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살인자들로 골머리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8.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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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한주

미국
10대 살인자들로 골머리

 미국 사회가 학교 총기 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5월21일 오리건 주 스프링필드 서스턴 고교 구내 식당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 날 15세 범인은 총을 세 자루나 들고 구내 식당에 모여 있던 학생 수백명을 마구 쏘아, 2명을 죽이고 22명을 다치게 했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전문가들은 이제 학교 총기 사고가 평소 원한관계이던 한두 사람을 쏘는 방식이 아니라, 영화 정면처럼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무차별로 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총기 사고를 저지르는 어린 학생들이 영화에서 배운 장면을 단순히 실제 행동에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특히 요즘 학생일수록 인명을 파리 죽이듯 하는 폭력 영화와 비디오게임을 보고 자라기 때문에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이전 세대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총기를 사용하다가 검거된 학생 대부분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총을 쏠 때 게임할 때의 짜릿함을 느꼈다’라고 진술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에도 학교내 총기 사건이 4건이나 있었다. 올해 들어 일어난 가장 끔찍한 사고는 3월 24일 아칸소 주에서 11세 소년과 14세 소년이 학생 4명과 교사 1명을 죽이고 10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총기 사고는 5월 들어서도 그치지 않았다. 5월19일에는 테네시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1명이 숨졌고. 21일에는 서버번 휴스턴 고등학교에서 15세 여학생이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영국
남자도 육아 휴가 간다

 5월21일 영국 노동당 정부는 노동조합 인정 조건을 완화하고, 남편도 육아 휴가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노동자권리보호선언을 발표했다. 이 선언은 시간제 노동자 수백만명에게 정규 사원과 똑같은 권리를 주고, 부당 해고당했을 경우 2년 뒤에 제소할 수 있던 것을 1년 앞당겼다.

 또 sh동자 남편은 아내가 출산하면 3개월 동안 무급 육아 휴가를 갈 수 있으며, 종업원 50% 이상이 단일 노조원일 경우 자동으로 노조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종업원 20명 미만일 경우 예외). 투표자 과반수 또는 전체 종업원 40% 이상이 찬성할 경우 사용자는 무조건 노조를 인정하도록 했다.

 대처 전 총리는 집권 18년 동안에 노조원 숫자를 1천2백만명에서 6백60만명으로 줄이는 등 노동자 권리를 크게 축소했다. 여기에 견주면 이번 선언은 획기적인 조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인 조건부 노조 인정안에는 노사 모두가 반대하고 있다.

헝가리
34세 총리 탄생할까

 5월24일 끝난 헝가리 총선에서 중도 우파 청년민주동맹이 집권 사회당(공산당 후신)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에 따라 이 당을 이끌어 온 빅토르 오르반(34)이 총리 후보 1순위에 올랐다. 그가 다른 보수파 정당의 지지를 얻는다면 무난히 헝가리 총리가 될 전망이다.

 헝가리 중부 세케슈페헤르바르에서 태어난 오르반은 88년 부다페스트의 반체제 대학생들이 만든 청년민주동맹 창립 회원이다. 그는 운동권 대학생 중에서는 최초로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주장해 공산 정권으로부터 감시와 박해를 받기도 했다. 그가 국제 무대에 알려진 것은 89년 반소련 봉기 때이다. 그는 공개 연사로 나서 소련군 철수와 다당제 총선을 요구했다.

 그후 영국 옥스퍼드 대학 대학원에 유학해 정치철학을 공부하다가, 공산주의 붕괴 이후 첫 총선에 나서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해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30·40대 젊은 정치 지도자가 떠오르는 현상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빅토르 오르반이 30대 총리가 된다면 동유럽에도 젊은 지도자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란
신경 가스 생산 노린 ‘금지된 거래’

 이란이 치명적인 신경 가스를 만들 수 있는 금지된 화학 물질 5백t을 중국의 지노켐 기구가 지난 4월 타결한 것으로 알려진 이 거래는, 이란이 화학무기금지협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란은 이미 화학무기금지협정에 서명했다.

 이 화학 물질은 사람을 수초 안에 사망시킬 수 있는 독물인 VX와 같은 화학 물질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비밀 거래 덕분에 중국 고위 군부 인사들이 이란을 방문해 1급 비밀 군사 시설들을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원래 인도와 금지 화학물질을 거래했으나, 들통이 나자 중국 쪽으로 거래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崔寧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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