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만나는 창작극 올린다.
  • 성우제 기자 ()
  • 승인 2006.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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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출가 文昊瑾씨(46)가 4년 만에 새로운 창작 음악극을 무대에 올린다. 지난 87년과 88년 <우리들의 사랑> <구로동 연가>를 잇달아 발표해 “한국적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들은 바 있는 문씨는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4년간 작품을 쉬었다”고 말했다. 두 작품은 당시 서울대 음대 교수였던 이건용씨와 작곡가 강준일씨, 국립국악원 연주원 김철호씨가 음악을 맡았고, 대본은 문호근씨와 원창연씨가 공동으로 창작했다. 서울대 성악과 학생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이 무대에 선이 작품들은 뒷골목 주먹세계와 노동자의 사랑 이야기를 내용으로 담았다.

   “우리의 현실을 정직하게 담은 창작극의 부재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고 문씨는 말했다. 음악극은 해설의 여유를 주지 않고 춤과 음악만으로 진행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예술 분야보다 풍속의 영향을 많이 받게 마련이다. 문씨는 “형식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지향점이 어디에 있느냐가 문제이다. 지금 한국 뮤지컬은 기본 철학 없이 외국 것을 마구 받아들이기 때문에 한걸음 더 나갈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 뮤지컬을 비판했다.

   그는 기계화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극장문화의 중요성이 더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음악극은 음악 춤 조명 등 모든 것이 다 모여 있기 때문에 그만큼 ‘화력’이 세다. 연극은 클라이막스에서 가슴 에이는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음악극은 관객이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감동시킬 무기가 많다.”

  4년 간의 정리 기간을 거쳐 무기를 새롭게 손질한 문씨의 새 음악극에는 80년대의 시문학 성과가 담긴다. “민족화해와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그 성과가 엄청나지만, 그것이 활자에만 갇혀 대중과 접촉을 하지 못하고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문씨는 그 이유를 밝혔다. 음악은 이건용·강준일 씨가 다시 맡는다. 문씨의 작품은 3월에 시연회를 갖고, 올 6월경 무대에 오른다.

   독일에서 오페라를 공부한 문씨는 84년 귀국 후 서울시립오페라단 창단 기획위원을 맡았고, 여러 편의 오페라와 연극·뮤지컬을 연출했다. 86년 한국음악극연구소 설립 후에는 노래판굿 꽃다지 등 대형 노래극을 연출했으며, 지금은 민예총의 문예아카데미에서 ‘오페라 감상’ ‘연출’ 코스를 열어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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