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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잔인한 감량'으로 몸살

인원 감축· 기구 대폭 축소…무리한‘세 불리기?? 후유증

서명숙 기자 ㅣ 승인 2006.05.04(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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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 경기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기 전 체중감량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무제한급 경기인 대통령선거전을 치르는 정당의 경우는 정반대다. 선거전을 치를 때까지 세불리기에 주력하다가 선거전이 끝나면 이른바 ‘체제정비????조직정비??으로 조직의 군살을 빼기 시작한다.

그 가운데서도 국민당은 체중감량의 고통을 가장 극심하게 치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제3당으로서 민자·민주당에 맞서 선거전을 치르기 위해 대선 기간에 기구 팽창·인력 스카웃 등으로 워낙 몸무게를 불려 놓았기 때문에, 군살이 가장 많고 그에 따른 몸살 역시 심하게 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민당의 체중조절 작업이 시작된 것은 대선 직후부터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당의 주요관계자들은 일제히 “전시체제에서 평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체제정비는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2백37개 지구당 위원장에 대한 일괄 사퇴서 제출 요구가 그 첫 신호탄이었다. 군살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鄭周永대표가 일본에 머무는 동안이다. 설날을 전후해 중앙당사 규모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대규모 이사가 이뤄진 데 이어, 지난달 26일 국민당 당무회의는 대선을 치르면서 팽창한 당 기구의 통폐합을 골자로 하는 당체제 정비안을 추인했다. 이 체제 정비안에 따라 당 사무처의 경우 부총장 3인 체제를 2인 체제로, 2실 1단(특별지원단) 15개국은 2실 1단 11개국으로 축소했다. 대표 직속인 상설 일반위원회도 7개에서 6개로 줄이면서, 그중 정치연수원은 사무총장 직속 기구로 위상을 한단계 낮추었다.  또한 각 계층과 이익집단에 대한 득표전략으로 설치했던 17개 특별위원회의 경우 노인대책특별위, 고엽제피해자보상위 같은 7개 위원회를 줄여 10개 위원회로 통폐합했다.

공채 엘리트 처리 놓고 고심

기구 통폐합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보인 분야는 종교국과 여성위원회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유교 및 기타 종교를 관장하는 5실 규모로 민자당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했던 종교국은 문화종교국으로 통폐합됐다. 여성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정당임을 강조하라는 정대표의 특명으로 외부 인사를 끌어들이며 당내 위상이 격상됐던 여성위원회는 한단계 낮은 여성국으로 재조정췄다. 조직국은 편제는 그대로이지만 실무요원 수는 절반 이상 줄었다.‘국민당의 심장부??임을 자랑하던 정책위원회도 7실 규모에서 3실로 축소 ? 통폐합됐다.

이런 조직정비 과정을 통해 중앙당은 3백 70여명에 달하던 실무자를 1백50명 수준으로 줄였다. 이 가운데 현대그룹 출신들은 본인 희망에 따라 ‘원대 복귀??했지만, 특별위원회 등에 몸담았던 ??외인부대??출신 실무자들은 ??적절한 시기에 다시 부르겠다??는 말만 듣고 물러났다. 당 사무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인원 감축을 통해 당 운영경비 가운데 인건비 6억원을 절감하게 줬다??고 귀띔했다.

사람과 기구가 줄어듦에 따라 중앙당사 규모도 대폭 축소 조정됐다. 국민당은 광화문에 있는 16층짜리 옛 현대그룹 본사 건물 전체를 당사로 사용해왔지만, 기구 축소와 통폐합에 따라 10층부터 16층까지만 쓰기로 했다.

국민당의 ‘다이어트??과정에서 당 관계자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한 대목은 총선 전후에 수혈된 공채 출신 전문위원에 대한 처리 문제다. 23명에 이르는 전문위원은 ??정책정당??을 표방하는 국민당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국민당 문을 두드린 엘리트들이다. 국책연구소나 각 대학 연구소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민주당 전문위원 출신도 더러 있다.

金孝榮사무총장은 “대선후 체제정비는 불가피한 일이지만 동지들을 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상황이 정말 안타깝다. 공채 출신들은 공당의 신용을 감안해서라도 가능한 한 그대로 구제하는 쪽으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당의 체중조절은 대선 과정에서 무리한 세불리기를 감안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대선 이후 누누히 밝혀온 ‘정책정당으로 거듭나기??와 걸맞지 않는 무원칙한 조직개편과 감량이 이뤄진다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재벌 정당의 속성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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