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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우주론의 서사적 도전

김용구(언론인·본지칼럼니스트) ㅣ 승인 1991.07.11(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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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에는 시원한 밤하늘에 끌리게 된다. 높은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나 달을 쳐다보다가 어쩌다 흐르는 별이라도 만나면 여러 상념에 빠지곤 한다. "유월 보름에/아아 흐르는 별빛 같고나/못 잊을 님을/ 제각금 쫓는도다/아아 동동다리," 고려가사 (동동)이 읖조리 듯, 이런 일은 언제 어디라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려는 공통의 체험이다. 천문학에는 무언지 시적이고 감성을 드는 불가사의한 매력이 있다. 영국 천체물리학자 5. 호킹은 어디선가 말했다 . 열두살 때인 것 같다. 자정이 지난 시각에 그는 급히 귀가하던 중 이었다. 가로등은 모두 꺼졌는데 지금껏 보지 못한 별하늘을 보았다. 아름다운 별하늘이었다. 은하가 번쩍이는 띠처럼 하늘에 펼쳐 있었다. 1인상이 남아서 우주에 흥미를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

 현대 우주론의 진전에 힘입어 우주론 붐이 국제적으로 일고 있다. 땅 위에서 일어나는 관촌의 실망,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미, 도덕의 타락, 세기말의 불안 속에서 어쩌면 현대인은 천상의 진리탐구에서 그의 아름다운 의미를 확인해보려는 것일까. 2쓿군를 발견한 미국 이론물리학자 5.와인버그는 말한다. 그가 알고 싶은 것은 입자 자체가 아니라 바위 나무 별 등 삼라만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하늘은 왜 파란가, 풀과 나무는 왜 푸른가, 그리고 우주는 왜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이린 것이야말로 그가 진정으로 알고 싶은 것이라고.

"우주론은 인간의 근원적 존재를 묻는 철학"
인류가 지적 호기심에서 자연에는 질서가 있고, 별이나 달의운동을 지배하는 법칙이 있음을 알게된 것이 천문학의, 아니 지적 진화의 여명이었다. 현대 우주론상 일대 분수령은 1965년의3K우주배경방사 발견이라는 데 우주론 개척자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두 미국 전파과학자들 A.펜지아스와 R.월슨이 우연히 우주의 모든 방향으로부터 오는 똘◎켬트 3K의 잡음에서 발견한 것 . 이로써 우주론은 실험과학으로 자립하게 된다.

 그 이전에도 물론 천문학자와 물리학자가 우주론에 홍미를 가졌지만, 너무 思꾼또이고 실험으로 검증하기 어려워서 엄밀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말하자면 우주론은 과학자에게 금단의 과실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우주론은 우주의 기원, 어떻게 우주가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가, 그리고 우주의 미래를 밝히려는 학문이다. 그 방법으로는 이론구축과 관측실험이 있다. 이론과 실험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이론가가 예상을 세우고 실험가가 그 진위를 확인하는 게 보통이나 절차가 반대일 수도 있다. 어TA든 이론이 틀릴 수도 있고 실험이 틀릴 수도 있다.

 현대 우주론 개척자의 한 사람인 소련계 미국 물리학자 A.빌렌킨은 말한다. "우리는 물리학의 법칙에 근거하여 발견하고 관측할 수 있는 영역에서만 실험을 한다. 이 법칙의 수학적 계산은 우리가 결코 실험해보일 수 없는 영역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주연구는 큰 진전을 보았다. 70년대의 블랙홀, 70년대 후기부터 통일이론과 소립자우주론, 80년대의 대구조의관측 둥 눈부신 성황을 이루었다.

 현대 우주론의 첨단에서는 한국인에게도 친근한 영국 천체물리학자 호킹이 활약하고 있다. 그는 60년대 후반 우주의 기원에 관한 '특이점(singularity)춧팻'를 발표했는데, 쉽게 말하여 상대성이론을 대폭발(빅뱅)이론에 맞춰 계산하면 필연적으로 우주는 특이점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 그는 블랙홀을 양자역학으로 푼다. 그리하여 블랙흘은 광선까지도 빼놓지 않고 흡인하는 우주의 허무일 뿐 아니라 물질과 에너지를 방출하여 마침내 대폭발을 일으킴으로써 스스로 소멸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 이론은 호킹의 가장 탁월한 업적으로 널리 인정된다. 이제 그의 새로운 관심은 양자중력이론의 완성이다. 양자론과 상대론의 최종적 결합을 꾀하는 일대서사적 도전이다.

 현대우주론의 이채는 중국 천체물리학자 方떨초이다. 현대우주론은 동서사상을 빌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고, 노자 』도덕경)의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을 셋을 낳고, 셋은 만물을 낳는다"는 말에서 어떻게 무존재에서 존재가 나왔는가를 주제화한다. 그는 일본천체물리학자 사토 후미다카와 공동으로 다중연결 우주설을 제창한다 . 한마디로 도넛처럼 구멍이 뚫린 공간을 다중연결의 공간이라 부른다.

 옛날 杞나라 사람이 하늘과 땅이 언제 무너질까 걱정하여 몸둘 바를 모르고 침식을 잊었다는 얘기가 있다 (<열자>). 杞憂라는 말의 어원인데 '쓸데없는 군걱정'이란 뜻으로 아직도 쓰인다. 方은 쓸데없는 군걱정을 물리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인류문명에 공헌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주에서 찾아내는 법칙은 보편적 법칙이고, 그 법칙에 현재를 사는 인류도 지배를 받는다. 우주론은 실은 인간의 근원적 존재를 묻는 철학의세계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 우주론자들은 근본적 조화와 아름다움에 접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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