에 한 사람이라도 더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죠. 외부 영입은 어느 때라도 지극히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찬성합니다. 그런데 당의 제도도 중요한 것이어서, 당의 검증 절차를 생략할 수 없는 겁니다. 우리 민주당은 제도상 경선을 하게 돼 있습니다. 외부 영입자가 훌륭한 분이라면 우리 당 대의원들도 다들 양식이 있기 때문에 기탄없이 지지를 보내줄 겁니다. 경선에서 검증을 거치는 것 자체가 탄탄한 후보를 만들어내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겁니다.

사회자 : 당내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습니까? 또 어떤 면에서 본인이 유리하다고 보십니까? 또 한가지 동교동의 지원이 경선 승리를 위해 필수적입니까, 아니면 지원 없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세형 : 제가 경선을 꼭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나름대로 당내에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교동 관계를 물어보시는데, 김대중 선생을 말하는 겁니까, 내외연을 말하는 겁니까?

사회자 : 내외연이라고 해두죠.

조세형 : 내외연이 여기에 있는데 어떻게 얘기하나(웃음). 김대중 선생은 특정인을 지지한다기보다는 경선을 통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사람을 강력하게 지지해 주실 것이다, 이런 입장이라고 봅니다.

홍사덕 : 저는 당내에서 이길 자신이 있는가에 대한 답변을, 한국 사정에 정통한 구로다 가쓰히로씨(<산케이신문> 서울 특파원)가 어느 잡지에 썼던 것을 인용하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홍사덕의 경우에는 본선이 문제가 아니라 당내 경선이 문제다’(웃음). 그러나 대의원들이 제가 갖고 있는 세 가지 장점이란 첫째 중산층 호소력, 둘째 지역성 보완, 셋째 체력 및 돌파력입니다. 세계 3대 명시장인 루에거 빈시장이나 라구아디아 뉴욕시장 아데나워 쾰른시장 모두 야당 출신 정치인이었고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의 소유자였습니다. 저는 해병대 출신입니다.

한광옥 : 개혁과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는데, 이런 것을 해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역시 통합 조정 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양한 계층과 지역 갈등을 통합적으로 조정해 낼 수 있는 경험이 저에게는 있지 않은가, 이렇게 평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에 야당 통합을 이루어내는 데 노력했고, 그동안 당내에서 궂은 일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통합 조정 능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사회자 : 동교동 지원 관계는 어떻습니까?

한광옥 : 김대중 선생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동교동’은 부적절한 표현이고 ‘내외연’이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내외연 회원들과 상의해서 결정할 겁니다.

조세형 : 그 문제에 대해 제가 조금 추가하지요. 현재 내외연이건 어디건 당내에 여러 계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건 당권 경쟁하고 달리 경선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거든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거라는 말이죠. 어느 계파가 미는 후보가 경선에서 됐다 하면 나중에 본선거에서 어려워집니다. 계파가 공식으로 누구를 지지하는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철 : 현명한 대의원들이 바른 판단을 하리라고 봅니다.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당선 가능성입니다. 이번 선거의 특성은 우리 당의 많은 대의원들이 기초 자치 선거에 함께 출마한다는 점입니다. 그 분들도 어떤 시장 후보가 나서야 선거에 좋은 영향을 받을지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도덕적 삶을 살아왔고, 정치적으로 올바른 길을 걸어왔고, 개혁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런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제가 많은 표를 받지 않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사회자 : 동교동이나 내외연의 지원 없이도 경선에서 자신이 있습니까?

이 철 : 민주당 누구든지 후광 선생의 후광과 유산을 다 받고 있습니다. 그 정치적 유산은 대단히 크고 자랑스러운 겁니다. 그러나 동교동이 특정 후보를 지원할 수 없는 겁니다.

