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 편집국 ()
  • 승인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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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굴 사하구 출마한 김정길 전의원에 “용단” 칭송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부산보궐선거(사하, 동래 갑)를 계기로 영남권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지역당을 탈피해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한결같이 공감하면서도 정작 마땅히 주자가 나서지 않는 민주당의 사정을 두고 나도는 말이다.

 선거판에는 공천 희망자가 몰리는 게 상례인데도 부산 보궐선거에만은 자원자가 별로 나서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김영삼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 있는 지역적 특수성과 현 정권의 개혁 드라이브 때문에 ‘야당 사상 가장 승산 없는 보선’으로 일찌감치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런 만큼 ‘거물급 후보’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서 공천자를 결정하기가 이래저래 쉽지 않았다.

 김정길 전 의원의 부산 사하구 출마는 바로 이런 사정 때문에 ‘용기 있는 결단’으로 정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김 전의원도 노무현 최고위원처럼 이기택대표의 출마 권유에 완강히 저항하다가 ‘구당적 차원’에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알려진다.

 그는 14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 열다섯 의석 중에 당선 가능성 있는 유일한 야당 후보’로 꼽힐 만큼 지역 기반이 탄탄했는데도 ‘YS태풍’에 밀려 낙선한 데 이어, 지난 3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최고 득표 예상자로 꼽혔음에도 ‘유준상 변수’ 때문에 떨어지는 ‘연속 불운’을 겪은 바 있다. 게다가 그가 이번에 출마키로 한 부산 사하구는 그의 지역구도 아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명분과 당의 입장을 존중해 출마를 결심한 그를 두고 주변에서는 “역시 그다운 결정”이라면서 칭송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해관계를 따라 철새처럼 오락가락하는 정치판에서 ‘3당합당 거부-구민주당 입당-야권통합-부산 출마’라는 어려운 길을 택해 온 그의 일관성과 성실성은 높이 사주어야 한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단합 위한 민자당 모임서 “공화당” “민주당 동지” 실언

 민자당이 ‘환절기병’을 호되게 앓고 있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 동안 열린 제4차 민자당의원 세미나와 9일 오후 개최된 당 상무위 회의에서 이 증세가 여실히 드러났다. 올림픽파크호텔에서 열린 의원합숙 세미나는 재산공개 파동을 뒷마무리하는 단합대회 형식이었다. 보궐선거와 임시국회를 앞둔 마당에 식구끼리 한자리에 모여 얼굴이라도 맞대보자는 취지였다. 하기야 재산공개 와중에 일부 고위당직자를 제외하곤 의원들의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의원 세미나는 분위기를 돋우려는 자리였다. 하지만 세미나 행사장의 분위기 역시 서먹하기 짝이 없었다. 첫날 저녁에는 막걸리까지 동원해 분위기를 북돋아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튿날 오전까지 진행된 세미나가 끝난 후에는 당헌개정을 위한 상무위가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열렸다. 계파 지분에 의한 3당합당 때의 집단지도체제를 버리고 명실공히 당 체제를 김영삼대통령.김종필 대표위원 체제로 바꾼 것이다. 이로써 김종필 대표는 최고위원 중의 대표가 아니라 1인 대표로 형식상 격상되었고, 새 정부 출범 이후 당 재정비 작업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김대통령과 김대표는 연설중 각각 “우리 민주당 동지들” “민주공화당”이라고 실언했다. 계파 소멸을 선언하면서 당이 한몸이 되자는 자리에서 민자당은 그만 환부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DJ 귀국연기설

“국내 정치상황 탓” 추측

 6월에 돌아오나, 안 돌아오나.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의 귀국 시점을 둘러싸고 관측이 무성하다.

 ‘DJ 귀국 연기설’이 정가에 유포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초부터. 소문의 요지는 한마디로 김 전대표가 최근 영국을 방문한 측근들과 민주당 인사들의 ‘정세 보고’를 종합 검토한 끝에, 김영삼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가 예상 밖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인 만큼 귀국을 당초 예정보다 늦춰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1월초 홀연히 영국으로 떠날 당시 김씨가 예정했던 귀국 시점은 6개월 뒤인 6월초였다. 여기에는 ‘국내 정치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 그러나 국민들에게 완전히 잊혀지기전’이라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게 정가의 해석이었다. 그런데 김 전대표가 영국을 방문한 주변 인사들에게 “연구 생활을 좀더 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가에서는 ‘DJ 귀국 연기설’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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