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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산 관광’은 아직 이른 春夢

김춘옥 국제부장 ㅣ 승인 1992.03.26(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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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 중턱에 위치한 기차역에서 내려 5분 남짓, 북한이 자랑하는 등산전차를 타고 천지까지 올라 '백두산 영봉에 태극기 날리고‘, 등석봉 세존봉 천선대 구룡연을 거쳐 새로 포장된 10여㎞를 걸어 만물상에 올라가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한‘ 1만2천봉 금강산을 감상한다. 그것도 강원도 어디쯤에선가 배를 타고 북한 어느 곳쯤에선가 내리는 단거리를 이용해 북한의 ’외화벌이‘에 한몫해주는 관광. 남한 주민 누구라도 한번쯤은 신청할 충동이 생길 법하기에 북한관광은 일단 실현만 되면 수십만명정도가 신청할 것으로 관광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꿈같은 이야기는 당분간 꿈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일 금강산국제그룹의 朴敬允 대표는 일본 도쿄에서 북한이 5월1일부터 백두산과 금강산을 남한 관광객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박대표는 한국 내의 5개 관광회사가 모집한 관광객에 대한 북한 비자발급은 금강산국제그룹의 한국 현지법인이 설립될 때까지 계열사인 금강산국제관광(도쿄 주재)이 대행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소개했다.

 그러나 북한관광이라는 매력적인 상품을 독점한 롯데 세일 천지 한주 한진 5개 여행사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박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통일원 당국자는 “관광교류같은 대규모 인적 교류는 남북한의 책임있는 당국자간에 사전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한 관광개방과 금강산 공동개발 사안은 우리 정부가 선 교류협력, 후 정치군사문제 해결을 남북관계 개선의 대원칙으로 삼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당국자가 아닌 민간인 박대표의 입을 통해 나왔다 하더라도, 또 백두산과 금강산관광에만 국한된다 하더라도 이같은 북한의 결정은 과감해 보이기조차한다. 북한이 실제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한 국민에게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일인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이같은 점을 북한이 노리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핵문제로 남북관계가 냉각돼 있는 시기에 북한측이 이같은 제안을 한 것은 핵문제를 너무 앞세워 순수한 민간관광조차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 남한 당국이라는 여론을 남한 국민 사이에 일으키려는 저의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남한 주민의 북한관광을 우리 정부가 불쾌해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남한 주민의 북한 관광사업을 맡고 있는 박씨는 우리 정부가 극히 싫어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남북한 쌀 직교역을 추진했던 박씨가 “우리 돈을 20억원이나 떼어먹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박씨는 “남쪽 정부에 배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핵문제가 결판나고 7차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5월이 오면 상황이 바뀔지도 모르니 일반시민으로서는 정부의 말대로 아직은 꿈이나 꾸고 있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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