조세형 : 홍의원은 체력이 좋고, 이의원은 개혁 이미지가 있고, 한의원은 통합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가만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부득이 한 말 해야겠네요(웃음). 저한테는 많은 국민들이 안정감과 온건한 이미지와 신뢰감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점이 화려하지는 않아도 큰 득표력으로 작용할 겁니다. 저는 스스로 온건한 개혁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마지막 인물 평가에서 그런 점을 볼 겁니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갖는 지지층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저는 거기다가 지식인층과 온건한 중장년층의 지지도 더 보탤 수 있습니다.

사회자 : 왜 본인이 민선 서울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세형 : 새롭게 시작해야죠. 건국 이후 계속 같은 사람들 손에 의해, 정권이 그랬듯이 서울시장도 그래 왔기 때문에 개혁적인 차원의 수술이 필요합니다. 그런 새로운 과업을 새로운 기수, 새로운 정당이 맡아서 해야 할 당위성이 엄연히 있는 겁니다. 그렇게 본다면 여기 있는 사람 중 누구든지 맡아서 할 여건이 충분히 된다고 봅니다. 다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한광옥 : 작년에 한 일간지가 서울 시민의 의식 구조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 보면 서울 시민의 87%가 서울을 떠나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교통난, 대기오염, 민생치안 악화, 성수대교 붕괴, 지방세 횡령 사건 등은 서울 시민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잘 보여주는 겁니다. 그렇다면 행정 경험도 중요하지만 개혁 의지가 더 중요합니다. 현재의 관료 체제로는 안됩니다. 국제화 · 지방화 시대에 걸맞게 봉사 · 희생하는 공무원을 도저히 만들 수가 없습니다. 이런 공무원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역시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려면 통합 조정 능력이 역시 중요합니다.

홍사덕 : 민자당에서 서울시장이 나오면 임명직 시장을 뒀을 때 하고 달라지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임명직 시장을 뒀을 때 서울시가 얼마나 엉망이 되었는지는 이미 충분히 검증됐습니다. 반드시 야당에서 서울시장이 나와야 하고, 저는 이미 10년 전부터 서울 시장으로서의 꿈을 가꾸어 왔습니다.

이 철 : 지방자치가 출발할 때는 특히 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시민들이 바라는 시장 자질과 전문가들이 바라는 시장 자질을 보면, 첫째 분권에 대한 신념과 확신, 둘째 시정을 개혁하겠다는 뚜렷한 목표의식과 추진력, 셋째 그 추진의 원동력인 도덕성과 깨끗한 이미지, 넷째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동원 능력, 다섯째 주민을 통합하는 용기와 소신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종합해서 본다면 과연 어떤 후보가 가장 적합한가를 시민들이 잘 판단할 걸로 생각합니다.

사회자 : 본인의 대중성과 본선 득표력에 대해서 평가해 주시죠.

홍사덕 :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입후보가 가능한 사람들 가운데 저를 따돌린 사람은 박찬종 의원뿐입니다. 당선 가능성에 주목해서 후보를 고른다고 한다면 제가 대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저한테는 세 가지 비밀 병기가 있습니다. 첫째, 서울시내 택시기사분들이 있습니다. 낭인 시절 라디오칼럼을 할 때 저를 지지하게 된 분들입니다. 둘째, 해병대 예비역 가족들입니다. 제 자식도 현재 현역으로 연평도에서 복무중입니다만, 해병대 가족들이 얼마나 위력적인지는 제가 잘 알고 있어요. 셋째, 서울 시내에 골고루 퍼져 있는 세탁소 가족들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세탁소집 아들입니다.

