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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기 한국방송 채널이 바뀐다

방송법 개정후 공민영체제로 나갈 듯··· 유선방송도 경쟁

김춘옥 편집위원대우· 이문재 기자 ㅣ 승인 2006.05.22(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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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공시절, ‘땡全뉴스 ’로 특징지워질 만큼 정치권력에 철저하게 종속돼서 국민으로부터 맹렬하게 비난받았던 우리의 방송. ‘정권의 시녀 ’, ‘정권의 앞잡이 ’ 노릇을 하지 않고 ‘진정한 국민의 방송 ’이 되는 확실한 제도적 방법은 없을까.

이상한 몸짓으로 억지 웃음을 강요하는 쇼프로, 사치풍조 조성에 앞장서고 ‘부자들의 사랑 놀음 ’ 이라고 비난받는 드라마, 소수 PD들의 횡포, 일부 연예인들의 매춘과 히로뽕 상습복용, 선진국을 향하고 있는 2000년대 한국방송은 내용에 있어서도 점차 다양해지는 사회를 이끌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게다가 8백억원이라는 엄청난 텔레비전 방송광고 수입을 둘러싼 잡음이 이제는 제도적으로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 또한 늘고 있다.

 

2년6개월만에 수술대 오른 방송법

방송위원회 산하 방송제도연구위원회(위원장 全圭?43면 인터뷰 참조)는 4월중으로 방송제도?법 개선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관계부처에 제출할 예정인데 정부는 이 보고서를 기초로 방송법 개정안을 임시국회에 제출, 새 법안은 이번 회기내에 처리될 전망이다.

이번에 개정될 방송법안은 우리의 현행 방송체제를 개선한다는 원칙 아래 텔레비전 채널을 하나 더 늘리느냐는 문제, 텔레비전 방송체제를 민영, 공영 또는 공?민영 혼합으로 하는 문제, 민영텔레비전으로 결정할 경우 방송사의 소유형태 문제 등이 그 주된 내용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방송법개정은 NHK가 쏘아 올리는 위성방송을 각 가정에서 수신하는 데 따르는 문제의 심각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금년말께부터 실시될 유선텔레비전 방송과 곧 개국할 예정인 불교, 평화, 교통방송의 등장 등과 시기적으로 어울려 방송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姜元龍방송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문공위(위원장 鄭大哲?평민)의 정책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제도연구위의 최종보고서가 예정보다 조금 앞당겨진 4월중에 나오도록 되어 있다 ”고 말하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다음 국회에 맞추기 위한 것 ”이라고 덧붙임으로써 방송법 개정이 멀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시사했다(46면 인터뷰 참조). 姜위원장의 이같은 답변에 대해 문공위원들도 그 배경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방송제도의 일대 개편은 시간문제라는 일부의 주장을 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로써 87년 11월 언론기본법의 폐지와 함께 제정된 새 방송법은 2년6개월만에 다시 수술대 위에 놓이게 된 것이다.

방송관계자들은 이번의 방송법 개정이 그동안의 진통만큼이나 큰 폭이 될 것이라는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또 80년의 언론기본법이 ‘사생아 ’였다면 87년의 방송법은 ‘칠삭동이 ’라는 점에서, 이번 방송법 개정의 의미를 한국방송 역사의 복원이라고도 풀이한다.

그 중요한 사례로 방송관계자들은 제도연구위의 최종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발표된 민영방송사의 구체적인 출현 움직임을 꼽고 있다. 이같은 정보가 꾸준히 관변에서 흘러나왔다는 점과 최근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깊이 동조하는 경제단체들 중심으로 민방출현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 심각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부의 방송재장악 기도” 의혹

6?29선언 이후 방송사 노조와 정부 사이에는 계속 냉전기류가 형성돼 왔는데, 민방부활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이 갈등은 88년말 현 공보처 차관인 姜容植 당시 문공부차관이 방송기자들과 가졌던 한 간담회에서 비롯된다. 강차관은 이 자리에서 “90년대의 우리 방송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위해 문공부 산하에 ‘국가방송발전위원회 ’를 설치하려고 한  다 ”고 발표했다. 이어서 崔秉烈 당시 문공부장관(현 공보처장관)은 89년 1월 청와대 신년 업무계획 보고를 통해 이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87년 방송법 개정 이후 국민의 알권리 회복을 최대의 이념으로 내세우며 민방 부활을 주장해 오던 양 방송사 노조나 PD연합회 등의 직능별 단체들은 이때부터 일련의 정부 움직임을 ‘정부의 방송재장악 기도 ’로 풀이하기 시작했다. 곧 닥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나 양대 선거를 앞두고 정부는 노조의 벽이 두터운 양 방송사의 수뇌부를 움직이는 것보다 당분간은 자신들의 입장에 동조해줄 민방의 설립이 더 현실적이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여론을 의식한 당시 문공부는 정부가 개입하려 한다는 인상을 불식시키기 위해 방송위원회에 의뢰, 89년 5월 1년 시한부 기구로 방송제도연구위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제도연구위는 지난 1년 동안 두가지의 엇갈린 시선을 받아왔다. 하나는 소속한 40여명의 위원들 면면을 볼 때, 성과가 기대된다는 반응이었고 다른 하나는 어차피 정부의 의도에서 출범한 기구인 만큼 그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비난이었다.

