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언론의 족보 《한국언론사》
  • 이문재 기자 ()
  • 승인 199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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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晉錫 교수 지음

 88년 6공화국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환경을 맞고 있는 한국 언론은 신문 방송 잡지의 잇따른 등장과 신문 증면으로 표출되고 있는 ‘자유경쟁 체제’ 돌입, 뉴미디어 시대 개막 등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띠면서 과도기적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한국 언론상황은 보도 영역의 확대와 자율성의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지나친 상업?경쟁주의가 낳고 있는 윤리의식 부재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鄭晋錫 교수(신문방송학)의 《한국언론사》(나남)는 한국근대언론사를 통해 언론의 ‘진화과정’을 밝히고 있다. 저자의 관심대상은 정치제도로서의 언론, 사회 경제적 수단으로서의 언론, 그리고 문화현상으로서의 언론, 언론과 광고, 해외에서 발행되는 한국어신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저자는 1883년에 창간된 <한성순보>를 기점으로 근대한국언론사를 시작하지만, 조선시대에 존재했던 <朝報>등 근대언론 이전의 뉴스전달매체도 개괄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언론사를 근대신문의 출현, 민족지와 친일지의 대립, 좌우익지의 대립 그리고 언론의 카르텔화 등 모두 10기로 나누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1883년부터 1944년까지만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언론단체가 일제의 언론탄압에 맞서며 치열한 항일논조를 보인 ‘민간지 재생과 항일기’(1920~1930) 같은 부분이나, ‘동아와 조선의 갈등’(1933~1944), 잡지에 대한 배려, 만주의 한국어 언론에 대한 연구 등은 의미 있는 성과로 보인다. 일제하 언론(인)의 저항의 역사와 그 정신은 통일을 바라보는 오늘의 언론 현실과 유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해외교포 언론은 통일 이후의 민족국가를 전망할 때 소홀히 할 수 없는 연구영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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