조세형 : 대중성과 인기는 지속성에 문제가 있어요. 겉으로 드러난 인기와 득표력에는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투표소에서 표를 찍을 때 어떤 요소로 결정을 하느냐, 지금 선거제도의 큰 흐름은 역시 정당 공천입니다. 박찬종씨가 나온다고 하지만 그렇게 위력적이지는 않다고 봅니다. 결국은 양대당 후보끼리 관문을 거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저도 지지자를 폭넓게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민주당 의원들한테 어느 신문사가 조사했더니 제가 25%로 압도적 1위로 됐습니다. 저는 착실하게 인기를 유지하면서 앞으로 공천을 받아서 무대에 올라갔을 때, 또 텔레비전 토론에서 충분히 이겨낼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것은 득표력인데, 득표에서는 서울에 있는 민주당 지지층과 저를 지지하는 온건 지식층을 폭넓게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이 철 : 인기와 대중성은 축소지향성이 강합니다. 감각적 연출을 통한 인기는 무한한 축소의 가능성만 있다. 대신 저같은 경우는 무한한 확장의 가능성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통 야당의 올바른 길만 지켜왔고, 2·12 총선의 신화를 창조했고, 야당 통합을 이루어낸 추진력과 호응도를 볼 때, 저는 선전할 광맥들만 있으며 상대방 공격으로부터 무한히 자유롭습니다. 특히 20대 30대 젊은 층과 지식인들은 변화와 개혁을 바라고 있고, 제가 이런 여망을 표로 끌어내는 데 가장 적합하고 가장 앞서있는 후보라고 봅니다.

 

“행정 경험 강조하는 것은 여당의 술책”

한광옥 : 원래 저는 목수가 집을 짓는 심정으로 일을 해왔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비판만 하다가 행정기관의 장이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 점에서 보완할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시민들에게 비치는 모습이, 믿음직하다고 그래요. 일을 맡겨볼만하다고 얘기도 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여성들로부터 지지도 받고 있고, 다양한 층을 골고루 확보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학생 운동 할 때부터 결심한 것을 반드시 실천하고 마는 결단력도 있고,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는 현장정치 현장행정을 강조하는데도 열심이었고, 그런 점에서 시민과 가까이하는 친화력이 있다고 봅니다. 몸도 상당히 건강하구요. 제가 축구를 비롯해서 안해본 구기 종목이 없어요. 체력이 좋기 때문에 봉사행정에도 적합하죠. 그래서 전반적으로 고르게 득표할 수 있습니다.

사회자 :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행정 경험이 없습니다. 여론조사에는 행정 경험자가 시장  적임자로 나타나고 있고, 행정 경험 미숙이 중산층 불안 요인이기도 합니다.

조세형 : 그건 제가 얘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자치단체장은 행정가가 맡을 자리다, 여당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데마고그입니다. 자치단체장은 엄청난 정치 역량과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어요. 서울시장이 갖춰야 할 능력에 대해서 다섯 가지 정도 큰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여론을 수렴해서 스스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 둘째,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 셋째, 도덕적인 깨끗함. 넷째, 국제적 감각. 다섯째, 경영 능력입니다. 개척적이고 창조적인 분권 정부를 끌고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죠.

홍사덕 : 두 가지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세계 3대 명시장이 모두 야당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둘째,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사덕은 행정 경험이 가장 출중하다고 일컬어졌던 전직 총리를 앞질렀습니다.

이 철 : 행정 경험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반분권적이고 반자치적인 발상입니다. 관료적 사고가 숨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지금까지 관료 중심의 시장 체제를 우리가 경험해 왔습니다. 그 결과가 과연 자치시대에 맞는 것인가, 지금까지 잘 되어 왔는가, 앞으로도 맞을 것인가 의문입니다. 시정을 바로잡아 나가는 정치적 안목이 더욱 중요합니다.

한광옥 : 여권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데 선거의 형태를 빌려서 임명제 식의 시장을 앉히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거기에 국민들이 속아 넘어가는 측면이 있고요. 행정 경험이 있는 사람은 부시장 정도면 됩니다. 행정 경험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력을 겸비해야 합니다.