제도위를 둘러싼 논란은 全圭위원장의 개인적인 이력(TBC상무이사 출신)도 문제였지만, 핵심분과라고 할 수 있는 ‘방송제도분과 ’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두 개의 각기 다른 안을 중간보고서로 내놓았던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제1안은 공익적 민영방송제도를 주장하는 것이었고, 2안은 현상태의 공영유지론을 담은 보고서였다.

 

“민방론?공영론 싸움 끝났다 ”

민방 부활론으로 일컬어지는 1안은 뉴미디어의 개발로 전파의 한계성을 극복해가는 시점에서 국민의 공공재산인 전파를 최대한 개발, 국민들에게 프로그램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민방제도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광고방송에의 참여 등을 통한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도 채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공영유지론의 내용을 담고 있는 2안은 설령 1안의 이론 모두가 맞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 그 뼈대다. 야당이나 방송사 노조측과 뜻을 같이하는 이 공영유지론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민주 대 반민주 ’의 정치구도 속에서 민방은 자칫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짙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KBS노조의 한 관계자는 “일단은 정계개편과 맞물려 정부가 바라는 쪽으로 최종보고서가 잡혀가는 것으로 안다 ”고 분석했다. 그는 “큰 여당으로 변한 현실 속에서 제도연구위의 최종보고서는 정부안으로 채택될 것이고 그 후 무사히 국회를 통과하게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민방론과 공영유지론의 싸움은 이제 끝났다는 일부의 시각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 방송관계자는 “언제까지 제도문제를 갖고 싸울 것인가 ”라고 반문하면서 프로그램의 질에 대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상업방송이 본격적으로 침투할 8월의 전파위기 상황을 그려보는 이 관계자는 외주프로덕션의 활성화나 방송인들의 재교육 문제가 더욱 중요한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앞으로 등장할 민방을 둘러싼 소유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TBC의 전 소유주였던 삼성그룹의 내락설, 자유총연맹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일부 재벌이 내락을 받았다는 설, 그리고 현대그룹 개국설, 동화은행 등이 참여하는 이북5도민회의 개국설 등 민방을 둘러싼 방송가 안팎의 소문은 지난 1년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최근 한 경제단체의 관계자가 밝힌 ‘제30대 재벌그룹의 컨소시엄 운영설 ’은 이제 민방 주체자와 관련하여 거의 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방송사를 차리는 데 드는 최소한 3천억원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나, 특정 재벌이 신설 방송사를 갖게 될 때 나타나는 특혜 의혹 시비도 줄일 수 있는 방편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3월6일 全經聯, 大韓商議, 貿協, 企協, 經總, 銀行聯 등 경제 6단체장은 모임을 갖고 이 문제에 대해서 민자당과 정부에 구체적으로 건의할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새로운 민영방송의 주체자가 될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 崔공보처장관은 “제도연구위의 최종보고서가 나와야 알 수 있다 ”는 견해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새로운 민방의 구도 속에 이들 경제단체들에 속해 있는 재벌 그룹들이 5% 가량씩의 자본을 투자해서 공동운영을 한다는 계획은 이 보고서내용에 당연히 포함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재벌이나 재벌의 단체에 민영방송이 돌아갈 경우, 결국 그 수익은 재벌이 가져갈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방송광고공사의 공익자금은 방송계, 문화예술계 등을 위해 쓰였다는 순기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민방 출현으로 공익 자금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좀더 본질적인 지적은 과연 엄청난 영향력을 지난 방송을 ‘시장경쟁 원리에 편입시켜야 하는가 ’라는 반문이다(44면 좌담참조).

한편 금년 하반기부터 실험방송을 시작하는 종합유산 텔레비전방송에 대한 재계의 관심 또한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경향신문의 인수를 거의 마무리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한국화약그룹이나 ‘서울텔레콤 ’을 기반으로 해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주) 예음의 종합유선텔레비전방송 사업은 벌써 한발 앞서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종합유선텔레비전방송의 설비사업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금성전선,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도 머지않아 방송사 운영에 뛰어들 것으로 전해진다. 그 가운데에서도 삼성과 금성은 최근 관계 계획에 대한 공식적인 구상안을 한국전기통신공사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도 제도연구위의 최종보고서가 나오는 내달말쯤에는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몇 개의 관련회사가 더 생겨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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