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내다본다 경제성장 힘입어 株價도 오름세로
  • 오동휘(쌍용경제연구소 소장) ()
  • 승인 1989.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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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건설,융업 등이 선도…96년쯤엔 지수 3000선 예상

주가는 경제활등의 주역인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신뢰, 경제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정책당국과 정치?사회집단에 대한 신뢰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86년부터 88년까지 3년동안의 높은 주가상승률(연평균 77%)은 국민 각계각층의 노력에 대한 평가일 뿐만 아니라 국제화와 민주화의 시대에서도 국제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겠다는 우리경제의 잠재능력에 대한 신뢰의 표상이었다.

반면에 올들어 주가가 혼미의 길을 헤매어왔던 것은 우리경제의 잠재능력에 대한 불안과 불신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90년대의 주가를 예측해본다는 것은 우리경제의 잠재능력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해본다는 의미이다. 이는 곧 기업과 근로자, 정책당국과 정치사회 집단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해보는 일이므로 평가자의 분석시각과 예기치 못한 시대적 여건 변화에 따라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경제의 무기력 증세, 그리고 이로 인한 증시의 혼미상은 ①노사분규와 임금인상 그리고 급속한 원화절상 등으로 인한 수출 및 제조업부문의 국제경쟁력 약화 ②정부의 경직된 통화신용정책으로 인한 기업자금조달의 애로와 금융 비용의 증가 ③앞을 내다보는 눈이 어두운 증시정책으로 인한 증시의 수급불균형 심화 등에서 주로 기인한다. 이와 아울러 산업구조와 자금시장구조의 왜곡, 정권담당계층의 전환기 관리능력 부족 등으로 인한 정치?사회의 불안, 기업인들의 기업가정신 취약으로 인한 축소지향적 이고 투기지향적인 행태 등도 주요한 이유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불안요인들이 어떠한 조정과정을 거쳐 얼마나 신속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인가에 따라 90년대의 우리경제 및 증시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다. 근로계층이나 기업가, 그리고 정책당국과 정치집단이 사회적?역사적인 책임의식을 외면한 채 저마다 상대방만을 탓하는 불신풍조가 만연되는 한 경제도 어렵고 증시의 건전한 발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90년대의 주가가 어떠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인가를 전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희망적인 가정을 해본다. 우리의 과거형험이나 우리보다 앞서가고 있는 일본 등이 선례, 그리고 90년대에 전개될 국내외의 여건변화 등을 감안하여 볼 때 이러한 가정은 상당히 개연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①안정성장을 희구하는 국민의 강력한 여망과 정치권의 불가피한 결단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불안의 점진적 진정 ②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실업문제, 산업평화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세계적인 탈 이념화 현상 등으로 소산분규가 누그러지고 임금인상폭도 둔화 ③탄력적인 통화신용정책(선별금융 강화)으로 수출 및 제조업부문의 자금사정 호전 ④금리수즌의 점진적 하향유도 및 환율의 안정적 운용 ⑤주요교역국과의 무역마찰 및 이로 인한 수입개방, 지적소유권 보호?환율수준에 대한 압력은 계속되나 사회주의권과의 교역은 확대 ⑥자금흐름의 왜곡을 시정하고 불로소득의 억제를 위한 조세제도의 개혁 ⑦90~92년 중 자본자유화의 본격적 추진 ⑧기관투자가의 비중확대와 금융산업의 개편 및 자율화?기관화?증권화?국제화의 촉진

이러한 가정에서 우리경제는 대체로 92년게까지 빠른 속도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자본 자유화와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시킬 제도개편을 단행하게 되며, 산업구조는 고부가가치형으로 전환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우리경제는 90년대 전반기까지 대체로 7~7.5% 내외, 그리고 90년대의 후반기중에는 6.5~7% 내외의 안정성장을 이룩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최고 주가지수 1천3백40포인트 전망

주가는 다른 가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주식에 대한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경제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주식에 대한 수요가 더욱 확산되어 주가의 상승세가 높아진다. 90년대의 기업자금조달 구조 또는 자본형성의 주식에 대한 의존도와 경제주체의 주식보유 성향이 대체로 흑자경제로 전환되던 86년 이후의 패턴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주식시가총액에 대한 초과수요율은 자본자유화가 본격화되는 92년 전후까지 연평균 8%,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4.4%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가상승률도 92년 전후까지 연평균 19%,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연평균 11%에 달하며, 종합주가지수가 96년쯤에 3천, 그리고 2000년경에는 4천5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90년대의 첫해인 내년도의 최고 종합주가지수는 올해보다 30% 정도 오른 1천3백40포이트 내외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경우 1961~65년간의 증시공황기를 거친 후 1967년부터 1973년까지 자본자유화가 추진되었는데, 66년에 23% 상승한 주가는 이 기간중에 연평균 19.5% 올랐다. 자본자유화 이전에는 건설업과 기계, 전기기기 등 제조업중이, 자본자유화가 추진되면서부터는 먼저 금융업이 높은 수익률을 보이면서 점차로 低株價그룹이 이를 뒤따랐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적극 육성하고자 하는 첨단기술관련산업과 건설업 및 일부 금융업종이 90년대의 주가를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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