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도권 빼앗기'안간힘
  • 조용준 기자 ()
  • 승인 2006.05.1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근 의원 구속 계기로 6공 비리 쟁점화 채비



  민주당이 李東根 의원  (전국구)의 구속을 계기로 정부·여당에 대한 강경 투쟁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 이후50일 이상 뚜렷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국 흐름을 방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朴智元대변인이 "金泳三 대통령이 민자당 상무위원회에서 치사를 통해 '민자당의 도덕적 불감증‥‥' '재산 공개 후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 본 적 없다··' 라고 언급한 것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적한 내용이라고 공감한다"라는, 야당으로서는 좀 처럼볼 수 없는 지지 논평까지 낼 정도였다.

  민주당은 그동안 말 그대로 내우외환을 겪어왔다. 내부적으로는 전당대회 이후의 후유증과 당 내 보수·진보 세력 사이의 갈등을 치유하지 못해 밖으로 시선을 돌릴 여유도 없이 내부 문제 치유에 상당한 공을 들여야만 했다. 외부적으로는 김영삼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선수를 빼앗겨 야당으로서의 몫마저도 정부·여당에 내준 채 야당이 할 일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이러던 차에 민자당 최형우 전 총장이 아들의 부정 입학 및 병역 문제로 총장직을 내놓은 것은, 민주당이 정국 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최대의 호재였다. 민주당은 개혁 정국의 실세이자 개혁 주체가 도리어 개혁의 칼날에 베이는 상황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혁 정국의 모순이 드러났다고 판단하자 역공에 나서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이동근 의원 구속을 '최의원 문제에 대한 희석 내지 맞불 작전'이라고 규정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의원 문제가 보궐 선거에서 정치쟁점이 될 것을 우려한 정부·여당이 이의원을 전격구속하게 함으로써, 야당에게도 도덕적 상처를 주면서 김대통령의 개혁 노선에 미칠 타격을 줄이려 했다는 주장이다. 李海瓚의원은 17일 의총에서 "이의원 구속은 최 전총장 파문으로 인한 민자당 내부의 도덕성 위기, 보궐 선거와 관련한 파문의 확 대 조짐, 민자당 내부의 갈등과 내홍 위기를 전가하기 위한 상투적 수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대표도 "현재 김영삼 정권의 개혁 조처는 정권을 잡고서 휘두르는 보복 정치에 불과하다"면서"진정한 개혁은 반민주 악법을 개폐하고 그런 법과 제도의 토대 위에서 실시해야 이룰 수 있다. 부정부패 척결도 사람이 아니라 사건 중심으로 하여, 김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관련됐다는 수서사건부터 재조사하는 식으로 사건을 처리해야 청와대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정국 전환 뾰족한 수 없어

  그러나 민주당의 강경 노선은 정국 전환을 시도할 만한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데 그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외 투쟁은 효용성을 잃은 지 오래됐고, 문민정부라는 점 때문에 그럴 만한 명분도 없다. 결국 여권내에서 결정적인 자충수가 나오 길 기다리는 수밖에 별다른 대응방법이 없는 셈이다. 더구나 이의원에 대한 사정의 칼날이 결코 심상치 않다는 위기 의식도 행동을 제약하는 요소이다. 한 최고 위원은"이의원 문제를 남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 인식이 전반적이다"라고 실토했다. 

  결국 민주당이 기대할 만한 최대의 공세는 '6공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권 발동 등 조사 요구와 이에 대한 철저한 자체 조사일 수밖에 없다. 이미 민주당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민자당이 쓴 선거 비용, 김대통령 관련 설이 있는 수서사건 등을 쟁점화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과거 비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과연 얼마만큼 유도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