사회자 : 지금 서울시장이라면 가장 먼저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조세형 : 양쪽으로 나눠서 봐야 합니다. 하나는 기본적인 틀을 짜는 자치시대이니까, 참여의 자치 정치 그런 쪽으로 할 겁니다. 아직 기안입니다만 100인 여성위원회 같은 걸 구성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참여의 틀을 짜는 그런 문제이지요. 예전에는 서울이 작고 특징적이었는데 현재 서울시는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서울 하면 ‘이거다’하고 떠오르는 것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과거에 대한 재고 조사가 있어야 합니다. 부패의 먹이사슬을 방지하는 것이죠. 이런 걸 해놓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아 가야 한다고 봅니다. 작년 9월에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런 걸 다 묶어서 ‘건강한 서울’ 쪽으로 가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홍사덕 : 저는 16개 프로젝트 가운데 다섯 가지를 5대 구상으로 정리했습니다. 첫째는, 외곽순환도로와 격자형 시내고속도로 건설로 자동차 체증을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둘째는, 서울시의회와 협력해서 자동차 매연 기준 독자 조례를 제정하겠습니다. 이는 LA시의 전례를 참조한 것입니다. 셋째로는, 싱가포르나 홍콩 식으로 고층 아파트형 공장을 대량 공급해서 무공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키고 고급 일자리를 대량 창출하겠다는 겁니다. 넷째로는, 하수처리장을 표준화하고 한강 상수원 오염을 해결할 겁니다. 다섯째, 부정부패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겠습니다. 이것들은 연구기관의 자문을 받아서 프로젝트를 완성해 놓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재정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이 철 : 교통 · 환경 · 상하수도 · 교육 문제 등에 대해서 자문교수단 백여 명과 전문가 백여 명 양쪽 그룹이 중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공약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아마 여야 간에 큰 차별성을 찾기가 어려울 겁니다. 일정한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과연 이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 개혁할 것이냐, 이게 중요합니다.

 

“야당 시장 나와도 대통령과 마찰 없다”

한광옥 : 제 구상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지방분권 작업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있는 업무를 보면 약 70%가 국가 업무이고 15%가 중앙 정부의 위임 업무, 나머지 15%가 고유 업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완전한 지방자치 실현은 어려운 게 아닌가 생각하고, 바로 이 점부터 변화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 야당 시장이 됐을 때 중앙 정부와 상당한 마찰과 갈등이 예상됩니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입니까?

홍사덕 : 마찰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민자당이 만들어낸 잘못된 미신입니다. 서울시장의 업무 내용을 보면 그럴 여지가 거의 없거나, 정치력 있는 시장이면 얼마든지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자당이 조작해낸 마찰이나 충돌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한광옥 :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고 행정 수반이고, 서울시장은 또 나름대로의 권한과 의무가 있습니다. 제도로써 운영되는 것이지 여당이나 야당 같은 정당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서울시장을 자꾸 정치적으로만 해석하는데 서울시 행정의 책임자로서 평가해야 합니다.

조세형 : 야당 시장이 나오면 마찰이 발생하리라는 게 비정상적 발상입니다. 부부가 성별이 다르다고 마찰을 빚습니까? 남자들만 둘이 살아야 한다, 똑같은 종류만 둘이 살아야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돼요.

이 철 : 선출직이 중앙과 갈등한다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발상입니다. 현재 선출직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심각한 갈등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본권을 위한 논의와 협의는 계속되어야 할 겁니다.

사회자 : 모두 건투하시기 바랍니다. 장시간 토론에 참여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정리 · 吳民秀 기자

 

정치권이 선거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선거 출정식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통합전당대회가 2월24일 막을 내림과 동시에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민주당내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때마침 여권은 지방자치 선거 형태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기초 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 후보의 정당 공천 배제 방침을 들고 나와 한바탕 파란이 예상된다.<시사저널>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상 토론회를 마련해 각자의 구상과 출마의 변을 들어 보았다.

●일시 : 95년2월25일 오전 10시

●장소 : <시사저널>9층 회의실

●참석자 : 조세형 민주당 부총재

한광옥 민주당 부총재

홍사덕 민주당 국회의원

이 철 민주당 국회의원

사회 : 김재일<시사저널>정치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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