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2락’ 속 홍보대행사 성업
  • 변창섭 기자 ()
  • 승인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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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당2락. 금권정치는 일본이나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만에서는 12월19일 입법원 의원선거를 앞두고 과거 어느 때 보다 금권선거가 춤추고 있다. 후보들은 우리 돈으로 최소 3억원 (이하 화패단위는 한국 '원화'로 환산한 것임)은 써야 당선권에 들어설 수 있으며, 2억원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는 얘기가 대만의 여기저기서 나돈다.  그래서 3당2락이다. 

 선거관리위원화가 책정한 법정 선거비용은 지역에 따라 최저 5천만원에서 최고 2억 원이다. 그러나 후보들이 설제로 쓰는 비용은 이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후보들이 유권 자에 뿌린 돈은 유권자 1인당 정균 1만2천5백원. 그러나 경합지역에서는 그 두배를 뿌렸을 것으로 선거관리들은 추정한다. 

 재미있는 것은 후보들이 선거비용의 70%를 자기를 뽑아줄 주민이 아니라 주민의 투표행위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선 지역유지에게 뿌린다는 점이다. 지역유지를 초청해 향응을 베푸는 것은 물론 돈봉투나 선물까지 돌린다. 물론 이런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음성적으로 이뤄진다. 

'가난한 후보' 대행사로 몰려

 3개 공영 텔레비전 방송국은 선거와 관련한 홍보광고를 받지 않기 때문에 후보들은 신문광고를 이용한다. 현재 광고단가는 반쪽 광고에 6백75만원이다. 그러나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두배로 오르리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선거자금이 넉넉하지 못한 후보들은 신문광고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유권자에게 호소하기 위해 홍보 대행사를 찾는다. 현재 대만에서 가장 성업중인 대행사는 '승리홍보자문사'이다. 전직 정치인 제임스 후씨가 3년 전에 문을 연 이 회사는 이번 선거에 나선 국민당 후보 중 18명으로부터 선거운동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가운데 7명의 선거홍보를 대행하고 있다.

 대행사를 이용하면 후보들은 비용도 절약할 수 있고 다른 후보와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할 수 있다. 대행사측은 특정 후보의 이미지 효과를 극대화해 이를 지역구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법을 쓴다. 대행사는 최장 4개월 동안 홍보대행을 해주는 대가로 2천5백만원을 받는다.

 대행사는 유권자들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우편물이나 광고에 대행료의 50%를 쓴다. 특히 전국적으로 10% 가까이 되는 부동표(대부분 젊은 유권자)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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