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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영화’에도 역사는 숨어 있다

이재광 · 김진희 지음 <영화로 쓰는 세계 경제사>

노순동 기자 ㅣ soon@sisapress.com | 승인 1999.09.30(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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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영화도, 좋은 교재가 된다.’
 부부 역사학자인 이재광 · 김진희 씨가 함께 쓴 <영어로 쓰는 세계 경제사> <영화로 쓰는 20세기 세계 경제사>(한국 역사문화연구소 헤윰 펴냄)는, 영화를 통해 15~20세게 세계사를 타루면서 이런 관점을 취했다.

 이 책들은, 전문가가 쓴 대중 교양서다운 미덕을 두루 갖추고 있다. 쉽게 읽히면서 유익하다. 이재광씨는 울산 영산대학교에서 영화론을, 고려대 사회학과에서는 동아시아발전론을 강의하고 있다. 김진희씨는 한림대에서 영화를 통한 역사 강의를 한다.

 김진희씨는 뉴욕 주립 대학에서 미국 노동사를 공부하면서 영화활용교육(MIE)에 눈을 떴다. 그는 “영화가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데 유용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 훌륭한 교재가 된다”라고 말한다. 왜곡이 생긴 경우에도 그 이유를 따져 보면 흥미로운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떠오르는 태양>에서는 경제 대국으로 떠오른 일본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역사 알아야 영화가 보인다
 그래서 두 사람은 공들여 세계 정세에 관한 정보와 분석을 빼곡히 적어놓았다. 역사를 알아야 감독의 관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며, 왜곡된 관점을 택하게 만든 사회 심리까지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동안 역사학자와 영화인의 관계는 ‘귀머거리의 대화’라고 불릴 정도로 소원했다. 두 사람이 보기에도 영화가 흡족한 기록물은 아니다. 만약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왜곡과 비약에만 눈이 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씨는 대중 예술인 영화의 생리를 감안했다. 어차피 대중 예술이란, 관객이 쉽게 동화할 수 있도록 특정 인물을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성에 갇히지 않고 본질적인 성찰에 도달한 작품을 만나면 더욱 반갑다. 이씨는 그 예로 스텐리 큐브릭의 <영광의 길>을 꼽았다. 전쟁이 지배 계층의 이익을 위한 정치적 수단일 뿐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탁월한 반전 영화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읽기는 쉽지만 쓰기는 어려운’ 전문 교양서에 단단히 발목이 잡힌 기색이다. ‘눈높이 글쓰기’가 쉽지 않았던 데닥가, 보수적인 학계 풍토 탓에 첫 저서를 대중서로 기획하는 데도 결단이 요구되었다. 그 때문에 두 사람은 중매쟁이였던 영화를 둘러싸고 티격태격 싸우곤 하였다. 하지만 서점에 나온 책을 보니 그간의 고통이 아득한 옛일 같다. 내친 김에 두 사람은 세계 노동사와 여성사를 함께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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