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대권 놓고 계보갈등 노출
  • 김춘옥 편집위원대우·이문재 기자 ()
  • 승인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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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秉烈장관도 변수로 작용할 듯

방송환경의 개편 움직임과 함께 지금 방송가 안팎에서는 방송 1세대들에 대한 계보정리가 분주하다.

50년대말과 60년대에 차례로 개국한 KBS, MBC, TBC 등의 창립멤버로 방송과 인연을 맺은 이들 1세대는 80년대말부터 후배 방송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방송사의 대권을 넘보기 시작했다는 게 방송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해 초 프로듀서 1호라는 경력을 간판으로 MBC사장에 부임한 崔彰鳳씨의 경우, 방송계 재편과 관련해서 계속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徐英勳KBS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지난 한해동안 방송계의 트로이카로 불렸던 姜元龍방송위원장, 최창봉MBC사장 그리고 서사장 등 소위 ‘서북파 ’는 이제 막을 내렸다는 분석들도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거명되는 방송가 안팎의 인맥을 보면 대략 두 그룹으로 정리된다는 게 방송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나는 봉두완 전 국회외무위원장, 윤혁기 전KBS부사장, 김규방송제도연구위 위원장 등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TBC출신 인맥이고, 다른 하나는 과거 TBC에서 고위직을 지낸 바 있는 홍두표 현 담배인삼공사 사장과 KBS, MBC 양 방송사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던 정순일 방송위 사무총장, 공석중인 KBS사장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는 서기원 서울신문사 사장, 오명 전 체신부장관등 테크노크라트들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朴成範 KBS보도본부장이나 徐圭錫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등도 방송계의 대권주자로서 기회있을 때마다 꾸준히 거명되고 있는 인물들이나 이들 가운데 박 본부장은 아직은 유보적인 존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KBS내부의 인맥문제에 있어서 지난해 KBS가 삼성그룹 체육대회 때 적당한 절차없이 중계차를 대여하면서 표면화되기 시작한 구 TBC출신파와 기존 KBS세력간의 갈등이 앞으로도 더욱 노골화될 전망이란 얘기다.

어쨌든 최근의 KBS사태와 후임 사장자리를 놓고 적지 않은 진통을 보인 방송가의 다음 관심은 민방 사장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이며 방송위 개편 때 방송위원장은 누가 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강원룡 방송위원장은 퇴임하지 않을 것이며 후임으로 마땅한 인사를 물색하기도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어떤 경우이든 현재와 같이 방송이 정부, 특히 공보처와의 긴밀한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는 崔秉烈장관과의 관계가 가장 큰 변수가 아니겠느냐고 결론짓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작년부터 있었던 KBS와 MBC 등 방송계의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볼 때 이제 방송계 인사는 80년대 이후의 공채 출신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노조와의 관계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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